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은 키프러스의 왕이자 당대의 뛰어난 조각가였다. 여자와 잘 사귀지 못하는 성격 탓인지, 눈에 차는 아름다운 여자를 못 찾은 탓인지 모르지만 평생을 혼자 살기로 작정한 그는 대리석으로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었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여인조각상 갈라테이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그 조각상 같은 여인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를 지켜본 아프로디테 여신은 그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에 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생명을 준다.


이런 신화를 빗대어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르는데,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이 직접 실험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로젠탈은 먼저 학생이 정성을 다해 키운 쥐 그룹과 소홀하게 키운 쥐 그룹으로 나눠 미로찾기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정성으로 키운 쥐가 미로를 잘 빠져나오고 그렇지 못한 그룹은 미로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교사와 학생 간에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 로젠탈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발성 학습능력예측 테스트'라는 지능 테스트를 했다. 학급 담임에게는 앞으로 수개월 간에 성적이 오르는 학생을 산출하기 위한 조사라고 설명했으나 실제론 무작위로 뽑은 아동의 명부를 담임에게 보여주고, 명부에 기재된 아동이 앞으로 수개월 간에 성적이 향상될 학생이라고 알려주었다.

그 후 담임은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고, 확실히 그 아이들의 성적은 향상됐다. 담임이 아이들에 한 기대가 성적 향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로젠탈의 설명이다.

이 정도의 실험결과를 놓고 일방적인 믿음이나 기대, 소망이 실제로 일어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러나 골프에서는 피그말리온 효과의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처음 골프를 배우는 초보자의 입장에선 레슨프로 또는 골프 선배가 가르치는 대로 따라 하기에도 급급하다. 그러나 골프 열망이 남다른 사람의 경우 골프의 기본을 배우면서 머릿속에는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선수의 스윙을 심어놓고 거기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연습장 거울 앞에서 스윙을 스스로 점검하는 사람들은 독창적인 스윙을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롤 모델의 스윙을 익히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은 거의 전부가 자신이 꼭 닮고 싶은 골프 선수 두어명을 가슴에 담아놓고 닮으려고 연습한다. 지금 골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도 훈련시절은 물론 지금도 타이거 우즈, 프레드 커플스, 어니 엘스, 비제이 싱, 아담 스콧 등의 스윙 따라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완벽하게 같은 스윙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스윙을 만들겠다는 열망은 결국 자신의 기대와 소망을 성취시켜주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발휘한다.

나쁜 스윙이나 미스 샷 보다는 좋은 스윙과 성공한 샷을 떠올리며 스스로 격려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자신을 탓하며 골프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롤 모델을 두고 비슷해지려고 하는 사람과 같을 수가 없다.
 
'방민준의 거꾸로 배우는 골프'는 이번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