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세계에 입문하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소리가 '장기투자'다. 우량주를 고른 다음 강태공이 세월을 낚듯 느긋하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수익률로 보답받는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투자에는 조건이 있다. 우량주 가운데서도 미래성이 있어야 하고, 실적을 지속적으로 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LG화학과 현대자동차가 이 같은 '장기투자의 미학'을 입증하는 대표 종목으로 떠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LG화학과 현대차의 질주
최근 증시에서는 LG화학이 '날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승장구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주가가 치솟고 있다. 2년 전인 2008년 만해도 8만원 중반에서 지루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22만원대로 뛰어 오른 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30만원 중반까지 주가가 업그레이드됐다.
LG화학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만3000원대에서 4년간 제자리걸음을 했다. 2007년 연평균 8만원 중반까지 오른 뒤 금융위기에 잠시 주춤거리다 지난해부터 '증시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이 증시의 총애를 받는 이유는 '2차 전지'때문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2차 전지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속가능한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LG화학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해 221.8%에 이어 올 들어서도 50%에 육박한다. 특히 외국인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45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현대차도 지난해부터 신나게 달리고 있다. 지난해 주가상승률은 206.3%에 이르고, 올해도 10% 이상 올랐다. 최근 계절적 요인과 가격 부담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밝다.
현대차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는 코스피시장이 활황으로 2007년 2064의 고점을 찍던 시기. 하지만 중국관련주인 철강과 조선이 날개를 펼칠 때 현대차는 주가가 뒷걸음치며 소외종목의 설움을 받았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3만9500원까지 후퇴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겪는 와중에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며 최근에는 13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21일에는 14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3만9500원이 14만9000원까지 4배 가까이로 뛴 것이다.
◇우량주 장기투자의 힘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냉대받던 두 종목의 반란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듣지만,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우량주 장기투자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장기투자를 하려면 조급한 성향을 버리고 느긋해 지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실제 '금싸라기 같은 내돈'이 증시에 들어가면 심리적으로 평정심을 찾기 힘들다.
종목 선택이 주효해 단기간에 15%가량 올랐다 치면 주가가 유턴해 떨어질지 모른다는 심리에 팔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십상이다. 팔고 나면 다시 주가가 오르니 재매입을 시도하고, 재매입하는 순간 미끄러져 그나마 조금 얻었던 수익도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점에 있다 보면 희한한 일이 많습니다.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성 있는 주식보다 루머를 듣고 '묻지마 식'으로 도전하는 주식이 상당수죠. 매수를 말렸지만 고집을 피워 사들인 뒤 추락하는 수익률에 한숨을 내쉬는 고객을 많이 봅니다."
모 증권사 지점장의 말이다. 장기투자가 답인 것은 알지만, 실천하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는 소리다.
◇뒷전에서 숨을 고르는 우량주를 찾아보자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좋은' 주식을 골라 '좋은' 가격에 매입하고 그 회사가 높은 수익성을 보이는 한 계속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투자 비법 역시 느긋한 우량주 장기투자인 것이다.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종목 가운데 바로 제2의 LG화학이 있을 수 있다. 장기투자를 위해 워렛버핏식 투자법으로 접근해보자.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버핏식 투자법이 적용되는 종목은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종목 대상 시가총액 상위 30% 이상인 종목 ▲대상 종목 중 과거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인 종목 ▲다시 여기서 순이익마진(Net Profit Margin)이 업종 평균보다 큰 종목 ▲이 과정의 선별 종목 중 주당 현금흐름(Cash Flow)이 상위 30% 이상인 종목 ▲대상 종목 중 시가총액 증가율이 자본총계 증가율 보다 큰 종목 ▲대상 종목 중 향후 5년간 현금흐름(Cash Flow) 추정치의 합계가 현재 주가(시가총액)보다 높은 종목으로 요약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기준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KT&G, 고려아연, 글로비스, LS산전, 한전KPS, 메가스터디, 대한해운, 동원산업 등을 지목했다.
1년의 시간이 흘러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이들 종목은 대부분 우량주로 꼽히며 장기투자를 고려할만한 종목으로 분류된다. 직접 투자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최근 인기가 바닥인 주식형펀드에 집중하는 방안도 구사해볼만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