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문제는 역시 머니(money). 대다수 가정에서 '재산목록 2호'로 꼽히는 자동차는 현금으로 턱턱 구매하기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다행히 최근 자동차 구매를 선택하는 방법이 더 다양해졌다. 그간 캐피탈회사나 카드사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동차 대출을 은행에서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올 2월 신한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속속 뛰어들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캐피탈 vs 카드사 vs 은행'. 자동차 할부금융 영토전쟁이 치열해질수록 금융 소비자는 흐뭇해진다. 선택의 기회가 넓어진 만큼 꼼꼼한 정보 수집은 필수다. 맘에 드는 차종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할부 금융 구매 방식이나 금융회사 선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금리 경쟁력 돋보이는 은행
우선 비용(금리+취급수수료) 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곳은 은행이다. 취급수수료를 없애고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면제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대폭 줄인 게 특징이다.
우리은행이 4월 말부터 새롭게 판매하고 있는 '우리V오토론'은 5월18일 기준 연 5.0~ 5.91%(우대금리 포함)의 저렴한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코픽스(COFIX) 기준금리를 도입한 상품으로 개인 신용도와 자동차 가격, 은행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1억원 범위 내에서 1년부터 최장 5년까지 자유롭게 빌려 쓸 수 있다. 다만 보증료는 대출기간 3년 기준으로 매년 0.9%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나은행의 '직장인오토론'은 최저 5.95 ~ 최고 8.3%의 금리로 자동차 구입자금 범위에서 최고 1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 대출기간 3년 이내이고 대출금액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처음 6개월은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내도 된다. 별도의 취급수수료와 자동차에 대한 근저당 설정이나 권리보험 가입 등은 모두 없다.
신한은행은 2월 출시한 '신한 마이카 대출'에 이어 신한카드(체크카드)와 결합한 '신한 에스 모어 마이카 대출'을 최근 내놨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6.38~6.78%(6개월 금융채, 5월18일 기준). 취급수수료도 따로 붙지 않는다.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대출 금액의 최고 1.5%를 캐시백 포인트로 제공해주고, 신용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구입시기로부터 결제일까지 최장 40일간 대출이 미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기간의 대출 이자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의 자동차 할부 금융상품은 금리 경쟁력이 있는 만큼 문턱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기본적으로 은행의 대출 대상이어야 하므로 신용등급 전체 10등급 중 5등급 이내에 들어야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의 여느 대출 상품처럼 직접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단기 할부ㆍ부가 혜택에 유리한 신용카드
카드사들은 캐피탈사와 달리 취급수수료와 근저당 설정이 면제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캐시백, 세이브 등을 통해 자동차 구매 부담을 줄여준다. 특히 단기 할부를 이용할 시 유리하다.
롯데카드의 '으라차차' 오토할부 서비스는 2~3개월은 무이자, 4~6개월은 3.9%, 7~10개월은 5.8%, 11~12개월은 6.9%, 13~24개월은 7.9%, 25~36개월은 8.5%로 기간별 차별화된 이자율을 적용한다. 1년 이내의 할부라면 은행 대출 상품보다 이자 부담이 가벼울 수 있는 셈이다. 최고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으며, 각종 포인트와 마일리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KB카드는 신차 구매 시 2~3개월 할부의 경우 무이자 혜택을 준다. 또한 6~36개월의 단기간 할부 시 기존 할부 수수료의 최고 71%까지 할인받아 차량 구입 부담을 덜 수 있다.
삼성카드는 6월30일까지 르노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 차량을 구입할 때 삼성 자동차카드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카드할부 이자율에서 0.3%를 추가로 인하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2~24개월은 8.2%, 25~36개월은 8.7%의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카드의 '신한-에르고다음 다이렉트 할부'는 연 이자율이 5.5%로 낮은 대신 취급 수수료(3.9~5.28%)가 붙는다. 또 이 상품을 이용하려면 신한카드의 다이렉트할부상담센터(1688-7474)를 통해 에르고다음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만 대출이 가능하다.
원스톱 편의성을 무기로 '독보적 1위' 캐피탈
자동차 할부 대출시장의 영토전쟁에서 부동의 승자는 단연 현대캐피탈이다. 우선 '원스톱 편의성'의 무기가 강력하다. 자동차 영업점에서 구매할 차를 선택한 후 현대캐피탈 금융상품을 이용하면 별도의 번거롭고 복잡한 신청절차가 필요 없다.
대출 이자는 연 8.75% 정도인 데다 취급 수수료(3.9~5.28%)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편.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매월 최고 인기차종에 파격적인 무이자ㆍ저금리 할부 기회를 주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
5월에는 아반떼를 24개월 할부 구매 시 1200만원까지, 30개월 할부 시 1000만원까지 무이자 혜택을 준다. 또 아반테 하이브리드는 할부금액에 관계없이 36개월까지 무이자를 적용해준다.
이외에도 그랜져TG, 싼타페, 아반떼, i30, 스타렉스 등 주력 판매차종에 대해서는 5.0%라는 저금리 혜택을 주고 있다.
보상제도도 돋보인다. 구입 후 1년 내 사고가 나면 새 차로 교환해주는 신차교환서비스(사고수리비가 차량가의 30% 이상이고 자기 과실이 50% 이하인 차대차 사고)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캐피탈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더욱 유용하다. 카드사 대출은 6등급 정도의 비교적 양호한 고객이어야 자동차 할부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캐피탈은 신용등급 9등급까지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할부기간도 최장 72개월(6년)로 36개월 할부 위주의 카드사 상상품들보다 넉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