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수단으로서 혹은 생계형 골퍼들에게 있어 골프 행복은 그다지 중요한 화두는 아니다. 목적에만 충실하면 그만인 거니까. 그렇지만 골프가 취미이고 오락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골프를 해야 한다든가 골프가 필요하다는 얘기나 골프의 중독성과 재미에 관한 이야기는 횡행하지만 정작 '골프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가'하는 물음은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묻지 않는 것이 일종의 예의(?)로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져 있다.
서로 뭘 그런 철없는 얘기를 하나 싶지만 기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그것을 들여다보면 골프는 짐스러운 그 무엇이고 아프도록 긁어서 시원한 무좀과 같다. 그런 줄 뻔히 알면서 다시 '과연 나의 골프는 즐거운가?' 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유는 바로 그 물음 속에 '골프를 어떻게 하고,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상당부분의 답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즐겁지 않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달려 있는 이유도 있을 것이고 스코어가 안 나온다거나 샷이 원하는 대로 안 된다는 것이 불행한 골프의 표면적인 이유일 텐데 왜 스코어가 안 나오는 것인가? 왜 샷은 늘 내가 원하는 결과를 배반하는가? 한걸음만 더 그 물음을 끌고 가보면 '그래 내가 노력을 했어야 말이지' 답이 뻔하다. 열심히 노력을 하면서도 결과가 시원찮은 경우는 사실 문제랄 것이 없다. 좋은 의사선생님 만나서 치료를 받으면 그만이다.
불행한 골프의 대부분은 노력 대비 기대 수준의 불균형이다. 이왕 시작했으면 웬만큼은 해야 한다는 강박이 문제고 현실적인 조건이나 상황은 그런 욕구를 따라가 주지 못하는 것이 불행 골프의 원인이다. 돈이 많아야 행복한 것이 아니고 지위가 높아야 행복한 것도 아닌 것처럼 골프를 잘해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똑같다. 소위 계백장군(계속 100타를 치는 사람)의 행복지수가 무지하게 높을 수도 있고 싱글의 행복지수가 지극히 낮을 수도 있다. 마치 싱글이 되어야 행복할 것 같고 싱글이 되면 저절로 행복에 이를 것 같은 착각을 걷어내고 보면 답은 뻔하다.
100타의 삶은 하루에 30분씩 연습하고 한달에 2번 이상 필드를 나가는 것이다. 보기플레이어의 삶이란 하루에 60분씩 연습하고 주 1회 필드에 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싱글은? 하루에 2시간 연습하고 주 2회 라운드를 해야 한다는 것 이미 정해진 것이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그보다 약간 덜하고 더 좋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좀 더 노력함에도 결과가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서 거기다. 스스로 견적을 내보면 내 골프의 수준이 무엇인지 생활 속에 답이 있다. 필드를 자주 나갈 수 없는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해서 대안적인 노력으로 스크린 골프나 파3홀 같은 것을 사이사이 배치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골프와 골프 스윙이라는 것이 마치 운동능력의 반영인 것처럼 착각들을 하지만 실은 그저 생활의 담담한 반영일 뿐이라는 것을 골프에 한때나마 미쳐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행복한 골프를 위한 첫번째 조언은 기대수준을 확실히 하라는 것이다. 내가 100타의 삶을 살고 있는지 보기플레이의 삶을 살고 있는지 싱글의 삶을 살고 있는지? 그만큼 혹은 그 이상 노력하는데 결과가 시원찮다면 연락하시라. 그거야 말로 원포인트 레슨이 필요한 일일 것이고 무료로라도 도와드릴 용의가 있다.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이유는 1000명 넘게 사람을 가르치다 보니 그런 경우는 지극히 예외적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제발 좀 스스로를 예외적인 인간이라 여기지 마시기를.
참 싱거운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행복은 욕망분의 충족이다. 더 좋은 스코어를 내고 싶다면 지금보다 더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 말고 어떤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