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반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남성이 병원을 찾았다. 한눈에도 100㎏은 족히 넘을 듯한 그는 키도 190㎝는 돼 보였다.
그러나 진료실에 마주앉은 그의 목소리는 금세 기어들어간다.
"저도 모르게 자꾸만 그곳으로 손이 갑니다." "네?" "사타구니가 심하게 가려워서 미칠 것 같아요. 요즘에는 각질도 생겼고요, 자세히 보면 피부색도 좀 달라요. 갈색 비슷하다고나 할까…."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그의 얼굴. 이쯤 되면 범인이 잡힌다. 곰팡이에 의해 사타구니에 생긴 무좀, '완선'이다.
완선은 특히 비만한 사람들에게 흔히 발견된다.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남성이 여성보다 완선에 더 잘 걸리는 이유는 고환이 있어서 허벅지와 사타구니에 땀이 많이 차 곰팡이의 번식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완선은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무좀균은 발을 만진 손을 거쳐 사타구니로 옮아가기 때문이다. 완선에 걸리면 사타구니가 가려울 뿐만 아니라 피부색이 짙게 착색돼 다른 부위와 달라 보이게 된다. 또 정도가 심해지면 음낭뿐 아니라 음낭과 접하는 허벅지 안쪽, 심지어 항문 주위까지 피부색 변화가 온다.
완선은 아무래도 예방이 최선이다. 자주 씻고 완전히 말리는 것은 기본이다. 착 달라붙는 삼각형보다는 사각형 팬티로 사타구니의 통풍이 잘되게 하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땀이 차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만약 완선이라면 항진균제 연고가 도움이 된다. 곰팡이가 많이 서식하는 대중목욕탕, 찜질방 등은 완선이 더 악화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가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