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물이 있고 아래로 나무가 있는 낯선 장면. 하늘의 물은 수영장의 밑바닥이다. 마치 아쿠아리움처럼 투명하게 뚫려있다. 반면 아래로는 건물 외부로 수목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희안한 광경은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학교 병원 맞은편에 우뚝 솟은 두개의 높은 빌딩 3층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국내 최고급 시니어 복합 문화 커뮤니티 시설을 지양하는 ‘더 클래식 500’이다. 흔히 스타시티라고 부르는 곳이다.

위용을 뽐내는 두개의 빌딩은 각각 40층과 50층이다. A동은 16층부터 50층까지, B동은 5층부터 40층까지 442실이 모두 시니어 주거시설이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단일평형인 183㎡(56평형)의 주거공간에 들어섰다. 널찍한 소파와 서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려보니 주방까지 묶여있다. 마치 대형 원룸에 들어온 듯 하다.

시니어 주거시설이다 보니 구역을 구분 짓는 문턱이 없다. 바퀴달린 작은 물건이라면 어디든지 입출이 수월하다.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노인도 혼자서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방은 하나다. 부부 2인 혹은 개인 1인이 1실을 사용하는 시니어 시설만의 독특한 구조다. 만약 손님 등이 온다면 시설 내부에 있는 호텔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회원이라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손님을 모실 수 있다.

접근성 높고 대학 연계 프로그램 활발

최근 한 설문에서 노인들이 좋아하는 주거시설 1위는 텃밭을 가꿀 수 있는 교외가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내 중심부라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흔히 노인들이 시니어 타운 입주를 꺼리는 이유로 ‘고립에서 오는 소외감’을 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인복지시설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지역에 분산됐지만 입주율이 낮은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더 클래식 500은 건국대학교와 주변 상권으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다. 건국대 재단에서 출자한 회사다 보니 학교 연계 서비스도 많다. 회원이 되면 학교 도서관 대출증이 나오고 시니어 컬리지 과정을 들을 수 있다. 미래지식교육원의 교육프로그램은 30% 할인된다.

병원과의 조직력은 다른 시니어 타운과 견주어도 뛰어난 편이다. 24시간 간호사 상주 서비스와 비상호출시스템이 운영되며 최단시간 내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진료도 간편하다. 예약부터 접수, 진료, 퇴원까지 행정적인 절차를 이곳에서 대행해 준다.

건물 내부 및 주변 편의시설을 둘러보니 없는 것이 없다. 자체 의료시설에 들어서자 3대로 보이는 가족이 할머니의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듯 했다. 자녀들이 손자를 데리고 할머니를 찾아올 수 있는 이유는 근접성이 뛰어나서다. 청담대교 바로 앞에 위치해 있고 지하철과도 지척이다.

피트니스 센터에는 운동을 즐기는 노인들이 북적인다. 몸짱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체력증진에 열심이다. 순백발의 할아버지도 있는가 하면, 처녀의 몸매를 유지한 채 달라붙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러닝머신을 질주하는 할머니도 있다.

이밖에도 영화관과 미술관, 도서관, 골프, 연회시설 등이 건물 내부에 구비됐다. 회원 무료인 곳도 있고 별도의 비용이 드는 곳도 있다.

부부 중 한명은 60세 이상이어야

더 클래식 500은 노인복지법에 따른 유료노인복지시설이므로 부부 중 한명이 적어도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다른 노인복지시설과 달리 분양받을 수 없다. 오로지 임대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기 때문이다.

임대가격은 8억원이다. 월 관리비도 기본적으로 120만원이 들어간다. 식대는 별도다. 내 집도 아닌 임대 아파트를 8억원이나 주고 매달 120만원이 넘는 관리비를 내면서 누가 들어올까 싶지만 계약은 70%에 이를 정도로 소리 없이 강하다.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대한민국 상위 0.05%에게는 무리가 없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같은 아파트 가격 하락기라면 가격 떨어질까 노심초사 할 필요도 없고 주택 관련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계약기간 후 돌려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더 클래식 500은 관리비를 임대료에서 제하는 이른바 역모기지형 상품도 출시했다. 만약 8억원의 임대료를 내면 여기에서 매달 관리비가 빠져나가고 계약 후 최고 20년간 주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단 8억원이면 관리비 없이도 입주가 가능해진 만큼 문턱이 낮아진 셈이다.


"서비스는 유명 호텔급"
강병직 더 클래식 500 사장

Q. 입주비 8억, 비싸지 않나?
A. 강남의 30평형대 아파트의 시세가 평균 10억에서 12억원 정도다. 강남에서 8억원이면 전세 수준이다. 이에 비하면 더 클래식 500에서는 더 넓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8억원의 입주비와 월 기본관리비 120만원 정도로 누릴 수 있다.

Q. 회원들은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되나?
A. 직원들의 어머니 아버지 같은 대우를 받는다. 질 좋은 서비스를 위해 유명 호텔 서비스 교육부서에 2~3개월 파견 형태로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소셜 네트워크’에 치중하고 있다. 스파와 메디컬 휘트니스 클럽, 골프클럽, 북카페, AV룸, 노래방, 게임룸 등 취미생활 공간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골프, 바둑, 부부댄스, 노래 등 자발적인 동호회 활동도 왕성하다. 우리는 (동호회)활동에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을 하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회원들끼리 모여 크루즈 여행도 다녀온다. 골프와 맛집 탐방 동호회는 본인도 자주 찾는 동호회다.

Q.회원 간 교류라고 했는데 주로 어떤 사람들이 입주하나?
A.1세대 CEO부터 의사, 변호사, 예술인, 학자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많다. 아직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회원이 약 30%다. 평균 연령은 69~71세, 전 거주지는 강남과 서초가 약 70%다.

자녀 중심의 삶에서 부부 중심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고 싶지만, 세상과 단절하고 싶지 않고 출가한 자식들이나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며 비슷한 연배들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회원들은 인근 롯데백화점이나 건국대학교, 건국대병원과 같은 생활기반 시설과 다리 하나 건너면 강남문화를 접할 수 있는 지리적 강점을 높이 평가한다.

Q.앞으로의 목표는?
A.정식출범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프론티어 정신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도심형 복합문화주거공간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한 일이 간판부터 내건 일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지만 더 클래식 500이라는 브랜드를 최고급 시니어 주거타운의 대명사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