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신륵사는 강변 풍광이 돋보이는 천년고찰이다. 진달래 피고 지는 따사로운 봄날, 물결 일렁이는 신륵사 강변을 거닐어보자. 신륵사 입구의 관광단지에선 때맞춰 4월24일부터 5월9일까지 도자기축제도 펼쳐진다.

남한강은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해 양평 두물머리까지 이어지는 물줄기다. 여주 주민들은 그 기나긴 물줄기 중에서 여주 너른 평야를 적시고 흐르는 강물을 따로 여강(麗江)이라 부른다. 이 여강이 흘러가는 언덕에 터를 잡은 신륵사(神勒寺)는 강변 풍광이 아주 빼어난 천년고찰이다.

신륵사는 서울에서 가까워 휴일이면 인파로 붐빈다. 따라서 깊은 산속 사찰 같은 호젓한 맛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렇지만 맑고 푸른 물살에 자맥질하는 신륵사의 풍경소리를 듣다보면 도시에서 찌든 때는 어렵지 않게 툭툭 털어버릴 수 있으리라.


여강 언덕에 위치한 아름다운 절집

신라 때 원효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신륵사는 고려 때 나옹선사가 입적하면서 대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고, 조선시대엔 세종대왕의 능을 여주로 이장할 때 세종대왕의 명복을 비는 원찰이 되면서 크게 중흥했다. 신륵사 극락보전 뒤편으로는 문을 하나 따로 달아놓았는데, 이는 세종의 영혼이 산을 타고 이곳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조사당(보물 제180호)은 신륵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이곳엔 고려 말 선종을 이끌었던 고승인 지공ㆍ나옹ㆍ무학스님의 영정이 있다. 정면을 한칸으로 한 이유는 앞문을 열어젖히면 세분의 영정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600년 된 향나무와 고풍스런 조사당이 잘 어울린다. 이 향나무는 무학대사가 스승 나옹화상을 추모하기 위해 심었다고 전한다.

신륵사엔 눈여겨 볼만한 탑이 세개다. 우선 극락보전 앞에 있는 다층석탑(보물 제225호)은 대리석으로 다듬은 조선 전기의 작품이다. 대리석은 화강암보다 무른 편인데다 파손도 심해 원래 몇층이었는지는 알 수 없어 그냥 다층석탑이라 부른다. 몸돌엔 용을 새겼는데, 눈과 비늘, 발톱까지 아주 섬세하다.

또 하나는 강가 높은 바위 언덕에 세워져 있는 다층전탑(보물 제226호). 기단은 화강암인데, 탑신은 벽돌로 쌓은 고려시대의 작품이다. 예전엔 이 절을 '벽절'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벽돌탑이 있는 절'이란 뜻이다. 바로 이 다층전탑 때문에 얻은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이 다층전탑은 강변에 위치한 까닭에 남한강을 오르내리던 뱃사공들에게 등대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마지막 하나는 바로 전탑 아래쪽 넓은 바위를 기단으로 삼은 삼층석탑. 크기도 작고 생김새도 빼어나지는 않지만 나옹선사를 화장한 자리에 세운 탑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삼층석탑은 강물과 어우러지는 풍광이 제법 빼어나 방문객들이 증명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삼층석탑은 그 옆의 강월헌(江月軒)이라는 정자와도 잘 어우러진다. 강월헌은 최근 인기를 끌었던 텔레비전 드라마 <추노>에서도 등장했다.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추노꾼 장혁이 좌의정 대감과 흥정하던 곳이 바로 이 정자다.

삼층석탑과 아담한 정자 너머로 내려다보는 여강 풍치는 한폭의 병풍처럼 아름답다. 삼층석탑도 정자도 모두 지정 보물은 아니지만, 여강과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가 보물급인 셈이다. 아쉽게도 현재 강 너머로 4대강 공사가 한창이라 시각적인 맛도 떨어지고 절집 분위기도 조금 어수선한 편이다.

