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자는 버티고, 지킨다는 뜻의 ‘수(守)’ 자가 되겠습니다. 이 한자는 사방이 지붕으로 덮혀 씌워져 있는 ‘집 면(宀)’과 마디 혹은 혈연지간의 촌수를 의미하는 ‘촌(寸)’이 절묘하게 합쳐진 모양을 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한 지붕 아래 사는 식구가 적 앞에 굴하지 않고 똘똘 한 마음으로 뭉친다면 능히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다는 뜻으로 그 의미를 새길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은 스페인이 우승하면서 끝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알다시피 16강에는 진출했지만 안타깝게도 8강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올림픽 중간 연도를 택해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월드컵 대회는 단일종목으로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 행사라고 하지요. 
  
이제 다시 ‘수(守)’ 자를 잘 살펴보세요. 마치 한자 모양이 경기장의 ‘골대(宀)’와 지키는 수비선수(一)를 중심으로 공격하려는 선수(丨)가 서로 공(·)을 놓고 다투며 잡으려는 형국으로 눈에 보이지요. 이렇게 그림이 들어오지요. 

◆경비절감은 최선의 수비가 아니다
 
서광원 생존경영연구소장이 지은 <사장의 자격>이란 책을 보니까, 이런 구절이 나오데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요? 제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요? 사장으로 산다는 게 뭘까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제가 정말 무능한 걸까요?”(중략)
 
사장이거나 한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인 그들은 늦은 밤 소주 한 잔을 앞에 놓고 혼자 수만 가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얽히고설킨 감정 하나를 툭 던질 상대가 필요할 뿐이다. (5~6쪽, 서광원 지음, 걷는나무 펴냄)
 
얼마 전 저녁이죠. 돌곶이역(지하철 6호선)으로 가기 위해 서대문(연구소)에서 출발하고자 지하철을 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그런 날이지요. 돌곶이역에 도착 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인 석관동에 위치한 ‘대게 축제’를 찾아갔지요. 주광일 사장님과 만나기로 약속됐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 ‘대게축제’는 하루 매출이 1000만 원, 월 3억은 팔았던 곳(명소)이지요. 그런데 요새는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매출이 월 2억 정도 오른다고 합니다. 이러면 남는 장사가 안 되지요.
 
그래서일까요. 주 사장은 월드컵 축구경기를 보면서 줄곧 ‘수(守)’ 자를 메모장에 쓰고 또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공격도 좋지만 지금은 수비를 잘 해야 한다고 하지요. 그래야만 버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을 창조한다는 뜻의 창업(創業)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지속할 수 있는 경영, 즉 수성(守城)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주 사장은 속내를 고백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버틸 생각이세요?”
 
이렇게 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앞으로 계획을 술술 얘기하더군요.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외식공간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을 하겠다"라고 하마 말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리포지셔닝이란 소비자의 욕구 및 경쟁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제품(업종, 장소 등)이 가지고 있던 포지션의 장· 단점을 철저하게 분석해 새롭게 조정하는 일련의 활동을 뜻하는 것이지요.
 
어쨌든 대한민국의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지금 ‘버티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워낙 장사가 안 되니 당연한 것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묘수인 ‘경비절감’이 기껏 대안의 전부라는 것이죠.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바라는 것이 그리 잘못된 경영은 아닙니다.
 
그런데  인건비를 줄이고, 원가 코스트 등을 대폭 낮추는 경비절감은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경비절감의 노력이 결국에는 소비자 불만을 낳고, 경영자로서 '이럴 때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마케팅이다'는 자기 태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 요컨대 우선순위에서 경비절감이 1순위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결론적으로 매출이 1순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매출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올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야 합니다.
 
만약 1·5배로 잘하는 종업원이라면 3명 몫이 필요하더라도 2명만 고용하면 되지요. 단, 월급은 1·3배를 주는 것이지요. 그렇더라도 0·2의 이익이 경영자에게 남지 않습니까?
 
◆장사가 안될수록 '보통 이상'의 해법을 찾아라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석유왕 존 록펠러가 말했던 경영의 정의를 애써 기억해야 될 것입니다.
 
“경영이란 보통 사람들을 최고로 능력 있는 사람들처럼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보통 능력으로는 어려운 때를 버틸 수가 없습니다. 장사가 안 될수록 보통 능력 있는 사람들과 일해서는 안 됩니다.  최고로 능력 있는 사람들처럼 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 능력이 우수하다고 판단이 되면 알맞게 대우해주고 매출에서 더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2000개 적자회사를 살려낸 장본인이자 국내에는 <사장의 노트>라는 책으로 소개된 바 있는데요. 저자는 하세가와 가즈히로 사장입니다.
 
“맛은 좋지만 고객이 별로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 중화요리 음식점이 얼마 전에 음식 가격을 20% 정도 올렸다. 하지만 기업가의 눈으로 보면 단순히 가격만 인상해서는 고객에게 외면을 받는다. 따라서 나름대로의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같은 요리를 내놓더라도 가격이 비싼 고급 그릇에 담아낸다거나 눈앞에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이는 등 고객이 20%의 금액을 더 지불하더라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연출이 필요한 것”(137쪽, <사장의 노트>, 하세가와 가즈히로, 이정환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냉정한 얘기지만,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경비절감’은 진정한 의미에서 ‘수(守)’로 볼 수 없습니다. '이 집에 오고 돈 쓰는 게 아깝지 않다' 라는 행복한 가치를 손님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식구(사업장, 조직원)는 강적 앞에서 굴하지 않습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쳤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경비절감’은 절로 발생되지요. 제대로 된 ‘수(守)’, 즉 경영의 길이 열리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