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대세 하락 전환이 아니라면 폭락 시마다 분할매수나 적립식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답입니다. 주가가 낮을수록 매수 시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져서 향후 주식시장 회복 시 수익이 더 크게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인 시각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이와 같이 전략이 크게 달라집니다. 일시적인 대중 투자심리의 변화, 자금의 이동을 따라서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투자하는 것은 전업투자가가 아닌 이상 힘듭니다. 자칫하면 뒷북만 계속 치면서 손실을 누적시킬 수도 있습니다.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는 주식투자에서 가장 기본은 역시 기업실적을 보는 것입니다. 효율적인 시장을 믿는다면 이미 알려진 실적은 시장에 반영이 다 되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효율의 바탕이 어디에 근거하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시장을 움직이게 하는 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며, 시기에 따라서 그 요소들의 영향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같으면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이나 기업실적보다는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의한 공포 심리가 시장을 지배합니다. 공포 심리는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시키지만 공포라는 개념에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현재 확실하게 보이는 것보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마음이 우선하는 것입니다.
지난 미국발 금융위기에서도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감이 극대화되면서 전 세계가 공황 심리에 빠져들었고 시장에서 무서운 폭락이 이어졌었습니다. 그 뒤 실제로도 거의 대부분 국가의 경제 상태도 일시적으로 크게 나빠졌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기업들도 전부다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고비가 지난 뒤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계 속 위상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다시 회복되어갈 때 그 수혜를 크게 입게 된 것입니다. 영원한 위기도 없고 영원한 불황도 없습니다. 다 똑같이 어려운 시기는 오히려 다른 기업들 대비하여 상대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느냐 여부가 중요할 뿐입니다.
2010년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과 외국 기업들 실적을 비교해보면 위와 같은 시각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자명합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소니, 도시바 등 일본 전기전자 빅5의 2배를 넘었습니다. 세계시장 D램 점유율이 일본의 엘피, 대만의 난야 등은 하락하면서 삼성전자는 32.5%로 증가하였습니다. 낸드플래시의 시장점유율에서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도시바 등은 하락하였고 삼성전자는 더욱 확대해갔습니다.
화학분야에서 LG화학의 영업이익률은 14.7%로서 세계적인 화학회사 다우케미컬의 5.1%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철강분야에서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은 20.8%로서 아르셀로미탈의 3.7%, 신일본제철 6.3%를 크게 넘어서서 높은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조선산업 시황이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별로 좋지 않지만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수주한 비중은 51%입니다. 이에 반하여 중국은 27%입니다. 자동차분야에서 일본 빅3의 미국시장점유율은 전분기보다 하락한 반면, 현대차는 증가하였습니다.
실적 이외 재무구조에서도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같은 분야 외국 대표 기업들보다 낮은 편입니다. 이러한 재무적인 우량성은 위기가 왔을 때 견디는 능력이 더 커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포텐셜을 크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남들은 몸을 움츠리는 위기시 새로운 미래에 대비하는 투자를 하기 유리합니다. 세계 주식시장에 흘러 다니는 자금 중에는 단기적인 분위기에 따라서 이동해가는 자금들 이외에 국가의 경제 상황과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반을 두어 투자하는 자금들도 많습니다. 세계 속에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우량성은 여전히 외국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일 것입니다.
위기 시 폭락이 올 때는 저평가 종목들에 투자하기에도 좋은 시기가 됩니다. 주가가 내려감에 따라서 PER은 작아지게 되고, PER이 작아질수록 투자하기에 매력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PBR 또한 주가하락에 비례하면서 작아집니다. 물론 미래에 실적이 줄어든다면 PER이 다시 높아질 수 있으나, 시장 폭락 시 개별종목들의 무차별적 하락은 미래 실적에 대한 평가로 인한 하락이 아니라 시장 전체적인 투자심리에 의한 하락의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스 사태로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PER이 매우 낮은 종목들이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가치투자 교육기관인 한국투자교육연구소의 ITOOZA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치투자에 관한 정보 및 자료에 의하면, 최근 4개 분기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 PER이 5 이하인 종목의 수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을 합쳐서 총 170개에 달합니다(5월20일 종가 기준). PER이 6 이하인 종목은 246개, PER이 7 이하인 종목은 332개, PER이 8 이하인 종목은 401개, PER이 9 이하인 종목은 467개, PER이 10 이하인 종목은 520개에 달합니다.
