이제는 이 모든 일들을 학교 밖을 나가지 않고 ‘대학 캠퍼스 내’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대학 내 상업시설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창업 투자자들의 시선이 대학가로 쏠리고 있다. 신학기를 맞아 대학 상권이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요즘, 캠퍼스 내 창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대학 캠퍼스가 변하고 있다. 도서관을 나와 바로 옆 커피숍에서 수다를 즐기고, 학생회관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던 학생들은 구내식당 대신 다양한 입맛에 따라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이나 한식전문점을 골라잡아 점심을 먹는다.
최근에는 대학 캠퍼스 내에 있는 식당이나 커피숍이 유명세를 타는 경우도 생겨났다. 대표적인 예가 건국대학교 교내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소프라’. 14층에 위치한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으로 강남지역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커플들이 데이트를 위해 즐겨 찾는 장소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캠퍼스 내부에 건립된 대형 건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대형상권이 형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려대가 지난 2003년 편의점 ‘미니스톱’과 패스트푸드점 ‘파파이스’ 등을 유치하면서 새로 조성한 캠퍼스 중앙광장은 코엑스와 고려대를 합한 ‘고엑스’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후 2008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 ECC가 영화관, 헬스클럽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독특한 외관으로 지역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서강대학교 역시 기숙시설인 곤자가 국제학사와 함께 곤자가플라자에 생활편의 시설들이 입점해 있다.
앞으로 대형 상가 건물을 건립할 예정인 학교도 줄을 서 있다. 경원대학교는 경원전문대와 통합을 기념, 1000여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비전타워’를 건설 중이다. 성균관대 역시 ‘비전2020’ 계획안에 지하캠퍼스를 건설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할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관계자는 “학교 측의 입장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나 서비스를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대학생들, 입맛 맞춰야 성공
캠퍼스 내 상권의 가장 큰 매력은 교내 학생들을 고정고객으로 확보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꼼꼼히 따져보야할 사항도 많다.
박원휴 체인정보사 대표는 "대학 상권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이 없다"며 "이미 대학 근처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오랫동안 단골 고객을 확보해 온 업체들과 경쟁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한양대 등의 캠퍼스에서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미니스톱의 김학성 판촉 홍보팀장도 “대학생들일수록 불만 사항을 더욱 강하게 제기하는 경우가 많고, 또 한층 높아진 입맛을 맞추려면 관리나 운영을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대학교 매장에 대해서는 학교 측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많아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가맹점보다는 직영 형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가맹보다는 직영 형태가 학교측의 다양한 요구 사항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비수기와 성수기가 뚜렷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김 팀장은 “점심시간 같은 때는 아무래도 매출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방학 등 비수기가 분명하고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은 때처럼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는 한산할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도서관이나 학생회관 등 캠퍼스 내에서도 어디에 입점해 있느냐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평균적으로 따지자면 다른 상권의 매장과 비교해 매출이 특별히 좋거나 나쁘지도 않다는 것이 김 팀장의 솔직한 얘기다.
대학 내 상권 어떻게 입점할까?
“대학 내 상권에 입점하기 위한 절차와 기준을 알 수 있을까요?”
주요 대학들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한결같다. “학교 측에서 상가 운영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길 원치 않는다”거나 “주요 상가 건물의 경우 민자유치를 통해 외부업체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정확한 절차나 기준을 알 수 없다”는 것. 캠퍼스 내 상권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정보는 충분치 않고 그만큼 진입장벽 또한 높다는 얘기다.
박원휴 체인정보사 대표는 “캠퍼스 내 입점과 관련해 학교 측이 브랜드 이미지나 서비스 품질 등 괘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요구한다”며 “몇몇 학교의 경우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수들에게도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입이 쉽지 않은만큼 성공하기만 한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우선은 각 대학들마다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나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이를 먼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학성 미니스톱 판촉 홍보팀장은 “관리 주체가 학교든 외부업체든 그때그때 수요가 있을 경우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방식이 가장 많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공개 입찰에 응해 입점을 받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같은 기업들이 주도한다“고 전했다. 대학 측의 요구에 따라 대부분은 직영으로 운영하지만, 가맹점주와 계약을 맺어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김 팀장은 “가맹점주 모집은 일반 매장과 똑같이 진행된다. 창업 상담을 신청하면 캠퍼스 내 매장이 있을 경우 의사를 타진해 보고 결정하게 된다”며 “매장 형태는 수수료 매장 뿐 아니라 임대료 매장도 있다. 각 학교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에서 서비스 시설이나 브랜드 이미지 등을 검토해 업체들에게 먼저 입점을 제안해 오기도 한다. 이화여대 ECC에서 다이어트 푸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닥터로빈 관계자는 “우리는 프랜차이즈 형태가 아니라 본사가 직접 모든 영업점을 관리하는 직영 형태”라며 “서비스 품질을 보다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학교 측에서 먼저 입점을 제안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