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덕스러운 시장 때문에 펀드도 더 똑똑해지고 있다. 변동성을 꺼리기는커녕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즐기며 유연하게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똑똑이펀드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으로 갈아타기도 하고, 변동성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절하기도 한다. 또 컴퓨터가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시장에 가득한 공포와 탐욕 심리를 넘는 펀드도 있는가 하면, 증시가 내리막길에 들어섰다고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청개구리 펀드도 있다.
 

변덕스런 시황을 즐기는 '스마트펀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전략을 변경하는 스마트(Smart)펀드가 뜨고 있다.

지난 4월 새롭게 출시된 '삼성스마트플랜'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투자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으로 갈아타는 상품이다. 매일 일정한 금액을 투자하는 기존 적립식 펀드와 달리 거치식으로 목돈을 맡기면 대부분을 국고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시황에 따라 매달 코스피200지수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한다.

변동성에 따라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위험관리 펀드도 나왔다. 5월27일 출시된 'NH-CA프리미엄 위험관리 펀드'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흐름과 변동성이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 변동성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한다.

즉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변동성이 하락하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높여 변동성을 15% 수준으로 맞추고, 반대로 주식시장이 하락해서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에는 주식 비중을 줄여 변동성을 조절한다.

이진영 NH-CA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스페셜리스트 팀장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것은 수익보다는 손실폭을 제어하는 것"이라며 "위험관리 펀드는 변동성을 줄이면서 예금 수준 이상의 수익을 안전하게 얻기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황에 따라 주식 매수 비중을 조절하는 스마트펀드는 시황에 따라 전략을 바꾸기 때문에 시장을 뛰어넘는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보다는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자하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알맞다. 실제 위험관리 펀드는 PB 및 WM(웰스매니지먼트) 고객을 주요 가입 대상으로 한다.

분산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주가상승 국면에서는 일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에 미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스마트펀드가 운용 초기단계라 수익률 등 아직 검증된 바가 없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주가 떨어지면 웃는 '베어마켓펀드'
 
시장이 급락할 때 청개구리는 웃는다. 5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1700선, 1600선을 무너뜨린 데 이어 25일에는 연 저점 부근인 1550선까지 밀리는 등 조정을 겪으며 쓰라린 수익률 감소를 맛봐야 했지만, 청개구리 펀드라 불리는 베어마켓펀드(리버스펀드)는 오히려 활짝 웃었다.
 
제로인에 따르면 베어마켓 인덱스펀드는 5월27일 기준 최근 1개월 동안 11.6%의 평균 수익을 올렸고, 코스피200리버스 역시 10.71%로 우수한 수익률을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피200지수는 각각 -9.71%, -10.02% 하락했다.
 
베어마켓펀드는 상승장에서 몸을 한껏 움츠렸다가 하락장이 오면 힘차게 뛰어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면 베어마켓펀드를 눈여겨볼만하다.
 
그러나 베어마켓펀드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를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수익률은 하락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지만, 주가가 빠졌다고 수익이 하락폭만큼 나는 것은 아니다. 펀드 매니저나 전략 등에 따라 펀드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과거의 운용 성과 등을 통해 펀드 매니저의 역량을 따져보고 선물 등에 투자하므로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만한 규모가 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특히 베어마켓펀드는 증시 하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정태진 제로인 연구원은 "베어마켓펀드는 주가의 하락 범위를 예상하고 투자해야 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초보 투자자들은 자칫 손실을 키울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는 '퀀트펀드'
 
"쌀 때 사고 비쌀 때 팔아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경제 논리이지만 현실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주가가 밀릴 때면 혹여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게 아닌지 전전긍긍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때문에 사람(펀드매니저)의 판단 대신 컴퓨터에 투자를 맡기는 펀드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퀀트펀드다.

퀀트펀드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짜놓은 주식 운용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을 거래한다. 컴퓨터가 자금 운용을 하는 셈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퀀트펀드(주식형)의 5월27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3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인 -9.71%보다 나았다.
 
정태진 제로인 연구원은 "펀드매니저는 기본적으로 시장보다 초과성과를 추구하는 반면 퀀트펀드는 그러한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기 때문에 다소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퀀트펀드라고 해도 주식형, 채권혼합형 등 다양한 상품이 있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어떤 유형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개별 펀드의 지난 운용성과도 짚어봐야 한다. 정 연구원은 "퀀트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일반 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크지 않으므로 수익률 추이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