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조용준 전무(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그리고 성장성이

     투자 판단의 잣대가 돼야 한다"
 
 
  
 요즘 대학생들 중에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또 실제로 투자에 뛰어들어 꽤 짭짤한 수익을 내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투자에 직접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에 나설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기 때문에 마음은 있어도 선뜻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미래의 투자자들이다. 분명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투자 대열에 동참할 것이다. 이 때 취업 위주의 공부에 매달려 제대로 된 투자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과, 틈틈이 투자에 대한 분석과 성향, 그리고 시장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람과의 차이는 '천양지차'라 할 수 있다.

 대학에서도 소규모 동아리나 금융관련기관 등에서 대학생들에게 투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투자 방법 등을 알려주는 모임이나 강연회가 종종 열린다. 하지만 막상 동아리에 참여하거나 강연을 듣는 학생들은 소수에 그치고 만다. 공부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시간에 쫓겨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주식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특별한 계기를 찾지 못하거나, 사전 지식이 없어서 주저하는 대학생들에게 투자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전해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실패의 쓴 맛을 보면서 성숙해진다는 일반적 논리도 있지만 가능한 최소의 실패로 큰 과실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전무는 펀드매니저를 위한 가치투자교실을 개설해 가치투자의 원칙과 노하우를 널리 전파하고 있는 가치투자 전도사다. 조용준 전무를 만나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생들이 알아야 할 투자의 기본에 대해 물었다.
 
 Q. 리서치센터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A. 주식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시장과 종목을 평가하고 투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준다. 그만큼 사회적인 책임감도 큰 곳이라 할 수 있다.
 
 Q. 대학생들이 '투자'라는 큰 틀의 행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알아야 할 것과 유의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A. 책을 통해 식견을 넓히고 주식 투자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200년 전 아메리카 인디언이 24달러 어치의 장신구와 구슬을 받고 맨해튼을 팔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옳은 일이었을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맨해튼의 현재 가격은 '30조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연 금리 8%라고 놓고 봤을 때 200년 전의 24달러는 지금 '30조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대학생들은 24달러에 집착하기 보다는 이 같은 '스노우 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Q. 얼마전 출간한 <한국의 개미들을 위한 워런 버핏 따라하기>란 책을 보면 조 전무께서는 리서치센터에서 기업분석을 통해 종목을 판단하는 가치투자의 기본기를 익히셨다고 했다. 증권가에서 가치투자 전도사로 명성을 떨치고 계신데 가치투자를 정의한다면.

 A. 보통 '주가가 가치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가치투자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가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 그 가치에 비해 낮은 주가가 책정되면 그 때 주식을 사야 한다.
 
 아마 대학생들에게 가장 쉬운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책'일 것이다. 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책의 가치가 월등히 높은 것을 알고 그것을 구매하여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대학생들은 가치투자에 성공한 셈이 된다.
 
 Q. 투자에 앞서 자신이 투자할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판단의 기준은 무엇이며 어디에 포인트를 맞춰야 하는가.

 A. 세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자산가치'이다. 주주들에게 돌아오게 될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얼마인지를 알아야 하고, 그 다음으로 '수익가치'를 따져보아야 한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을 갖고 평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장성'이다. 미래의 이익가치를 계산 했을 때 그 가치가 높아야 한다. 이 세가지 가치가 높은 기업일 때 비로소 투자할 가치를 갖고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Q. 흔히 투자를 얘기할 때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본은 무엇이며, 기본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A. 투자를 하려고 하는 기업의 가치를 아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 위에서 언급한 가치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 대비 주가의 수준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Q. 경제와 증시, 그리고 금융은 불가분의 관계라 생각한다. 너무 포괄적인 질문이 되겠지만 경제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은 학생들에게 증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A. 주식시장은 향후 경기를 전망해주는 지표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중 우량한 기업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 주가인데, 이는 증시가 경제를 약간 선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증시를 먼저 아는 것이 도움이 된다.
 
 Q. 금융은 경제를 움직이는 동맥과 같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직접 투자를 하지는 않더라도 금융과 경제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어떤 공부를 해야 할 것인가.

 A.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주식이나 경제를 전문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회계, 경제, 재무 관련 수업을 듣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 그게 어렵다면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다.
 
 경제관련 서적을 물론이고, 역사책을 통해 미래를 보는 눈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꼭 금융과 경제에 관한 얘기로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닌데, 각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읽기를 바란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에게 그것을 배우듯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이 알고자 하는 분야의 모든 것을 얻어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대학생들이 투자를 시작한다면 어떤 자세와 스탠스로 접근해야 하는지 말해 달라.

 A. 투자 대상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기업으로 정하는데, 예를 들어 전공이 식품이라면 식품회사에, 약학과라면 제약회사에 투자하는 식이다. 또는 백화점에 갔을 때 가장 사고 싶었던 브랜드라든가 부모님이 몸담고 있는 회사 등이 될 수 있다. 알고 싶은 기업, 관련성 있는 기업에 투자를 하게 된다면 투자가 조금 더 쉽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투자 방법으로는 앞에서 언급했던 '스노우 볼'효과를 기대하는 자세여야 한다. 단기에 큰 수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저축하는 마음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 200년 전 24달러가 지금의 30조달러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 넣길 바란다.
 
 워런 버핏에게 배우는 투자의 원칙
 '20세기 가장 위대한 투자가'로 불리는 워런버 핏이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바로 코카콜라다. 그가 가장 즐겨 마셨던 음료였기 때문에 그가 가장 잘 아는 기업 그리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식투자 대상 기업이 된 것이다. 반면 그는 IT기업에 투자했던 적은 한번도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가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아는 만큼 얻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한 발 비켜선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상식에 따른 투자가 항상 상식에 걸맞는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증시의 불확실성과 가변성, 그리고 의외성 때문이다. 이런 가변적 상황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증시를 보는 눈을 갖추는 것이 대학생들에게는 필요하다.

 워런 버핏이 그러했듯 잘 아는 기업을 대상으로, 또 조용준 전무가 강조했듯 장기적 투자를 기반으로 삼는다면 주식 투자에 처음 도전하는 대학생들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희준 대학생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