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이 책상에 놓인 물건들, MP3 플레이어리스트 등이 우리의 성격과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면 어떨까? 기발하고 독특한 연구 성과로 미국 심리학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심리학자 샘 고슬링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인간이 어떻게 숨겨진 자신의 내면을 외부로 투영 또는 감추려 하는지에 관해 연구했다. 이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자로서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침실과 사무실을 과학적으로 관찰할 연구팀을 파견하고, 아이팟 플레이리스트를 확인하며, 개인 홈페이지를 엿보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소지품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지 검증하고 있다.

<스눕 : 상대를 꿰뚫어보는 힘>은 인간에 대한 '엿보기' 심리분석서다. 상대가 생활하는 장소나 소지품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지품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방법과 과정을 소개하는 이 책이 그렇다고 독심술이나 심령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을 직접 만나지 않고 단지 생활하는 장소나 소지품을 보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 즉 '스누핑(snooping)'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성격 차이,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타인에 대해 갖는 인상 형성 과정에 대한 스킬을 알려준다.

저자는 스누핑의 세계는 점쟁이나 범죄 프로파일러의 활동과 유사하며, 상대의 성격이나 라이프스타일 등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특정 개인과 관련된 장소를 통해 개인의 성향이나 이미지를 파악할 수 있는 노하우를 다양한 사례를 들며 흥미롭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사소한 물건들을 해석해 그것들의 주인이 가진 성격, 즉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 친절한지 깐깐한지, 성실한지 나태한지, 의지가 강한지 약한지 파악해내는 방법을 알 수 있다. 특히 직관과 통찰에 가까울 것 같은 스누핑 활동에 대해 저자가 제시하는 심리학적 원리는 '스누핑이 기술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또한 이 책은 연구팀이 이끌어낸 실험결과를 제시하고, 관찰학을 마스터하는 방법을 알려줘 스누핑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한 새롭고도 강력한 마케팅 기법이 될 수 있다.

사람의 성격을 꿰뚫어보고 싶다는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상대의 지적 수준, 취향, 성향 등을 미리 알면 보다 원활히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모습의 나'로 보게 할 수도 있다. 소지품이나 흔적이 상대방의 모든 성격적 요소에 대해 사적이고 친밀한 대화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스누핑을 통해 사람을 읽는 예리한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샘 고슬링 지음/한국경제신문 펴냄/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