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주식시장은 점차 호전되고 있다. 그러나 골프회원권시장은 여전히 하락세다. 이제는 반등할 때도 됐다는 것이 시장 내부의 의견이나,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이런 와중에 가장 속이 타는 사람은 회원권을 보유한 회원이다. 이에 못지않게 현재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준비 중인 골프장 관계자의 마음도 편치 않다. 거래 자체가 어렵다 보니 당연히 분양도 여의치 않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가족회원 제도가 진화하고 있다.
 
◆1억~2억원에 무기명 혜택까지

예전에는 배우자나 직계가족만 가능했던 가족회원 등록이 이제는 사위나 장모 등은 물론 타인, 심지어 무기명까지 가능하다. 회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가족회원 제도는 그린피 혜택에 따라 나눠볼 수 있다. 첫번째는 배우자나 직계가족만 가족회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골프장이다. 이들 골프장은 가족회원에게 대부분 주중에 그린피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데, 정회원보다 그린피가 조금 높다.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골프장은 88, 강남300, 김포시사이드, 우정힐스, 자유, 지산, 서원밸리 등이다.


여기서 한단계 더 보완된 것은 주중에 정회원과 같은 요금을 내는 제도다. 대표적인 골프장은 신라, 솔모로, 기흥, 썬밸리, 필로스 등이다. 주중 그린피는 물론 주말까지 같은 혜택을 주는 골프장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이런 골프장들은 주로 부부모임이 많다. 뉴스프링빌, 중부, 그랜드, 라데나, 골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골프장 중 가족회원 연회비가 있거나 추가로 가족회원 등록비를 내야 하는 곳도 있다. 아시아나, 신원, 티클라우드, 안성베네스트, 센추리21 등 몇몇 골프장은 타인을 등록할 수 있는 제도도 운영한다.

요즘엔 아예 가족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는 무기명 카드가 대세다. 몇년 전만 해도 무기명 회원권은 최소 10억원 이상으로만 거래됐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물론 대부분 지방 골프장이긴 하지만 1억~2억원대의 무기명 회원권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혜택 역시 나무랄 데 없다.

정회원과 지정인 혜택은 물론 무기명 카드를 2~3장씩 발행하는 회원권도 있다. 아트밸리, 옥스필드, 섬강벨라스톤, 마론뉴데이, 코스카 등이 이렇다. 이러한 추세는 영남권 골프장에서 시작해 제주권, 현재는 충청권 골프장까지 일반화돼 가는 분위기다. 지방에서는 예약을 위임 받아도 그린피가 할인 안되면 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골퍼와 골프장의 동상이몽


이렇듯 인심 좋은 가족회원 혜택 속에는 골프장과 골퍼의 동상이몽이 존재한다. 골프장은 가족회원 혜택으로 골퍼에게 어필해 분양에 성공하길 바란다. 또한 자발적인 예약 위임을 통한 안정적인 내장객 수 확보를 기대한다. 그러나 골퍼의 입장에서 보면 골프장이 바라는 대로만되지는 않는 듯하다.

한그룹 내에서 한개의 회원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같은 회원권을 여러개 구입해 같이 라운드를 즐겼다면, 지금은 돈을 조금씩 분담해 회원권 하나를 함께 구입하고 사용한다. 가족회원과 지정인 또는 무기명으로까지 혜택이 넓어져서 그렇다. 이는 그만큼 회원권 수요가 줄어드는 역효과가 골프장에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주중 2인 플레이가 늘어날 수 있다. 골프장은 무기명 혜택을 주었으니 골퍼들이 자발적으로 주중 4인 플레이를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주중 라운드를 하는 골퍼는 주로 4인 플레이보다 2인 플레이를 더 선호한다. 진행도 편하고 그린피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비회원이 포함된 4인 플레이와 회원만의 2인 플레이는 골프장 수익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반대로 말하자면 골프장의 영업이익 악화는 결국 골프장의 재무구조도 악화시켜 회원들에게 부정적인 효과를 안겨줄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회원제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은 10%대다. 2005년 이전에 20% 이상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단기간에 급속도로 줄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골프인구 감소와 골프장수 증가로 인해 심화된 경쟁구도에 원인이 있지만, 골퍼들이 골프장에서 돈 쓸 일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가족회원 제도다.

물론 가족회원 제도는 골퍼나 골프장에게 많은 장점을 안겨주고 있다. 골퍼는 그린피 할인혜택으로 인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이를 동반자와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지인과 함께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쉽게 만들어진다. 골프장의 입장에서도 회원의 잦은 라운드에 따른 영업이익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고, 회원의 예약 위임으로 인한 안정적 영업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골프장의 전반적 운영 및 회원관리, 코스관리 등의 기본적인 서비스의 향상 없이는 이런 제도도 해가 될 수 있다. 가족회원 제도가 분양 등의 어느 한쪽에 치우친 수단으로서가 아닌 실질적인 회원 혜택의 증가와 명문 골프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수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회원제 골프장이라면 회원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회원도 골프장에 애정을 갖고 보살피는 것 역시 당연한 이치다. 이러한 측면에서 무차별적이고 파격적인 가족회원 제도는 골퍼와 골프장 모두 곰곰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