신륵사에선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 1박2일 체험 중 첫날은 다층석탑 등 신륵사 경내 유산을 답사한 뒤 발우공양, 저녁예불, 탑돌이 순으로 진행한다. 둘쨋날은 새벽예불, 108배, 좌선명상, 다도, 강변길 산책 등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1박2일 체험비는 성인 5만원, 청소년 3만원, 4인 가족 15만원. 당일 템플라이프(10:00~16:00)도 진행한다. 2만원. 신륵사 문화재 관람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비는 무료. 신륵사 종무소 전화 031-885-2505 www.silleuksa.org

신륵사 일원에서 펼쳐지는 도자기축제

봄이 깊어지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신륵사를 찾는다면 도자기축제 구경은 덤이다. 여주는 예부터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와 백토층이 출토돼 일찍부터 도자기 산업이 발달했다. 이런 자원을 거름삼아 여주군은 매년 4~5월에 도자기 축제를 여는데, 올해엔 4월24일(토)부터 5월9일(일)까지 16일간 신륵사 국민관광지의 여주세계생활도자관 일원에서 '천년도자의 맥'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전시행사로는 도자 디자이너 22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리빙 오브제(Living Objects)전', 지역 명장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여주군 명인관', 유명인들이 참여하는 '명사와 도자기관', 도자조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빛+춤(Lightening)', 한국적 자연미감을 살린 도자기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세라믹 다이닝(Ceramic Dining)' 등이 준비돼 있다.

체험행사는 타래성형ㆍ물레성형 체험코너 등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내가 만든 도자기' 등이 기다리고 있다. 석고틀 제작과 석고로 만들어진 12가지 인형과 신랑탈, 각시탈 등에 색을 칠하거나 만드는 '나만의 도자기 인형 만들기 체험'은 여성과 아이들에게 큰 인기다.

각종 이벤트도 다양하다. 근로자의 날(5월 1일)과 도자기축제 폐막일(5월 9일) 두차례에 걸쳐 도자경매 및 깜짝 세일하는 '도자기 특별 할인 판매' 이벤트가 벌어진다. 또 5월5일 어린이날엔 비행기에서 '사랑의 사탕' 1000개를 낙하하는데, 그 중 100개의 사탕에 시가 30만원 상당의 도자기를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이 들어있다.

한편 도자기축제 기간인 5월2일(일)엔 제1회 여강길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여강길이란 여강 주변에 있던 옛길을 말하는데, 현재 3코스로 총 55km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여강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전국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7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걷기 행사는 오전 9시에 출발한다. 참가비 성인 3000원, 학생 1000원. 참가자 모두에겐 5000원 상당의 간식과 기념품을 제공한다. 여강길 홈페이지(www.rivertrail.net)나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신청하면 된다. 여강길 사무소 031-884-9089


여행정보

●교통 서울→6번 국도→양평→37번 국도→신륵사 /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37번 국도→여주→신륵사 <서울에서 1시간~1시간 30분 소요>

●숙박 신륵사 관광지와 그 주변에 남강호텔(031-886-0303), 일성남한강콘도(031-883-1199, www.ilsungcondo.co.kr), 수정파크여관(031-886-0301), 조이텔여관(031-885-6500) 등이 있다.

●별미 여주는 쌀밥음식이 유명하다. 신륵사 관광지에 명성회관(031-885-3234), 승용차로 5분 거리의 북내면 당우리의 예닮골(031-883-5979)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쌀밥 한정식 1인분 1만~1만4000원. 신륵사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의 오금리에 있는 보배네만두(031-884-4243)는 인기 있는 별미집. 보리밥 5000원, 손만둣국 7000원, 손두부 5000원, 열무국수 5000원. 이포대교 동쪽의 천서리는 막국수로 유명한 마을. 강계봉진막국수(031-882-8300), 천서리막국수(031-883-9799) 등 전문 식당이 많다. 막국수 6000원, 편육 1접시(3~4인) 1만2000원.

●참조 문의 여주군청 대표전화 031-883-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