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더 사자니 이미 너무 올라서 먹을 것도 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지금 수익이 나고 있는 주식을 팔자니 더 오를 것 같아 손해 보는 것 같고…. 혹자는 행복한 고민이라고도 말하겠지만 당사자들은 이 생각만으로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맹용과강> 이소룡과 인디아나 존슨의 용기
이런 고민으로 골치가 아픈 이들에게 꼭 소개해 주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바로 이소룡 주연의 〈맹용과강>(猛龍過江, Way of the Dragon)이다. 사실 이 영화는 내용보다 제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맹용과강(猛龍過江)이란 직역하면 사나운 용이 강을 건넌다, Way of the Dragon은 용의 길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결국 용기 있는 자만이 강을 건널 수 있고 용의 길이란 것도 용맹한 사람의 길을 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요점은 바로, 지금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말하는 맹용(猛龍)은 무대뽀(?)적인 사나움, 즉 분별없는 용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사보라고 해서, 대박 정보가 있다고 해서, 아니면 증권방송이나 투자설명회에서 좋은 주식이라고 추천해서 무작정 용기내서 올인 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그럼 맹용(猛龍)이란 무엇인가? 확신에서 오는 용기, 신념에서 나오는 용기를 말한다.
신념에서 나오는 용기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해리슨 포드를 일약 스타로 만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그중에서도 세번째 영화인 〈최후의 성전〉이다. 이 영화는 마지막부분이 압권인데 잠깐 기억을 되살려 보자면 인디아나 존스가 성배를 찾아서 마지막 입구까지 왔는데 그 앞은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절벽이다. 절벽 너머에 출구가 있지만 갈 방법이 없다. 다들 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인디아나 존스는 허공에 발을 디딘다. 그러자 보이지 않던 다리가 나타나고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 그때 인디아나 존스가 절벽에서 중얼거린 말은 "Leaf of faith(믿음의 도약)"이었고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넬리)는 "You must believe(믿어야만 한다)"라는 말로 아들을 응원한다. 내가 말하는 맹용(猛龍)은 이런 것이다.
그렇다면 용기의 원천이 되는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확신은 바로 지식에서 나온다. 지식은 단순히 아는 것보다 내 것으로 받아 들였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주식시장에 대입시키면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 있으면 확실히 알라는 것이다. 확신 있는 투자자만이 제대로 된 주식을 가격과 상관없이 매수할 수 있고, 그런 과정이 있어야 큰 수익을 얻는 법이다. 관심 있는 기업에 대해 확신을 가질 만큼 알려면 다각도에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단지 수급과 차트, 가격 논리만 따질 게 아니라 기업의 성장성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SK C&C, 확신과 용기로 베팅할 종목
확신이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기업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2010년 10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주식 중의 하나인 SK C&C다. 혹자는 현재의 주가가 9만~10만원 수준인데 무슨 소리냐, 그것보다 비싼 주식이 얼마나 많은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SK C&C의 액면가격은 200원에 불과하다. 웬만한 KOSPI 주식의 액면가가 5000원임을 감안할 때 단순히 비교하면 25배를 곱해야 하니 쉽게 생각하면 한주당 가격이 250만원이라는 말이다. 가격이 이렇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은 웬만해서 살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가격논리로만 보면 그렇다는 거다.
그렇지만 SK C&C는 분명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SK C&C가 SK그룹의 시스템서비스 업체이면서 그룹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업무영역은 삼성SDS, LG CNS와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무난한데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 또는 장비를 개발하고 구축해주는 일을 한다. 투자 포인트로는 그룹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마진이 높은 OS사업부문의 확장, 새로운 성장 동력인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들 수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해외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는데 북미 모바일 커머스시장 진출로 기업가치가 향상될 것이란 점과 SK차이나 법인 출범 및 SK C&C 의 SK차이나 지분확보로 중국관련 계열사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물론 지배구조의 특성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그룹사 매출에 있어서는 삼성이나 LG그룹에 비해서 작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외형적인 면에서는 다소 밀릴 수 있지만 금융시장 부문에서는 오히려 선두업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IFRS(국제회계기준) 및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있어 주요 대형 금융권 물량(은행 5개, 보험 1개, 증권 4개, 캐피탈 1개)을 수주해 금융 SI(시스템통합) 부문의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참고로 삼성SDS, LG CNS는 장외에서 작년 실적기준으로 PER 4~2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SK C&C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기준 PER은 14배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SK C&C 주식에 대해서 독특한 지분구조, 즉 순환출자구조의 해소와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고(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향배에 관련한 시나리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제각각이어서 최근 2~3개월 동안 8만원대의 목표주가를 주는 곳도 있는 반면에 15만원을 제시하는 이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가치 250만원 수준의 주식을 국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이 꾸준히 사 모으는 데는 그런 단순한 수급의 논리가 아니라 실적이나 성장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