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부들 사이에서는 허탈한 배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배추파동'으로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공급되는 배추를 잡기 위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배추뿐만이 아니다. 상추, 마늘, 건고추 등이 잇따라 고공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알뜰주부'를 울상 짓게 하는 고물가 공습경보가 울리고 있다.
'뛰는 채소값에 고기로 상추 싸 먹는다고?' 아니면 '배추김치 대신 오이소박이를?'
이렇듯 물가폭등에 우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겠지만, 보다 적극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의 거센 파도를 즐겨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투자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처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자재는 사실 일반인들이 선뜻 투자대상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지만, 농산물펀드 등 원자재펀드를 활용하면 가장 무난하게 투자할 수 있다.
농산물펀드, 최근 3개월 수익률 '활짝'
10월6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농산물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16.08%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9.43%를 달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농산물 펀드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전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곡물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을 그대로 추종하는 파생형펀드들의 강세가 뚜렷하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보면 '신한BNPP포커스농산물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상품형](종류A 1)'이 20.04%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일반상품-파생형)종류B'도 20.01%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는 최근 3개월간 13.40%를 기록한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즈니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C-I'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마이애셋글로벌코어애그리증권자투자신탁[주식]_Class A' (11.48%)의 수익도 양호하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는 물론 올 상반기까지도 거의 오르지 않다가 최근 3개월 정도 20% 올라왔다"면서 "중장기 측면에서 상승여력이 높아 향후 1~2년 투자하면 좋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펀드 등 다른 원자재펀드도 선전
연일 금 가격 최고가 경신 소식이 들려오는 금펀드의 수익률 역시 우수한 편이다. 금펀드의 최근 3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10.56%,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69%에 달한다.
금 펀드 중에서는 주식형펀드인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A)'이 최근 3개월 18.01%, 연초 이후 23.89%를 기록하며 가장 앞서고 있다.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의 수익률도 최근 3개월 11.56%, 연초 이후 21.41%로 우수하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날씨와 작황상태를 예측하기 어려운 농산물은 경제학적 잣대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은데 반해, 원자재 가운데 금은 가장 안정적인 예측이 가능한 투자대상"이라며 "다만 최근 급등한 가격이 최대 부담 요인이라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자재펀드 전반의 평균적인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196개 원자재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87%에 그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3개월 수익률은 평균 16.16%로 껑충 뛰었다. 이러한 원자재펀드는 향후 경기회복에 따라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유의점도 적지 않다.
김희망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원자재펀드는 적정한 타이밍을 포착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펀드지만, 어느순간 수익률이 좋아도 금세 떨어질 수 있어서 일반인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큰 펀드"라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의 10% 정도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또한 "원자재펀드는 주력 펀드는 따로 있는 상태에서 보조적으로 플러스알파 수익을 위해 활용할 만한 펀드"라며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변동성이 더 크고 예측이 힘들어서, 일단 수익이 나면 계속 수익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이익 실현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원자재가 펀드명에 들어간다고 해서 다 똑같은 원자재펀드가 아니라는 점도 따져볼 점이다. 원자재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과 원자재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지수형 등 유형에 따라 수익률 양상도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철 연구원은 "지수형 파생상품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주로 반영하는 반면 주식형펀드는 증시 민감도가 커서 증시가 밀리면 같이 밀릴 수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품"이라고 말했다.
주식처럼 그때그때 상황 변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ETF도 최근 뜨는 원자재 투자방법. 박현철 연구원은 "원자재 ETF는 원자재 주식형펀드와 비슷한 성격이면서 펀드보다 쉽게 거래할 수 있는 편의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펀드 투자는 보다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데 반해 ETF는 가격이 조금 내리면 팔아야겠다는 충동이 드는 등 시장 변화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TIP> 원자재 투자 5계명
1. '올인'은 금물
전체 투자 자산의 10~20%를 넘지 마라.
2.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
변동성이 높은 만큼 투자 대상도 다변화하라.
3. 거치식 <적립식
언제 빠지고 오를지 모를 때는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하다.
4. 속을 뜯어봐라
이름만 보고 판단말고, 투자 대상과 비율 확인하라.
5. '간'이 커야 한다
높은 기대 수익만큼 위험도 따를 수 있다는 것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