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인 100m를 뛰는 육상선수와 장거리인 마라톤을 뛰는 선수는 신발부터 구조가 다르다. 또 단거리 선수는 훈련 시 순발력을 키워주는 백근을 강화해 근육질의 다리를 만든다. 반면 마라톤 선수는 지구력을 늘리는 적근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다리가 가늘다. 장거리와 단거리는 달리기 방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마찬가지로, 재테크를 시작할 때도 돈을 모으는 수단보다는 목적과 기간에 따라 재무설계 방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거리와 장거리 경주의 차이와 같이 필요 자금의 목적기간에 따라 투자 방법이 좌우되는 분산투자가 보편화 되고 있다.
 
하지만 가끔 만나는 고객 중에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만 믿고 적금이나 펀드, 보험 등 여러 개 상품에 가입한 후 본인이 분산투자를 하고 있다고 뿌듯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위험에 대한 분산은 했을지 몰라도, 육상에서 단거리와 장거리를 구분하는 ‘투자의 기간 분산’에 대한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못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선호되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인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보험의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기간분산 투자의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보험은 공통적으로 코스트 에버리징(Cost Averaging), 즉 장기적으로 투자할 경우 투자기간 동안의 변동성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주식과 채권으로 이루어진 펀드에 간접투자가 가능하며 복리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두 상품 모두 공격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묻어놓기 보다는 주기적으로 수익률 등의 위험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운용목적과 기간을 고려한 분산투자를 생각한다면 재무계획에 따라 두 상품을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첫째는 수수료와 세금에 관련된 차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적립식펀드와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수수료 차감 방식이 다르다. 이 때문에 10년 이내의 목적자금이 필요할 때는 펀드가 유리한 반면, 10년 이상 장기목적자금 형성에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이 더 적합하다.
 
또한 적립식 펀드의 경우 현재 국내주식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만 비과세가 적용되지만, 변액유니버셜보험은 국내·해외·채권·이자 등 모든 매매차익에 대해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가 적용되므로 큰 규모의 장기 목적자금을 형성할 때 더욱 유리하다. 일반 고객이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운용할 경우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 중 15.4% 를 절세할 수 있고,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하는 경우 무려 38.5%의 세금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펀드의 장기운용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 변액유니버셜보험은 MMF·채권형·인덱스·국내주식·브릭스·해외주식 등 엄브렐라 형식의 펀드로 구성돼 있다. 적립식 펀드와 달리 펀드이전에 따른 비용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목돈의 위험관리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번째로는 사망보험금의 지급여부가 다르다. 투자 측면만을 고려해 본다면 사망보험금이 포함됐다는 것은 투자대비 수수료를 더 부과한다는 의미이므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의 목적이 자녀의 학자금, 가족의 미래를 위한 사업자금, 혹은 부부의 노후자금이라면 사망보험금의 의미가 달라진다. 가장의 부재 시에도 사망보험금을 통해 상당한 목적자금을 가족이 대신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변액유니버셜보험은 보장을 위한 종신보험이 아니기 때문에 사망보험금의 크기를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의 경우에는 잉여자금의 창구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것은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유니버셜 기능을 활용한 방법이다. 펀드 등의 방법으로 목돈을 모은 후, 그 돈을 비과세 입출금 통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셜보험에 추가 납입해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적립식펀드는 중기투자에, 그리고 변액유니버셜보험은 장기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똑똑한 재테크란 좋은 운용사에서 낮은 사업비를 추구하는 상품을 활용하거나 전문가에게 적극적으로 자산상담을 받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자금의 목적과 용도를 명확하게 정하고 기간에 따른 적절한 재테크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마라톤에 단거리 신발을 신고 출전하거나 단거리 경주를 위해 장거리용 근육을 키우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