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대한 감정적 시간이 그 정도 지났을 거라는 느낌만 가지고 있을 뿐, 실제로는 30분밖에 안 지났다. 하지만 그는 1시간도 더 기다린 느낌을 갖는 것이다. 물론 악의적 거짓말이 아니고, 자신의 감정을 강하게 전달하려는 표현의 방법이다. 주로 소양인 체질을 가진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소양인이 나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너그러움을 갖게 된다면 상대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 "나도 차가 막혀서 금방 도착했다"는 전혀 다른 말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중시하고 있는 가에 따라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올바른 자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아란 기억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의식하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어떨 것이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나와 내 주변에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자아이다. 소양인은 이 자아를 자기 내부에서 찾기보다 자기 밖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재간(才幹)이 발달한 소양인은 마음을 근거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수시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한 행동이 옳은지, 내 모습은 어떤지 등을 묻게 된다. 소양인 체질을 가진 아이가 수시로 "엄마 나 예뻐?" "엄마 나 잘했어?" 등을 물어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재간이 많은 소양인은 관계를 중시하는 편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사물과 나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까지도 매우 중요시 생각한다.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소양인의 지혜(知)를 도량이라 표현하고, 그 도량에 의한 실천 자업(行)을 재간이라 표현한다.
도(度)는 척도를 재는 자다. 센티미터 자가 됐든 척(尺)으로 재는 자가 됐든 소양인은 자신만의 자를 가지고 산다. 어떤 잣대를 갖고 재긴 재는데 정확하게 눈금을 재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 한눈에 산을 감상하듯이, 또는 그림을 그릴 때 눈대중으로 가늠을 하듯 하는 가늠자가 바로 소양인의 도(度)다.
따라서 소양인은 자신이 얻은 자가 세밀하다고 과장할 수도 있고, 자신이 맘에 안 들면 대충대충하여 경박한 실수를 많이 하기도 한다. 눈대중으로 척척 재는 데 이상하게 잘 맞는 달인과 같은 소양인도 주변에 꽤 있다.
소양인 중에는 간혹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모든 것을 이뤘으니 내 목표는 끝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끝이라 말하는 순간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목표 달성은 가능하지만 진정한 삶의 목표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소양인은 상황 판단도 빠르고 비교적 영리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더 중요시 생각해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진정한 성공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