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을 가운데 두고 삼청동과 마주한 곳, 청와대 앞 조용한 동네, 고즈넉함이 살아 있어 말 없이 외지인의 발길을 이끄는 곳. 좁은 골목길 사이로 작은 카페들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작은 화랑과 미술관이 숨은 듯 들어서 있는 아기자기한 멋과 낭만이 남아 있는 곳. 바로 요즘 ‘통의동’의 모습이다.

이곳 통의동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아담한 한옥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메종기와(Maison Kiwa)’도 이 동네의 보석 같은 장소 중 하나다.

주택가 안쪽에 자리잡은 30년 이상 된 오래된 한옥집을 개조해 레스토랑 공간을 꾸몄다기에 새로운 한정식을 떠올렸다. 하지만 메종기와에서 선보인 건 프랑스 음식이다. 그것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려하고 농후함이 가득한 고전적인 프랑스 요리가 아니라 누벨 퀴진(Nouvelle cuisine)방식의 프랑스 요리다.
 
누벨 퀴진이란 재료 고유의 풍미와 색을 살려 조리하는 새로운 방식의 요리다. 향신료와 허브를 사용하고 육류보다는 채소를 많이 활용해 식재료 자체의 풍미를 한층 살린 음식을 말한다.
 
메종기와는 재료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인다. 재료를 손질하고 소스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도 대부분 긴 편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섬세한 프랑스 요리와 고즈넉한 정취가 한층 묻어나는 한옥의 만남이랄까.

단품메뉴도 가능하지만 코스메뉴가 강세다. 런치(4만5000원)와 디너(10만원)는 한가지 코스만 있다. 점심은 8가지, 디너는 10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정해진 메뉴가 있기 보다는 셰프추천 메뉴가 대부분이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다른 요리를 만들어 내기에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프랑스 요리를 맛 볼 수 있다.

코스메뉴에 있는 ‘셰프 추천 앙트레’와 최고 인기 메뉴인 ‘그릴에 구운 양갈비(4만2000원)’를 맛봤다. 이날 앙트레로 준비된 음식은 새우를 베이컨으로 말아 낸 요리다. 만들기 쉬워 보이는 음식이라 앝잡아 본 것도 잠시 입안에 넣으니 셰프의 신공이 느껴진다. 구운 가리비와 아보카도가 밑에 깔리고 그 위에 새우베이컨 말이가 올려진다. 접시 안쪽을 둘러서 소스가 곁들여져 있다. 촉촉하게 잘 구워진 새우와 함께 곁들여진 소스는 패션 푸르츠의 신맛, 꿀의 달콤한 맛, 큐민 특유의 톡쏘고 향긋한 맛이 조화를 이뤄 어느 재료 하나 튀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을 낸다.

코스에서 메인 선택메뉴로, 혹은 단품으로도 선택 가능한 양갈비는 잡냄새를 없애기 위해 올리브오일, 생마늘, 타임 등에 미리 재워두었다가 손님의 취향에 맞게 그릴에 구워서 내놓는다. 그릴에서 굽기 조절 후 뜨거운 접시 위에 올려 서서히 익도록 한다고. 곁들임으로 표고버섯과 당근, 피스타치오, 딜과 녹색피망이 혼합된 퓨레를 비롯해 칠리오일이 한접시에 담겨 나왔다. 양갈비는 퓨레 혹은 칠리오일과 곁들여 먹으면 더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퓨레에서 은은하게 나는 딜의 향은 양갈비의 풍미를 한층 돋와준다.  

이곳 메뉴판에서 흥미로운 점은 영어, 불어, 한국어 순으로 빠짐없이 메뉴명을 기입했다는 사실이다. 자칫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어와 불어, 이탈리아어를 혼용해서 사용해 정작 외국인들은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한옥의 정취를 느끼며 식사할 수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 온다니 외국인과의 비즈니스 미팅때 기억해두면 좋을 만한 공간이다.

작은 규모와는 달리 소믈리에가 선정한 70여가지의 와인이 구비돼 있어 식사에 맞는 와인을 소믈리에에게 추천받는 것도 좋다. 와인 1병이 부담스럽다면 3~4잔 정도 나오는 하프버틀 와인을 주문하면 된다. 공간이 크지 않으므로 예약을 권한다.   
 
위치 :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통의동우체국 방향 직진. 우체국을 왼편에 두고 골목길로 들어간 후 막다른 길에서 좌회전하면 30m 내 오른편.
영업시간 : 12:00~오후 3:00/ 오후 6:00~11:00
연락처 : 02-737-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