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단지 자문사만의 영역이 아니다. '펀드업체'로 알려진 자산운용사도 자문형랩 경쟁에 합류했다. 바로 드림자산운용이다. 의아하기도 하면서 이색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드림자산운용의 정해원 대표와 성인근 주식운용본부장을 만나 자문형랩 시장에 진출한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이들이 밝힌 랩 운용의 계기는 간단했다. 랩 상품이 드림자산운용의 투자철학과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고객들이 펀드에 가입한 후 자신이 투자한 돈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할 뿐더러 매니저가 펀드 계좌 하나하나를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객들의 원금을 지켜가면서 유망한 종목을 선별해 집중 투자하는 것이 드림자산운용의 철학"이라며 "고객과 운용사가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의 일환으로 자문형랩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드림자산운용은 우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서 자문형랩 상품을 운용 중이다. 이와 관련 성인근 본부장은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 종목 중 몇 가지를 공개했다. 드림자산운용이 12~13개 정도로 압축 선택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대표 유망종목에 포함된 것들이다.
1. 제일모직
성 본부장이 가장 먼저 꼽은 종목은 제일모직이다. 자문형랩을 시작하기 오래 전부터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제일모직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 다변화 때문이다.
제일모직은 보통 의류 및 화학 관련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하면서 편광필름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편광필름 생산을 발판으로 제일모직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15일 종가 기준으로 10만원이다.
2. SK C&C
SK C&C 역시 드림자산운용이 추천하는 유망종목이다.
성 본부장은 "지주사 논란도 있었지만 이에 대한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지주사 테마에 주목한다면 SK C&C가 단연 1순위 종목이다"라고 말했다. 15일 SKC&C의 주가는 8만9500원이다.
3. 풍산
풍산도 드림자산운용이 자문형랩을 시작하기 전부터 포트폴리오에 담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들고 갈 종목이다. 비철금속업을 주로 하는 풍산은 방위산업에 있어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다.
드림자산운용은 풍산의 주가가 1만8000원 수준일 때 처음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켰다. 랩에 담을 때에는 주가가 2만6000원대였다. 그리고 15일 현재 4만950원까지 치솟았다.
성 본부장은 "풍산은 여전히 저평가된 장기 유망주"라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4. 한화케미칼
올해 주목받는 업종으로 화학업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화학업종에서 주목받는 대표적 기업이 한화케미칼이다. 최근에는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 업체 중 4위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했다. 주사업이 석유, 화학에 이어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된 셈이다.
성 본부장은 "과거 한화케미칼은 한화그룹의 캐시플로 역할을 하느라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대한생명이 그룹 내에 들어오면서 한화케미칼이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의 소비회복이 석유화학 업체, 특히 한화케미칼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해원 대표와 드림자산운용
정해원 드림자산운용 대표는 씨티은행 기업금융부 부장, HSBC은행 기업금융본부 전무, Calyon은행 부대표 등을 역임하며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자산운용사에는 2009년 5월 첫 발을 들였다. 당시 회사명은 블리스자산운용. 1999년 5월 설립된 다임인베스트먼트가 전신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대표가 됐다는 뿌듯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소위 '잘 나가는' 회사를 이끄는 것이 그의 임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영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회사를 리빌딩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 것이다.
정 대표는 "139억원에 달하는 자본이 잠식 상태에 있었다. 회사를 살리는 게 급선무였다"며 취임 당시를 떠올렸다. 정 대표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리스크 관리라고 확신했다.
급하게 먹다간 체할 수 있다. 일단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면서, 고객들에게 다가가겠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회사명을 드림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정 대표가 드림자산운용의 수장이 된 후 대표적인 성장형펀드인 '드림하이밸류증권투자신탁'과 자산배분형 펀드 인 '드림 밸류판이더 증권투자신탁' 등을 출시하며 성공적으로 운용해 나가고 있다. 지난 8월31일 기준으로 '드림하이밸류증권투자신탁'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7.04%다. '드림 밸류판이더 증권투자신탁'은 설정 후 19.64%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정 대표는 "어떤 해에는 손실을 보고, 또 어떤 해에는 이익을 내다보면 결국 제자리에 머물게 된다"며 "무엇보다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면서 연평균 20%의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이 드림자산운용의 철학이자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