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는 중소기업 사장 A(65)씨는 흔치 않은 가업승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회사의 수익성은 크게 좋지 않지만 그래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그는 장남에게 가업을 넘길 요량이다.
문제는 공장부지 1만여㎡. 공시지가가 150억원을 호가해 일반적인 가업승계 방법을 활용할 경우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할 판이다. A사장은 고민 끝에 가업승계 전문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고 상법상 기업분할을 이용해 승계할 계획이다.
A사장의 사례처럼 가업승계에서 가장 큰 애로 중 하나는 과도한 조세문제다. 최고 50%에 이르는 고율의 상속증여세율도 그렇거니와 비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시가로 평가하지 않고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회사가치를 평가하다 보니 실제에 비해 과도하게 평가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르면 비상장주식은 수익가치와 자산가치를 가중 평균해 계산한다. 수익가치는 흑자가 날 때 올라갔다가 적자가 나면 내려간다.
문제는 자산가치다. 대다수 장수기업은 비교적 큰 규모의 공장용지를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때문에 가업승계에 훨씬 큰 애로를 겪는다. 이들 CEO의 대부분은 이익이 날 때마다 배당 대신 공장을 넓히고 대규모 시설투자를 해왔다. 문제는 회사가 적자가 나더라도 총 기업가치를 대폭 낮추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매년 공시지가로 평가되는 부동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세법 내에서 주식가치를 줄이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회사분할을 통한 가업승계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법인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기대되는 사업부를 분할해 별도의 신규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신규법인은 수익가치가 높고 자산가치가 낮을 것이므로 큰 세금을 물지 않고 신규법인 만을 우선 후계자에게 가업 승계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신규법인의 사업은 크게 성장하겠지만 기존법인은 저수익성으로 그렇지 못할 것이다. 어느 시점에 두 법인의 기업가치가 서로 역전이 될 경우 필요에 따라 신규법인과 기존법인을 합병시킨다면 적은 비용으로 훌륭하게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규모가 크고 여러 사업부가 있는 법인에서 최소한의 승계비용으로 승계를 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방법은 최소 5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져야 부작용이 적으므로 가급적 건강할 때 일찍 시작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회사분할은 단순승계에 비해 창업자나 후계자 이외의 가족에게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기존법인은 분할로 인한 신규법인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장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차후 기존법인을 신규법인에 매각했을 때 창업자와 가족들이 매각에 따른 금전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후에 있을지도 모를 상속분쟁 예방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이 방안은 그러나 승계과정에서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 분할 후 은행대출 문제도 미리 풀어야 할 숙제다. 회사가 분할됐을 때 보증인 및 대출의 승계문제로 은행과 마찰이 발생할 경우 회사분할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분할로 발생할 수 있는 세무상 문제점을 사전에 철저하게 검토해 분할로 인한 세무조사 시 발생할 세금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