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에 가면 흔히 이러한 선택의 고민에 빠진다. 한가지만 먹기에는 서운하고 두가지를 모두 먹기는 부담스러워 망설여진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인기를 얻은 메뉴가 바로 자장면과 짬뽕을 그릇에 반반씩 나눠 담은 '짬자면'이다.
금융상품에도 이러한 짬자면 같은 상품이 있다. 안전한 예금으로만 돈을 굴리자니 금리가 눈에 안차고, 수익률을 좇자니 위험성이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알맞은 상품이다.
바로 ELD(주가지수연동예금)이다. 원금은 보장되면서 주가지수 등 시장지수(또는 가격)의 변동에 따라 일반 정기예금 이자율보다 2배가량(정확한 수익률은 상품마다 다름) 높은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ELD가 올해 은행권 히트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 대표 상품인 '지수플러스 정기예금'의 2010년도 판매액이 지난 7월29일 1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의 '세이프지수연동예금' 판매액도 지난 8월4일 1조원을 넘어서며 'ELD 1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지난해 국민은행ㆍ우리은행ㆍ신한은행ㆍ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의 지난해 ELD 연간 판매액이 2조6875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눈부신 성장세다. 은행 중 가장 먼저 1조원 테이프를 끊은 하나은행의 올해 연간 판매액만도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ELD가 뭐길래? ELD 투자는 어떻게 해야 현명할까?
◆ ELD 뜯어보기
먼저 ELD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음의 질문에 답해보자. 만일 안전자산을 선택하라면, 두 가지 상품 중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① 연 3.5%의 1년짜리 정기예금
② (투자결과가) 잘 되면 연 7~15%, 안 되면 원금(금리 0%)만 건질 수 있는 상품
만일 ②을 선택했다면 안전자산의 일부를 ELD에 예치해도 좋은 투자자다.
ELD는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원금은 지키도록 하되, 일부 자산을 주식 등과 연계된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투자에서 만족할만한 성과가 나지 않으면 이자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비록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이라고 해도 '증시, 나몰라' 투자자는 곤란하다. 족집게 수준은 아니더라도 "대략 앞으로 주가 흐름이 어찌될 것이다" 등의 풍월 정도는 읊을 수 있는 관심이 있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 방향성(시장 가격)을 예측하고 이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흔히 ELD는 연동지수의 등락 예측에 따라 보통 4~5가지 유형의 상품으로 출시된다. 그 유형은 상승형, 하락형, 무제한 상승형, 박스형(양방향형), 개별주식연동형 등이다. 은행에 따라 이들 유형중 일부만을 내놓거나 혼합ㆍ응용해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만기(1년)해지 시에 연 1%가 보장되며 지수상승률이 10% 이상일 경우 연 9%를 지급받는 ELD가 있다고 하자. 이 상품은 1년 뒤 지수상승률이 가입 당시보다 10% 이상이면 일반 예금 금리의 2배가 넘는 수익을 챙길 수 있고, 최악의 경우라도 최저 연 1%는 보장되므로 원금 이상은 지킬 수 있다.
이와 같은 ELD상품은 판매사에 따라 또는 유형에 따라 기대수익률이 각기 다르게 제시된다. ELD의 판매기간은 은행별 상품별로 다르지만 회차별로 대개 1~2주일씩 판매한다. 회차별로 그때의 투자환경에 맞게 기대수익률과 구조가 조정되므로 조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투자한다.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최저 가입 금액은 100만원 수준이다. 만기는 6개월, 1년 등 상품마다 다른데 보통 1년짜리가 많다. 중요한 것은 한번 ELD에 투자했다면 100만원이든, 1000만원이든 결코 만기가 되기 전에 찾아서는 안 된다는 것. 주가 방향성 예측이 엇나가도 원금은 보장된다는 조건은 반드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에 한해서다. 만기 전에 환매할 경우에는 수수료(상품마다 다르지만 약 4~6%)가 부과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잘 나가는 ELD, 앞으로도 잘 나갈까?
'내가 들어가면 상투(또는 끝물)'이라고 푸념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한창 달구어진 ELD도 혹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공성률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 못하지만 직접 투자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시점에 상관없이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LD는 횡보장세에서 높은 수익을 제시받는 특성 때문에 향후 뚜렷한 상승장이 오면 매력이 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 팀장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ELD에 적극적으로 많은 비중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정기예금) 금리'를 중요한 변수로 제시했다.
이 팀장은 "정기예금 금리가 연 3% 초반일 때는 세금을 제하면 실제 2%선의 이자를 받게 되기 때문에 그 2%정도의 이자를 잃더라도 예금보다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ELD가 더 매력 있지만, 향후 금리가 상승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굳이 원금정도만 건지게 될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ELD를 선택할 필요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이어 "시중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선으로 상승하게 되면, 약간의 원금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ELF(주가연계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상품 가입 5계명
① 주가 향방을 예측하라.
② 중도해지 할 필요가 없는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③ 상품 구조가 너무 까다롭지 않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④ 환매수수료 조건을 살펴라.
⑤ 어려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