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옥고와 낙선, 18년의 원외 생활을 딛고 집권당 사령탑에 오른 4선 의원이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서 국정 기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집권 2년차 국정과제 이행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1964년 서울 창신동에서 태어난 그는 1982년 서울대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1985년 4월 총학생회장에 올랐고 같은 달 전국학생총연합 초대 의장도 맡았다. 시련은 곧바로 닥쳤다. 그해 5월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이 터지자 배후로 지목돼 6월 구속됐다. 실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1988년 사면으로 풀려나 이듬해 대학을 졸업했다.
출소 뒤 택한 길은 '제도권 정치'였다. 1990년 3당 합당(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에 반대한 인사들이 만든 이른바 '꼬마 민주당'이 출발점이다. 재야에서 청년 후보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고 그 대상이 김 대표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새천년민주당 총재 비서실장도 지냈다.
1992년 14대 총선 서울 영등포을에 나섰지만 260표 차로 졌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다시 나섰다. 상대는 신한국당 최영한 후보. 국민 배우 최불암이었다. '최불암은 무대로 김민석은 국회로'를 구호로 내걸었다. 48.87%를 얻어 32.49%에 그친 최 후보를 눌렀다. 32세. 15대 국회 최연소 의원이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영등포을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02년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며 의원 배지를 반납했다. 상대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결과는 낙선이었다. 그해 10월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국면에선 정 후보를 택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도 떨어졌다. 2008년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2010년 벌금 600만원이 확정됐다. 피선거권은 2015년까지 정지됐다.
원외에 머무는 동안 학업에 매달렸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와 칭화대 법학원 법학 석사, 럿거스대 로스쿨 법무박사 학위를 땄다. 2014년엔 옛 새천년민주당 인사들과 원외 정당 민주당을 꾸려 대표를 지냈다. 이 당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됐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2002년 이후 18년 만에 영등포을을 되찾았다. 2024년 22대 총선에선 4선 고지를 밟았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은 2022년 대선부터 본격화했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며 친명계로 거듭났다.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선 정책위원회 의장, 2024년 총선에선 상황실장을 맡아 핵심 참모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대선에선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를 이끌었다. 대선을 앞두고는 저서 '이재명에 관하여'도 냈다.
이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2024년 8월 전당대회 당시 유튜브 방송에서 "왜 이렇게 김민석 후보의 표가 안 나오느냐"고 했다. 최고위원 경선 3~4위에 머물던 김 대표는 1위로 올라섰다. 친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총리 지명 당시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이 가장 정무적인 판단을 의논했던 상대"라고 말했다.
같은 달 '계엄설'도 꺼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잇단 '반국가세력' 발언과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등 충암고 인맥의 부상이 근거였다. 윤석열 정부는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일축했다. 넉 달 뒤 12·3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2025년 6월4일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7월4일 취임해 1년 가까이 내각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6월30일 총리직을 내려놓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뜨렸다. 당정이 흔들리면 국정도 흔들린다"며 연임에 나선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선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1과제로 내걸었다. 호남에서 시작한 반도체·AI(인공지능) 투자를 충청과 영남, 전국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명청 대전'으로 갈라진 경선 후유증 봉합도 숙제다. 김 대표는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2027년 서울시장, 강릉 국회의원 보선 준비 작업을 즉각 시작하고 선거 후 당대표 재신임을 물어 무너진 책임정치 윤리를 재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 총선은 '지도자 김민석'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프로필
▲1964년 서울 출생 ▲서울대 사회학과 ▲하버드 케네디스쿨 행정학 석사 ▲칭화대 법학원 법학 석사 ▲럿거스대 로스쿨 법무박사(J.D.) ▲서울대 총학생회장 ▲전국학생총연합 초대 의장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 ▲제15·16·21·22대 국회의원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제21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제49대 국무총리 ▲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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