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오씨처럼 요일제를 꼬박꼬박 지키는 사람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승용차 요일제 자동차보험' 특약상품을 출시했다. 6월부터 희망자에 한해 판매되는 이 상품은 기존 보험료보다 평균 8.7% 저렴하다.
반대로 현재 할인해주고 있는 자동차보험료의 할인 폭을 줄이거나 아예 할인제도를 폐지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모는 자동차의 보험료는 올라가게 될까, 내려가게 될까?
요일제 지키면 보험료가 싸진다
6월부터 승용차 요일제 차량에 대한 자동차보험료가 할인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정해진 요일에 승용차 운행을 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손해가 날 확률이 낮아짐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기로 한 것이다.
보험료는 전체 보험료의 8.7%를 1년 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깎아준다. 오씨의 경우 1년에 내는 자동차보험료가 63만원이므로 5만4810원을 할인받게 된다.
요일제 특약상품에 가입하려면 가입의사를 보험회사에 알리고 자동차 운행기록 확인장치(OBD)를 구입, 자동차에 장착한 뒤 자동차보험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물론 처음에는 OBD 장착 비용이 들지만 다음 연도부터는 이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효과가 더 커진다.
현재는 오투스라는 자동차부품 제조회사가 OBD를 제작, 판매하고 있다. 오투스의 OBD 제품 가격은 4만5000원. 하지만 다른 회사의 OBD 제품이 인증을 받게 되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에 보험개발원의 인증을 받은 OBD 단말기는 146개 국산 승용차량모델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계약자는 자신 소유의 차량모델이 적용대상인지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146개 차량모델 목록은 보험개발원과 오투스,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OBD를 장착한 차량은 운행한 날짜와 요일, 시간, 거리 등이 기록된다. 요일제 특약상품에 가입한 후 차량 운행을 하지 않기로 약속한 날에 자동차를 운행할 경우엔 OBD를 통해서 기록이 남게 된다.
보험사는 1년치 기록을 모아 요일제를 어기지 않았는지 확인한 후 어긴 횟수가 연 3회 이내일 경우엔 할인해주기로 약속한 보험료를 환급해준다. 그러나 1년에 3회를 초과해 요일제를 어겼을 경우엔 보험료를 돌려주지 않는다. 즉 할인이 안 되는 셈이다.
만일 운행을 하지 않기로 약정한 날에 운행하다 사고를 냈을 경우엔 어떻게 될까. 자동차보험 성격이 사고 시 보상을 해주는 상품인 만큼 보험금은 예정대로 지급된다. 다만 계약이 만료된 후 갱신할 때 보험료가 7%가량 할증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시간과 거리도 따진다. 운행하지 않기로 약정한 날이라 하더라도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 사이를 제외한 시간대에 운행하면 약정을 어기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 교통이 혼잡한 시간대에 차량운행을 통제한다는 취지를 살린 것.
운행하지 않기로 한 날이긴 하지만 부득이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1km 이내에서만 운행하면 상관없다.
오토차는 보험료 오르고 스틱차는 내려가
오토매틱(자동변속기)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 혜택이 없어질 전망이다. 보험개발원은 이를 골자로 한 자동차보험 특별요율 변경안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보험개발원 이재원 선임은 "오토차량이 전체 승용차의 82%를 차지하면서 손해율이 스틱(수동변속기) 차량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따라서 오토차량이 스틱차량보다 손해율이 낮아 실시하게 된 보험료 할인 혜택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토차량의 자동차보험료는 기존보다 인상되고 스틱차량은 보험료가 인하된다.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매출규모를 그대로 두고 보험료를 조정하다보니 스틱차량의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를 얻게 된 셈.
삼성화재는 지난 4월 보험사 중 가장 먼저 오토차량의 자동차보험료 할인 혜택(3%)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오토차량의 보험료는 평균 0.5% 인상되고 스틱차량은 2.8% 인하된다.
예컨대 삼성화재 고객 중 EF쏘나타를 모는 만 40세 남성(3년 이상 경력, 만 35세 한정·부부한정특약 가입)의 경우 기존에는 오토차량 할인을 받아 60만8470원의 보험료를 내면 됐지만 앞으로는 61만3900원으로 보험료가 0.9% 가량 오르게 된다. 반대로 같은 조건이지만 스틱차량의 경우에는 보험료가 57만3340원에서 55만9350원으로 2.4% 내려간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는 아직 오토차 할인혜택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이 참조요율을 조정한 만큼 나머지 보험사들도 오토차 할인혜택을 없앨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오토차량의 보험료 할인율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은 전체 보험료의 3.3%를 할인해주고, 동부화재는 대인·대물 담보의 경우 2%, 자차 담보는 7%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오토차량에 대해 1.7%,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은 각각 0.8%를 할인해준다.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할인율이 6%다.
도난방지장치 장착 대형차, 할인폭 더 커져
6월부터 도난방지장치를 장착한 차량도 보험료가 달라진다. 이들 차량의 보험료 할인 폭이 소형, 중형, 대형 등 차량크기별로 차등화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차량 크기와 상관없이 도난방지장치를 장착한 차량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8%씩 보험료가 할인됐지만 앞으로는 소형차량의 경우 4%로 할인율이 낮아진다. 반면 중형차량은 9%로 1%포인트 늘고, 대형차량은 13%로 5%포인트 늘어난다.
보험개발원 이 선임은 "중형 이상 차량의 경우 차량가액이 비싼 만큼 도난당했을 경우 지급되는 보험금이 많기 때문에 할인율도 그만큼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차량 급제동 때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ABS 장착 차량의 경우 보험료가 올라간다. 이들 차량의 보험료 할인율을 6월부터 현행 3%에서 1.5%로 낮췄기 때문이다. ABS 장착차량이 전체 승용차의 52%를 차지하면서 손해율이 상승해 할인 폭을 조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