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똑똑한 소비습관 길러주고 무분별한 카드사용 원천적 차단
-다양한 금융 혜택...연회비 없고 발급조건도 까다롭지 않아
긁을 땐 시원하고 폼 나지만, 긁고 나면 쓰리고 덧나는 것이 뭘까. 피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80% 이상의 지갑 속에서 몸단장 곱게 하고 호시탐탐 주인에게 간택 당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신용카드 얘기다.
주머니에 애지중지 품고 다니다 주체할 수 없는 소비충동에 '욱' 하며 지르게 되는 그 성질머리에 알량한 카드만 속절없이 긁혀지고, 월말이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청구서에 저승사자를 만난 양 자다가도 벌떡, 결제에 가위 눌려 경기가 일어날 지경인 사람이 바로 내 친구이며 이웃이다.
성인이 된 대학생이라면 폼 나게 신용카드를 긁어보는 꿈을 꿀 것이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신용카드는 자신의 신용뿐만 아니라 '지위'를 상징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카드는 소득이 증명되어야 발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학에 다니면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국 국·공립, 사립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의 25%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고, 카드(신용카드든 체크카드든)를 보유한 대학생이 97%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카드는 이제 대학생에게도 뗄레야 뗄 수 없는 생활의 도구가 되었다.
신용카드의 유혹
현대 사회에서 신용카드만큼 편리한 지불수단이 또 있을까. 카드 한장이면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를 가도 돈에 관한한 만사 OK다. 미리 결제하고 최장 40~50일씩 미뤘다가 이자 없이 원금만 내면 되는 매력덩어리인 것이다. 또 급전이 필요할 땐 언제 어디서라도 집어넣고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금액(물론 한도 내에서)을 척척 내어주는 신묘한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던가.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대학생들에게 취직한 선배나 친구들이 저녁 술자리에서 신용카드를 멋지게(?) 긁는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부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를 쓰는 것만 본 대학생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이면의 고통이 있다. 눈멀게 하고 귀 닫게 하는 달콤함에 취해 마구 긁어댄다면 돌아오는 대가는 너무나 가혹하고 쓰디쓰다. 마구 쓰다보면 자칫 자신의 수입을 넘길 수도 있고, 이렇게 해서 몇차례 연체라도 발생하면 '저신용'의 부끄러운 굴레를 쓴다거나 카드 사용 자체를 제한받는 '굴욕'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바로 신용카드가 가지고 있는 두 얼굴이다.
따라서 신용카드를 '잘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만 신용카드의 '편리함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잘 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신용카드와 같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면서도 과소비와 과지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체크카드는 씀씀이가 헤프거나 계획적인 지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길러주는데 맞춤의 카드다. 또 신용카드 못지않은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연회비가 없고 발급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신용카드는 성인으로 소득 증명을 해야만 발급이 가능하지만, 체크카드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생은 물론 최근엔 중·고등생들에게까지 인기가 높다.
체크카드 다음엔 신용카드
사실 요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체크카드를 갖고 다닌다. 대부분 대학에서 학생증이 체크카드로 발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크카드의 기초가 되는 통장에 돈만 입금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크카드는 은행 입장에서 효자상품에 다름없다. 먼저 카드 과다 사용에 따른 연체 부작용이 전혀 없다는 것과, 대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뒤 자연스럽게 신용카드 발급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래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또 예·적금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금융상품도 곁들여 판매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체크카드 고객을 잡기 위해 대학생이나 직장 새내기 등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체크카드 이용금액의 캐시백과 카드 사용으로 발생하는 포인트에 이자를 얹어주는 서비스다.
다양한 혜택 앞세운 마케팅
지난해 연말 '20대를 위한 체크카드'란 캐치플레이즈를 내걸고 출시한 외환은행의 '윙고(Wingo) 체크카드'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최근 10만 고객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윙고 체크카드는 어학관련시험 응시료와 학원수강료, 서점 등에서의 할인혜택으로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서비스와 혜택을 주는 실용적 체크카드로 인식되며 외환은행의 효자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10만 고객 돌파 기념으로 '눈에 확 띄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이에 뒤질세라 신한카드도 지난 4월12일 포인트에 이자가 붙는 '신한 S-MORE 체크카드'를 출시, 대학생들과 직장 새내기들의 '카드心'을 공략하고 있다. S-MORE 체크카드는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최고 3%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카드에 적립된 포인트는 매월 신한 S-MORE 포인트 통장에 적립돼 연 4.0%의 이자까지 붙는 매력적인 혜택으로 출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한 S-MORE 체크카드는 해외에서 가맹점 이용이나 현금인출이 자유로워 유학을 준비하거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대학생들에게 적합한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S-MORE 체크카드는 지난 1월 출시한 '하이포인트 체크카드', 3월 초 300만 고객을 돌파한 'LOVE체크카드'와 함께 적립형 상품의 완벽한 상품군 형성해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비씨카드 '통(通)체크카드'도 중국 어학연수나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중국 내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현금인출기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YES24, 교보,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3만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연 6회)해 주고, 토익 응시료도 2000원 할인해 준다.
한국씨티은행도 'A+체크카드'를 내놓았다. A+체크카드는 외국어 학원 등에서 수강료 10% 할인 혜택은 물론 'A+통장'의 고금리와 체크카드의 다양한 할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설계, 많이 주고 많이 깎아 주는 '착한 상품'이라는 이미지로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과 주부 등 다양한 고객을 타깃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카드의 'YBM시사닷컴체크카드'는 지갑이 얇은 대학생들을 위한 특화된 카드로 전월 카드 이용금액이 10만원 이상이면 어학전문사이트 'e4u.com'에서 실시하는 토익시험 응시료와 사이버어학 수강료를 5%(월 3000원 한도) 할인해 준다.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하나SK카드는 '하나SK 매일더블캐쉬백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대학생 등 젊은층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매일 더블캐쉬백 체크카드는 결제금액이 2만원을 넘을 때마다 자신의 통장에 200원씩 현금으로 쌓이는 재미가 있다. 또 이용금액에 따라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에서 1만원 이상 관람료를 결제하면 월2회 3000원을 할인해 준다.
이밖에도 국민은행, 우리은행, 삼성카드, 현대카드, 농협 등에서도 다양한 체크카드와 패키지상품을 출시해 대학생 고객 잡기에 공을 들이며 발급을 늘려가고 있다.
세상을 놀라게 한 부자들은 한결같이 "돈은 잘 벌기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 만큼 잘 쓰는 것이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자의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하루하루 자신의 소비습관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곧 부자 되는 습성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체크카드 한장 지갑에 넣고 다니며 자신의 씀씀이를 '체크'하는 것도 바람직한 소비습관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