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년간 자리를 지키던 대학교가 지방으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자 대학가 상권은 졸지에 주택가 상권으로 바뀐다. 역세권 외곽의 먹자 골목을 ‘먹거리 특구’로 지정하니 이 골목이 갑자기 중심 상권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듯 상권은 수시로 변한다. 상권이 변하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장사꾼이라면 당연히 상권 변화를 면밀히 따지고 그 흐름을 타야 한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
상권변수는 여러가지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정부 정책의 시행’이다. 특구 지정, 공공기관 이전 결정, 도로 포장, 공원 조성, 신도시 추진 등은 정부와 자자체에서 결정한다. 이같은 정부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처한 창업자라면 보증금과 권리금을 아껴서 투자 규모를 줄이고, 향후 권리금 상승에 따른 추가 이익까지 거둘 수 있다.
상권은 살아있는 생명체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는것처럼 상권도 수명주기가 있다. 시대가 변하듯 상권도 빠르게 변한다. 그러니 상권의 성장과 쇠퇴에 대한 분석은 필수다.
또 상권은 이동을 한다. 상가점포의 입지를 선택할 때는 상권이 항상 움직인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가령 상권 주변에 관공서나 대기업이 들어오면 관련 업체들이 따라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 고객이 급증한다. 따라서 점포 선택 전에 주변 개발 계획, 관공서 이전 계획 등에 따른 상권 변화의 흐름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상권의 수명 주기(생로병사) 파악하기
1. 성장기 상권 = 미개발지에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그와 함께 대형 상권이 형성된다면 그것은 성장기 상권이다.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이 시행되는 곳이나 뉴타운·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역 등을 성장기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 내 상가처럼 형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형 상권이 등장하면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바로 쇠퇴기에 접어 들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성숙기 상권 = 이미 개발이 완료돼 입주가 일정 기간 지난 지역이 성숙기 상권이다. 명동·강남역 주변이나 이대 입구 주변 등이 성숙기 상권에 해당한다. 요즘은 주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오피스타운과 주거 단지가 혼합된 지역으로 상권이 이동하고 있다. 성숙기 상권은 교통망이나 소비성향 등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쇠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3. 쇠퇴기 상권 = 교통망의 변화로 유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거나 뉴타운·재개발 등으로 주민들이 일시에 빠져 나가는 지역은 쇠퇴기 상권이다. 문화나 테마가 사라지면서 급격히 쇠락하는 상권도 마찬가지다. 주변의 건물들이 낡아 땅값이 떨어지는 상권 또한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지역에는 주로 저소득층이 유입되기 때문에 지속적인 소비를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점포 창업자들이 이런 지역에서 창업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상권쇼크 '빅5'
1. 지하철 상권이라도 지상철 구간은 죽는다 = 서울은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운행하는 세계적인 지하철 도시로 변모해 왔다. 지하철은 상권을 키우는 중대 변수이기 때문에 상권과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지하철이 달리면 지상으로 운행하는 지역, 즉 지상철 구간은 상권이 후퇴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 경우를 보자. 지상철 구간인 한양대역부터 성내역 구간, 신대방역부터 신도림역 구간은 상권 형성이 미약하다. 반면 지하철 구간인 잠실역부터 신림역까지의 지상상권은 최고의 상권이다. 지상철 구간의 상권은 지상철 구조물로 인해 상권 발달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기존 상권까지 위축시키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지상철 구간 내 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2. 4거리 전 버스정류장은 4거리 상권을 죽인다 = 버스정류장의 경우 큰 사거리 전인지, 아니면 다음인지에 따라 상권의 발달이 달라지게 된다.
사거리 전에 버스정류장이 생기면 상권의 중심축은 사거리로부터 더 멀어지게 돼 사거리 코너자리에 있던 점포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 대신 사거리로부터 멀어질수록 유동인구가 늘어나게 돼 상권이 왕성해 진다.
반면 사거리를 지난 다음에 버스정류장이 생기면 사거리에서 가까워 질수록 상권이 왕성해 지기 때문에 사거리 코너 자리는 더욱 왕성한 상권을 유지하게 된다.
