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제국 록펠러>에서 말하는 록펠러의 모습은 탐욕스런 악덕 자본가이자 아낌없이 기부금을 내놓는 박애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동시에 달고 있다.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록펠러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집요한 시선 앞에서 한번도 그의 본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누구보다 격렬한 논란과 깊은 침묵에 휩싸여 있던 이 인물에 유례없이 밀착 접근해 은밀한 가족사에서부터 부에 대한 집착과 남김없이 베푸는 태도까지 그의 다면적인 모습을 치밀하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그려낸다.
특히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밝혀, 견고한 침묵과 무표정한 가면 뒤에 숨어 있던 록펠러의 다면적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냉철한 기업가였던 록펠러에 대한 그간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흔들어, 생생하고 흥미로운 한 인간의 삶으로 탈바꿈해 놓는다.
록펠러는 촌구석에서 태어나 혼자 힘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막강한 독점기업인 스탠더드 오일의 아성을 구축한다. 스탠더드 오일이 단단한 독점체제를 유지하는 동안 등유 가격은 80% 이상 내려갔고 품질 혁신은 물론 현대 기업의 모델이 됐을 정도로 산업 역시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록펠러는 여전히 논의가 분분한 논쟁적인 기업가로 남는다.
반면 록펠러는 유례없는 규모의 자선사업가이기도 하다. 절제와 검약의 신봉자였던 록펠러는 그 이전의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록펠러재단과 시카고대학, 록펠러대학 등에 기부했으며 의료 연구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록펠러는 '최대한 벌어 최대한 베푸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고 이를 지키며 살아온 자선사업가인 것이다. 이러한 사뭇 상반된 업적 때문에 록펠러는 논란의 대상이자 극단적 평가를 오가는 기업인이 됐다.
이에 대해 저자는 록펠러의 악행들을 입증하는 풍부한 증거를 조목조목 제시하는 한편 기지 넘치고 괴짜 같은 모습을 보여주어 냉혈한 괴물이라는 선입견을 뒤집는다. 특히 호기심을 자아내는 복잡한 한 인간의 면모를 섬세한 뉘앙스를 살려 묘사하며 록펠러의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아버지와의 뒤얽힌 애증관계나 형제간의 갈등, 그의 자식들이 겪은 정신적인 문제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록펠러가의 스캔들이나 어두운 비밀을 가감 없이 담아 록펠러 개인의 가장 사적인 모습까지 남김없이 파헤친다.
이 책을 통해 록펠러에 관한 기존의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전기뿐만 아니라, 신비의 그늘에 숨어 있던 록펠러의 면모들을 새롭게 만나게 될 것이다.
론 처노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3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