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6년, 네덜란드 서인도회사는 인디언으로부터 맨해튼섬 전체를 약 24달러에 해당하는 물건과 장신구를 주고 샀다. 섬을 사들이는 대가로 너무 싼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인디언들에게는 오히려 그 거래가 결과적으로 괜찮은 것일 수도 있다.

24달러를 연간 10%의 복리 수익률로 투자했을 경우, 380년이 지난 현재 그 돈은 무려 12경달러에 이른다. 12경달러라면 동그라미 숫자만도 자그마치 16개나 된다(10의 16제곱). 그 돈으로는 현재 미국 땅 전체를 몽땅 사들이고도 남으며, 남은 돈으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사들여도 여전히 여유가 있다. 그만큼 엄청난 규모다. 대학교에서 경영학과 학생들의 재무관리론 교재로 주로 사용하는 로스 박사의 책에 나오는 구절인데, 복리의 위력을 설명하는 유명한 사례다.

사실 복리가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채를 빌렸더니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이자가 불어나가서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더 이상 뉴스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다.


그런데도 정작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이와 같은 복리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어떤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올라서 수익이 났다. 이때 당신이라면 그 수익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많은 투자자들은 수익은 일단 챙겨서 따로 떼어놓고, 원금으로 다시 주식에 투자한다고 답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복리의 장점을 누리지 못한다. 이자에 이자가 붙어서 돈이 불어나는 것이 복리의 매력인데, 애써 벌어들인 수익을 따로 떼어내고 원금만 다시 재투자하는 것은 수익률을 되레 낮추는 행위다.

예를 들어 100만원의 원금으로 매달 꼬박꼬박 5%의 수익을 2년간 얻었다고 하자. 이때 매달 벌어들이는 수익 5만원을 떼어내고 원금만 재투자하면 2년 후 원리금의 합계는 220만원이 된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수익을 원금에 합해 재투자했다면 2년 후 원리금의 합계는 무려 323만원에 이른다. 투자기간이 더 길거나 혹은 수익률이 높다면 차이는 더욱 더 크게 벌어질 터.

물론 수익을 일단 챙기고 원금만 재투자하는 사람들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하여"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딴은 그럴듯하다. 그런데 위험을 관리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리의 장점마저 훼손해서는 곤란하다. 자칫 투자가 실패해 손실을 입을 경우를 대비해 위험을 제한하려면 수익을 따로 떼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원금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이내로 한정해야 한다. 투자원금의 규모를 조정해야지 수익을 재투자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투자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고 애쓰지만 이처럼 복리의 위력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수익률은 쑥 올라가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