3. 횡단보도 상권은 오른쪽이 더 성한다 = 현재 자동차는 우측, 사람들은 좌측통행이 원칙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좌측보다 우측에 익숙해 있다. 모든 횡단보도 유도선이 우측으로 돼 있고, 사람들도 우측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오른쪽 방향의 상권이 다른 방향보다 발달한다. 횡단보도야 말로 유동인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상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4. 백화점과 할인점 5km 이내 상권은 주의하라 = 관공서나 백화점, 은행, 대형할인매장 등대형편익시설은 유동인구를 촉발시켜 상권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할인매장이나 백화점 반경 5km내에는 상권을 흡입시켜 상대적으로 상권발달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5. 일방통행길이 되면 상권이 시든다 = 도로의 진행 방향에 따라 상권은 발달하게 돼 있다. 일방적으로 도로의 방향을 꺾으면 상권이 충격을 받는다. 특히 일방통행길의 경우 상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상권 파악 5대 원칙
첫째, 발품부터 팔아야 한다. 발품을 팔수록 해당 상권에 대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둘째, 상권관련 정보지를 탐독한다. 상권관련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경제신문부터 경제전문지, 심지어 동네 상가 안내서까지 다양한 정보를 챙긴다.
셋째, 상권관련 전문가를 곁에 두고 활용한다.
넷째, 인터넷을 활용한다. 인터넷은 정보의 제공자로서 확실한 매개체다. 그러나 인터넷만 과신하면 안된다.
다섯째, 상권 자료를 다양하게 응용한다. 상권에 관련된 자료를 보고 정리했다면 모아만 두지 말고 응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권은 늘 변하기 때문이다.
◇상권분석의 핵심변수는?
흔히 어디 상권이 좋으냐고 물으면 역세권이나 대학가라고 답할 것이다. 물론 이들 상권은 일정 고객은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당한 자금이 들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상권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상권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상권을 분석할 때는 먼저 실질 교통량을 확인해야 한다. 교통량의 변화에 따라 상권도 변한다. 지하철과 도로가 생기면 상권이 근본적으로 변한다. 오가는 사람 수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리의 동선도 바뀐다. 교통량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상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유동인구도 살펴야 한다. 상가 앞에 지하철역의 입구나 버스 정류장이 있다면 오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상권은 급속도로 커진다. 아파트 단지 주변이라면 가구 수가 얼마인가가 상권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주변에 대형 상업시설이 있는 곳은 상권 형성에 유리하다. 대형 할인매장에는 사람이 몰린다. 대형 유통시설과 같은 업종이라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다른 업종은 발달 상권에 편승할 수 있다.
상권은 입지나 동선보다 큰 개념이다. 예컨대 ‘강남역 상권, 신촌상권’ 같은 것은 상업지역이 몰린 큰 울타리를 일컫는다. 그런데 강남역 상권에서도 ‘역삼동 ○○번지’까지 좁힌 개념이 입지다. 동선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라인이다. 상권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발로 뛰는 상권 알아보기
먼저 메모장을 들고 현장에 나간다.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을 기준으로 동서남북 반경 1㎞의 상가와 점포를 아주 자세히 적는다. 자신이 상가를 직접 운용할 것이라면 같은 업종에 대한 분석까지 해야 한다. 특히 해당 상권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과 편의점, 유명 체인점 등은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
주요 시설도 파악해야 한다. 관공서, 병원, 학교, 빌딩, 숙박업소, 문화시설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설이 상권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 거리에 있는지를 적어 상권 지도를 만들어 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요즘은 이러한 상권지도가 시중에 많이 있다. 상권지도가 있는 곳은 미리 구입해 바뀐 곳만 추가로 체크하면 된다.
초보자들이 상권의 흐름을 감 잡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간판을 보는 일이다. 현장을 걸으면서 간판 이름을 적다 보면 그 지역의 공통점을 찾게 된다. ‘점포정리’를 하는 가게가 많다면 그 업종이 무엇이며 이유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상권의 형성과정도 살펴야 한다. 현재 상권이 어떻게 만들어져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알아보고,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를 짚어 보는 게 좋다. 이것을 통해 현재의 상권이 부상하는 상권인지 쇠퇴하는 상권인지 알 수 있다. 특히 상권 주변으로 새로 뚫리는 도로, 전철, 대형 유통시설이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이런 환경 변화로 상가의 운명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경쟁 업종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경쟁하는 업종이 있다면 개략적인 매장 및 매출 규모, 임대료, 권리금, 영업시간, 휴일, 종업원 수 등을 꼼꼼히 파악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해당 지역의 간판구조나 인테리어도 눈여겨 봐야 한다.
유동인구의 파악도 필수적이다. 평일은 오전, 오후, 저녁으로 나눠 1~2시간씩 조사한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과 주부들이 저녁 쇼핑을 하는 오후 4~5시, 유흥문화가 시작되는 저녁 8~10시는 집중 파악해야 한다. 주말에는 더 면밀히 유동인구를 살펴야 한다. 평일과 주말 중에서 어떤 날 유동인구가 더 많은지도 상가투자를 하는 매우 중요한 잣대다.
