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고를 때 무엇을 보고 판단하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많이 예상되는 것이 수익률, 투자 지역 및 기업, 운용사 등이다. 당연히 무시해선 안 될 사항들이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펀드를 운용하는 사람이다.
 
이상건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교육연구소 이사는 이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다. 그는 펀드를 고를 때 CIO(최고투자책임자)에 대해서만 따진다고 한다. 자신의 자금을 맡은 대리인이 펀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잘 운용하는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 이사와 펀드에 대해 얘기하다가 내친김에 일반인들이 재테크를 하면서 자주 범하는 실수나 착각 등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펀드는 사람이 중요하다
 
이 이사는 직업 특성상 소액으로라도 수많은 펀드에 투자한다. 하지만 펀드를 선별하는 기준은 딱 하나다. CIO가 자리를 옮기지 않고 오랜 기간 펀드를 책임질 수 있느냐다.

"보통 펀드의 수익률을 보고 결정하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에요. CIO가 장수할 수 있어야 좋은 회사이고 좋은 펀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CIO가 오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운용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펀드투자는 대리인을 구하는 것인데 대리인이 자꾸 변하면 안 되잖아요."
 
이른바 '철새 펀드매니저'를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운용사, 판매사 또는 인터넷 등을 통해 CIO 및 펀드매니저에 대한 정보를 얻으라는 것이 이 이사의 조언이다.
 
펀드투자와 관련해 단기수익률에 집착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재테크에 서툰 사람들일수록 단기수익률에만 신경 쓰기 마련입니다. 최소 3년 이상을 따져봐야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적절히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식투자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간접투자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의미다. "주식자산을 일정부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안전자산인 예금만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접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기관들이 많아질수록 시장은 효율화되고, 개인들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기회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대출을 무서워하자
 
이 이사는 또 무턱대고 장기대출을 이용하는 습관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투자를 위해 이자부담이 적은 30년짜리 장기대출을 받곤 하는데, 부동산 가격이 물가상승만큼 같이 오르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일 할 수 있는 나이는 55세 정도까지 입니다. 그런데 35세에 30년 대출을 받을 경우 65세까지 갚아나가야 한다는 얘기가 되죠. 결국 집값이 물가 상승만큼 올라줘야 한다는 전제하에 대출을 받는 것인데, 불확실성이 너무 커요."
 
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빚에 무감각한 생활습관도 재테크 필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저는 빚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대한 현금과 체크카드만 사용합니다. 또 목돈이 생기면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대출금부터 갚아나가고 있죠. 아무리 돈을 불리기 위해 재테크를 열심히 한다 해도 빚에 대해 관대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기대수익률을 낮춰라
 
많은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을 지나치게 높게 잡는 것도 문제다. 주식투자의 경우 더욱 그렇다. 워렌 버핏도 연 평균 수익률이 2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보통 100% 수익률을 목표로 달려드는 것이 사실이다.
 
"예금 금리의 세 배, 높아야 네 배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어도 성공입니다. 그런데 100%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해서 주식투자를 하고, 주식으로 크게 깨진 후 다시 펀드로 돌아서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거죠."
 
보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보통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예금이 아닌 보험을 해약하지만, 반대가 돼야 한다고 이 이사는 강조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제일 먼저 보험을 해약하는데, 어려울 수록 보험을 지켜야 합니다. 특히 의료비와 관련된 보험은 반드시 지키시기 바랍니다." 투자 이상으로 중요한 게 건강상의 리스크 관리란 의미다. 
 
또 대체적으로 노후준비에 소홀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흔히 부동산 담보대출과 교육비를 부담하다보면 노후준비를 뒤로 미루기 마련이죠. 하지만 소액이라도 연금펀드 등에 투자하면서 일찍 노후를 대비해야 합니다. 되도록 퇴직금 중간정산도 하지 않도록 하세요."
 
하지만 이 이사는 지금까지 지적한 모든 문제들의 근본은 하나로 압축된다고 말한다. 바로 재테크에 대해 공부를 안 하기 때문이다.
 
펀드와 주식 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자산관리와 노후대비 등에 대한 아무런 고민 없이 막무가내로 돈을 모으려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재테크가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재테크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