초대형주는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가 활발하여 중소형주보다 일반적으로 PER이 높기 마련인데, 현대차, 현대모비스, LG전자, GS,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효성, 한화 등 PER이 10 이하인 종목들이 초대형주 중에도 상당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수록 PER이 낮은 종목의 수는 계속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중소형주 중에서는 매우 우량한 재무구조에 PBR이 낮은데, 실적까지 양호하여 PER이 매우 낮은 종목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업종마다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학업종에서 건설화학은 최근 주가하락으로 PER이 3.7까지 내려와 있습니다(5월20일 종가인 14250원 기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액 526.1억(+24.8%), 영업이익 24.2억(-8.9%), 순이익 43.7억(+5.9%)으로서 전년 동기 대비하여 그다지 악화된 것은 없습니다. 시가총액은 926억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2572.9억원으로서 PBR은 0.6에 불과합니다.
단순히 PBR 수치만 낮은 것이 아니라 자산과 부채의 구성도 매우 좋습니다. 단기금융상품과 단기투자자산 등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이 337억원에 달하고, 이에 반하여 단기차입금은 62.1억원, 장기차입금은 1.9억원에 불과합니다. 도료업계에서 대형회사인 KCC의 시장점유율이 47.3%이고, 중소업체로는 삼화페인트 13.1%, 노루페인트 9.9%, 건설화학 8.6%, 조광페인트 5.5%의 점유율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초우량 재무구조이면서 안정된 시장 구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 하락은 저평가를 심화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업종에서 세원정공은 주가가 많이 상승해왔고 차트가 견고하지만 순이익의 증가폭이 워낙 커서 PER이 2.4에 머물고 있습니다. 계열사 중에 이익을 많이 내는 우량 회사 세원물산을 보유하고 있어서 지분법이익이 매우 큽니다. 지분법이익을 포함한 영업외이익이 많기 때문에 영업이익만 보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시가총액이 897억원(5월20일 종가 8만9700원 기준)인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612억원에 달합니다. PBR은 0.67이고 부채비율은 65% 수준입니다.
의류업종에서 F&F는 PER 3.4, PBR 0.49 입니다. 1분기 실적은 매출액 491.6억원(+6.5%), 영업이익 23.3억원(+21.4%), 순이익 20.8억원(+423%)으로서 금융위기로 인하여 작년에 줄어들었던 실적이 회복되었습니다. 브랜드별 매출에서 ELLE, Renoma는 줄어들었지만 Banila B가 소폭 증가하였고 MLB는 대폭 매출이 늘어나서 전체적으로는 양호한 실적 증가를 나타냈습니다.
MLB 브랜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살리면서 새로운 감성을 가미한 키즈 스타일의 MLB KIDS를 올 봄에 런칭하여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총은 596억원(주가 3875원 기준)인데, 현금성자산 84.1억원, 토지 476억원, 건물 382억원(감가상각누계액 43억원)입니다. 단기차입금은 전혀 없이 장기차입금만 100억원입니다. 부동산 보유액의 절반 이상 비중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요지에 위치한 빌딩으로서 질적 구성도 좋습니다. 부채비율은 42.4%입니다.
식품업종에서 조흥은 PER 3.9, PBR 0.47입니다. 1분기 실적은 매출액 141.4억원(+1.45%), 영업이익 16.9억원(+960%), 순이익 21.6억원(+1873%)으로 비용절감에 따른 이익률 증가가 돋보입니다. 식품첨가제인 이스트와 천연감미료에서 시장점유율 32% 및 24% 수준을 큰 변동 없이 유지하고 있으며, 총 매출액의 20% 이상은 피자 제조에 사용되는 치즈 등의 상품 매출에서 발생합니다. 부채비율이 13.1%에 불과한 초우량 재무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2500원을 배당하여서 5만5000원(5월20일 종가) 기준의 배당수익률이 4.5%로 양호합니다.
배당성향은 23.7% 이었습니다. 올해 연간 순이익이 작년보다 더 크게 늘어나면 배당금도 늘어나서 배당수익률이 더 좋아지리라고 예상됩니다. 대주주가 오뚜기 28.7%, 오뚜기제유 1.78%, 오뚜기라면 5.97%, 오뚜기재단 5.0%로, 회사에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아가는 성향이 비슷하게 유지되리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로서는 주주총회에서 배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없지만 대주주와 함께 묻어가면서 이익을 취하는 것은 소액주주가 주식투자에서 얻어낼 수 있는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