연령별, 성별로도 조사해야 한다. 10대, 20대, 30대, 40대 등 나이로 나누고, 다시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해 구체적으로 숫자를 세야 한다.
상권의 상주인구는 고정 고객이다. 주변의 빌딩, 관공서, 상업시설 등에 상주하는 인구조사는 필수다. 만약 배후에 주택가가 있다면 가구 수, 인구, 연령 분포까지 알아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사를 계량화해 분석하는 단계다. 메모장과 유동인구 조사자료를 토대로 사람들이 주로 오가는 길을 선으로 긋는다. 그 지역을 중심으로 업종 배치가 어떻게 됐는지를 짚으면 나름대로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상권과 입지 분석을 할 수 있다.
◇도심-부도심-지역상권에서 명당 찾기
일반적으로 상권은 도심권 상권-부도심권 상권-지역 상권으로 분류한다. 도심권 상권의 경우 서울은 크게 명동, 종로, 신촌, 신천, 강남, 영등포 등 6대 상권을 꼽을 수 있다. 도심상권은 대형 유명 브랜드는 물론 가격보다는 제품의 질과 기호도에 따른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부도심권 상권은 역세권상권을 포함한 도심권 인근의 파생 상권으로 유동인구와 고객의 접근성이 우수한 연계 상권을 말한다. 서울에서는 노량진, 사당, 양재역, 건대, 교대, 신도림, 홍대, 상계·노원역 상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역상권이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혼재돼 있는 형태의 상권이다. 주고객층은 지역거점화 위주로 판매행위가 이루어지는 충성고객들이다.
업종별로 상권의 범위를 나누어 볼 수 있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상권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도시 계획 등 상권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각도의 분석을 통해 상권의 변화 가능성을 예측해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예컨대 젊은이들의 거리로 이름난 서울 신촌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상권, 강남대로 상권, 종로 상권에서는 대기업이 운영 중인 유명 커피 전문점들의 간판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외식업종도 대형화, 고급화 추세로 상권 트렌드가 변모하고 있다.
음식점 예비창업자에게 창업 성공 요소를 물어보면 자본, 아이템, 경영자 마인드, 음식의 맛, 상권 등을 꼽는다. 그러나 이것들은 창업시의 기본적인 절차이지 성공 요소라 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권(입지)이다.
상권이 좋아야 좋은 상점들이 모이고 좋은 상점들이 모여야 좋은 상권을 유지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좋은 상권에 들어갔다고 해서 반드시 잘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종로, 명동, 강남 등을 꼭 좋은 상권이라고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상권도 한해 30% 정도가 업종 전환이 되고 있다. 상권(입지)의 중요성 보다는 주먹구구식 창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주요 상권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창업 입지선정 포인트
첫째, 유동인구에 의존해서는 곤란하다. 물론 유동 인구의 중요성을 따지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동인구의 흐름만 믿고 창업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유동인구의 흐름 보다는 본인이 하고자 하는 유사한 아이템들의 접객수를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상권(입지) 접근성이 용이한 지를 살펴봐야 한다. 고객은 걷기를 싫어한다. 특별히 소문난 점포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매장을 가기 위해 돌아 가지도, 찾아 가지도 않는다고 보면 된다. 고객은 항상 게으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현재 상권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가능성과 잠재 능력을 가늠하는 방법으로는 입지 주변의 인구 증가와 접객 시설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현재 운영하는 점포들의 영업 운영기간을 파악해서 평균적으로 운영기간이 길고, 매물점포가 적다면 그 상권은 좋은 상권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반대의 경우는 매장 입지로 선택해서는 안된다.
넷째. 경쟁 점포의 규모 수를 파악하고, 향후 경쟁점이 들어설 여지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영업을 하는 경쟁자 중 브랜드력이나 규모 면에서 나보다 앞선다면 아무리 좋은 상권이라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괜한 자신감으로 오픈했다 기존 매장들의 영업적 우위로 인해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섯째. 가시성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통 점포를 알리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최소 3개월 이상인데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창업 이후 점포 운영비용이 그리 많지 않다. 가시성에서 떨어진다면 그만큼 오랜 홍보 기간이 소요되므로 자금력 면에서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된다.
여섯째, 적정 점포 임대비용을 따져야 한다. 보통 3일 판매한 매출로 임대료를 지급할 수 있다면 적정선으로 본다. 예컨대 하루 매출이 5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3일 곱하기 50만원인 150만원이 적정 임대료다. 150만원 이상이 점포 임대료로 지급된다면 이 점포 또한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영업 일수가 줄어 들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