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운전자로 보이는 여성이 등장한다. 여성은 마치 차를 탄 채 주차에 애를 먹고 있는 듯한 마임을 하고 있다. 조심스레 주차를 하던 여성은 결국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뒷차와 충돌한다. 이어 ‘주차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 하는 것’이라는 멘트가 나오고 차 바퀴가 90도로 꺾이면서 차는 블록 맞추기를 하듯 빈 자리를 찾아 주차된다.

현대모비스의 자동주차편 TV 광고 내용이다. 김여사 캐릭터로 대변되는 초보 여성운전자가 주차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광고는 항상 미래 기술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로 표현된다. 현대모비스의 TV CF 충돌편과 졸음편이 그 예다. CF에서 운전자의 졸음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치와 충돌을 감지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하더니 곧 상용화 계획까지 발표했다.

충돌이나 졸음 방지 기술의 사례는 SCC(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간거리제어장치)에서 찾을 수 있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자동 운행하는 크루즈 컨틀롤의 기본 기능에, 차량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앞 차량과 사전에 설정된 일정 간격을 자동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스마트한 기능을 얹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고속도로 주행에서 이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자칫 조는 일이 생겨도 충돌 사고를 면할 수 있다.

LKAS(레인 키핑 어시스트 시스템, 차선유지도움장치) 역시 졸음운전을 막는 기능을 담당한다.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량이 차선을 이탈할 경우 위험상황을 감지하고 안전하게 차량의 방향을 바꿔준다. 전방 200m까지 거리가 측정되고 근거리에서 64도까지 시야가 센서가 확보된다. 차선이탈 위험이 감지되면 경보음을 울려 위험상황을 알리고 핸들에 적당한 힘을 가해 차선을 유지시킨다.

◆ ‘원가를 낮춰라’ 모비스 신사업 특명

지난 4월 찾은 포승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독특한 모양의 자동차가 한 눈에 들어왔다. 차체는 없고 오로지 차량의 조향장치와 앞바퀴만 달린 반쪽짜리였다. 견학자에게 직접 조향장치를 제어해 보고 차이점을 느껴보라는 현대모비스의 자신감이었다.

MDPS(모터 드리븐 파워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장치는 조향장치에 모터를 달아 유압식으로 조작되는 기존 조향장치에 비해 제어가 손쉽도록 만들어졌다. 휠을 돌릴 때마다 모터가 운전자의 의지에 맞게 움직임을 도와준다.

현대모비스의 신사업 중 하나인 R-MDPS는 기존 MDPS에 전동모터가 랙(Rack)에 직접 장착됐다는 점이 다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랙에 기어를 장착했을 때 생산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가 절감을 위한 결과물이다.

지난 7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현대모비스는 SCC를 포함해 9가지 미래형 신기술 아이템을 발표했다. 강점 분야인 모듈제조 및 AS 부품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2020년까지 IT컨버전스 전장, 친환경 핵심부품, 모듈통합 시스템을 3대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SCC 등 핵심기술을 10년 후 먹거리로 지정했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세계 유명 차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세계 기술에 경제성을 얹었다. 특별한 성능에 공급가를 낮추니 경쟁력도 자연히 높아지고 있다.


◆ 졸음운전 대비용 기술, 양산 준비 완료

핵심기술의 대표 격인 SCC는 현재 국내에 보급된 기술이 10Km/h 이상에서만 작동하는 점을 보완해 저속에서도 가능토록 했다. 한국형 도로에서 적합해 대중성까지 갖춘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까지 모든 속도 구간에서 작동해 저속 주행 구간에서도 정지 및 서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춘 SCC를 양산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상태다. 현재 독일의 컨티넨탈과 보쉬가 양분하고 있는 세계시장에 도전한다는 복안이다.

LKAS는 ‘카메라→영상처리 장치→LKAS 제어 ECU→조향장치 자동작동’을 통해 안전운행을 돕는 능동형 차량기술로 전자·통신·제어공학 기술이 집적돼 있다. 차량 앞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도로영상은 실시간으로 영상 처리장치로 보내지고 LKAS 제어 ECU에서는 도로영상을 파악해 경보음과 조향장치를 제어한다.

현대모비스는 독자기술로 LKAS를 양산할 계획이며,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조향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OEM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LKAS의 성공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MDPS(전자식 조향장치)와 같은 안정적인 조향기술이 선행 되어야 하는데 이 2가지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세계적으로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2∼3개 업체가 전부다. 

◆ 안전장치는 차량 혁명의 시작

현대모비스의 기술은 졸음운전 방지 시스템 뿐 아니라 자동차 전 영역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MEB(모비스 일렉트로닉 브레이크)는 현대모비스가 독자기술로 개발을 완료해 완성차에 적용하고 있는 첨단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커브길이나 장애물 등 갑작스런 위험상황 발생 시 차량의 움직임과 바퀴의 미끄러짐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안전한 조향을 가능케 하는 첨단 기술이다. ABS나 TCS, ESC의 기술이 여기에 해당된다. 타사 브레이크 시스템과 비교해 20%가량 무게와 부피가 축소됐으며 현재 중국형 아반떼와 카니발에 장착되고 있다.

타이어 관련 사고를 예방하는 TPMS(타이어 공기압 감시장치)는 타이어 관련사고 증가에 따른 고심의 흔적이다. 타이어의 압력과 내부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저압이나 이상고온의 상태일 때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타이어 관련사고가 1500여건에 이르고 사상자가 650여명에 이르는 등 전체 교통사고 발생 사망률(1.8%)에 비해 높은 사망자 비율(11.5%)을 고려하면 필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비정상적인 공기압은 타이어 수명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제는 기본사양이 되버린 AFLS(지능형 헤드램프)도 현대모비스의 안전 아이템 중 하나다. 기본모드에서부터 고속모드, 곡선로모드, 교차로모드, 시내모드 등 5개의 상황에 맞게 헤드램프가 전방을 비춰준다. 도로상황은 인공위성을 통해 전달받는다.

램프가 차량의 움직임을 미리 간파하고 미리 전방을 밝혀줌에 따라 AFLS를 장착한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는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다른 운전자에 비해 빠른 반응속도를 보이게 된다. AFLS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운전자의 필수 요소인 셈이다.


◆ 조작 쉽고 편안한 기술개발도 병행

기존에 볼 수 없는 색다른 기능도 연구 중이다. EPB(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는 손이나 발로 제어했던 파킹용 브레이크를 버튼 하나로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출발 시에는 페달만 밟으면 자동으로 풀리며 비탈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 주행 중에는 작동하지 않는다. 2011년 2월 K7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ECS(전자제어식 공기현가장치)를 적용한 점도 새롭다. 코일스프링 대신 공기압을 이용해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승차감을 높였다. 고속 주행 시 차체가 낮아져 안정성을 높이고 험로 주행 시 차체가 3cm 상승하는 기능도 이 장치가 수행하는 역할이다.

신기술 개발 열정은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2010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UVO(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개발한 기술이다.

최신 차량용 운영체제를 적용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차량 간 연결성을 크게 개선했으며 타사의 플랫폼오디오와 비교해 통합 음성인식 기능, 컬러 TFT LCD 및 터치스크린, 후방카메라 등 다양한 기능을 대폭 추가했다. 신규 기능을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이 UVO의 장점이다.

국내 드라이빙 사이언스 혁명을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졸음방지부터 차량용 인터페이스까지 현대모비스의 9가지 특별함은 오는 10월부터 하나씩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