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기존의 기준 외에 ‘어디서 구입한 어떠한 식재료를 쓰는지’, ‘사회에 환원은 하고 있는지’, ‘음식에 대한 철학이 있는지’ 등 몇 가지 항목들이 더 추가됐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차원을 넘어 ‘식사의 소비’에 있어서도 주체적이고 개별적인 철학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공정무역, 그린소비, 사회공헌, 기부문화 등의 이슈가 점차 개인의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모습이다.
‘모던 유러피안 퀴진’을 콘셉트로 운영하고 있는 ‘마카로니 마켓(Macaroni Market)’도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 곳은 상호처럼 시장(Market) 느낌이 강하다. 그것도 귀하고 비싼 재료가 아니라 싸고 친숙한 식재료인 마카로니를 살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시장 같은 느낌이다.
2층 레스토랑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것도 바로 델리샵이다. 왼편 선반에는 로네펠트 홍차와 세가프레도 커피, 수십여 종의 와인과 파스타, 잼 등의 기성품들이 보인다. 오른편 냉장고 안에는 직접 만든 쿠키와 레몬, 초콜릿, 피칸파이 등 디저트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 사용하는 프리미엄급 식재료도 델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델리 끝 커다란 냉장 쇼윈도 안의 모든 재료들이 그 주인공이다. 잠깐 쇼윈도를 구경하고 있는 와중에도 주방에서 식재료들을 꺼내간다. 제법 가격이 나갈 것 같은 식재료들인데, 저걸 다 음식에 사용한다니 재료비가 꽤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이야 식재료가 다 오픈돼 있는데다, 질좋은 재료들이니 만족할 만하지만 장사의 관점으로 본다면 분명 낙제점인 레스토랑이다.
프로슈토, 하몽, 초리조와 같은 고급햄과 파르미자노 레지아노, 만체고, 고르곤촐라 등의 다양한 치즈들은 물론 수제로 만든 요거트, 잼, 페스토 등 신선한 고메 식재료를 소량씩 구매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간혹 어떤 단골들은 주방에서 직접 끓여낸 ‘육수’ 를 사가지고 간다니 정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이다.
이곳에선 모든 음식을 식재료만 가지고 요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시판 소스나 조미료 같은 일체의 화학재료와 첨가물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집중한다. 아울러 유럽의 다양한 레서피를 마카로니 마켓의 방식으로 해석해 건강한 음식을 내는 데 주력했다.
이곳의 방식은 지극히 친환경적이다. 예를 들어 요리법은 그대로 두고 국산 식재료가 좋은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대체해 사용한다. 대표적 메인 메뉴인 오리콩피(2만7000원)나 도미오븐요리(3만7000원)도 신선한 국내산 재료들로 한층 맛을 살렸다.
델리를 비롯해 카페, 레스토랑, 라운지, 클럽이 280여 평의 공간에 오롯이 들어 있어 레스토랑 구성면에서도 왁자지껄한 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카로니마켓의 모양새는 제법 세련됐다. 물론 세련되기만한 모습이 이곳의 전부는 아니다. 다양한 이들이 머무는 클럽에서는 매일 소셜라이징이 이루어지고, 레스토랑에서는 종종 식사를 통해 사회에 기부하고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파티를 열기도 한다. 세련되고 깔끔하게만 보이지만 편안함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안에 착한 소비의 미학도 깃들어 있다.
위치 :제일기획에서 이태원역 방향으로 100m 직진 오른편 한남빌딩 2층
영업시간 : 오전 11:00~새벽 02:00
연락처 : 02-749-9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