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0일 종합주가지수는 1967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때만 해도 2000포인트 달성은 시간문제일 듯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11일 지수는 1914포인트로 밀렸다. 증시 2000 시대로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그래도 대부분 증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2000포인트 달성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믿고 있다. 시기적으로 연내 달성이냐, 내년 상반기 돌파냐에 대해서만 의견이 나뉠 뿐이다.
 
그러나 증시 2000 시대를 가는 길에도 곳곳에 위험 요소가 있다. 2000포인트 돌파 후 증시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 밑그림을 그려볼 필요도 있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오재열 IBK투자증권 Asset Allocation 그룹장 등 증시전문가 네 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증시 2000 시나리오'를 써봤다.  
 

◆2000 돌파 후 증시 향방은
 
우선 증시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후에도 지속적인 상승흐름을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영원 팀장은 G20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현 글로벌 유동성 공급체제가 보다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내년 2분기 말까지 시행될 예정이므로 연말, 늦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유동성 효과가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따라서 증시는 2000선 돌파에 이어 추가적인 상승 시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주상철 팀장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및 세계 경기회복 기조와 맞물리며 국내증시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 팀장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통한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2006년 이후 국내증시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인 11.5배 적용 시 국내증시 목표치를 2300포인트로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기호 팀장 역시 2000포인트 달성 후의 시장상황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지 팀장은 "경기사이클상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를 회복기로 정의할 수 있다. 아직 과열기가 아니란 점에서 증시 2000포인트 안착을 위한 진통을 겪은 후 1인당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2500선 이상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재열 그룹장은 2000포인트 달성이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소외됐던 섹터가 다시 회복되고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2000포인트 달성은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다시 순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며 "은행, 보험 등 소외됐던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고 코스닥 등 중소형주에도 매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시 2000 발목 잡을 위험요인
 
문제는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과정이다.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가 견고한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에서도 여러 위험요인들이 2000포인트 달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면 증시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위험요인들은 무엇일까? 크게 기업들의 영업이익 감소, 미국 양적완화 변수, 유럽의 재정위기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업 영업이익 감소 가능성과 관련해 지기호 팀장은 "코스피200 기준으로 3분기 영업이익 24조3900억원에서 4분기에는 21조6700억원으로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상철 팀장 역시 실적 모멘텀 감소가 증시 변동성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계절적 요인이 존재하겠지만 3분기를 정점으로 코스피 영업이익의 감소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절대적 규모 수준에서는 안정적이겠지만, 증가율은 둔화되고 실적 모멘텀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기호 팀장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속도가 더디거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상철 팀장은 양적완화 정책이 상품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상품가격 상승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원가상승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재부각될 경우에도 증시 2000 돌파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주상철 팀장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난 5월 EU의 구제금융대책 발표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라며 "하지만 유럽 국가들이 출구전략에 대해 논의할 경우 재정위기가 재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영원 팀장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재부각된다면 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커질 것"이라며 "이 경우 이머징마켓으로 향하는 유동성 흐름이 단절될 수 있으므로 현 유동성 장세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지기호 팀장은 주요국 대비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빠른 경우 증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국가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게 지 팀장의 견해다.
 
주상철 팀장은 미국의 유동성 함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향후 미국의 유동성 확대가 실물경제의 회복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오재열 그룹장은 1100원대 초반에 진입한 원/달러 환율과 중국의 전격 긴축 가능성을 증시의 주요 변동요인으로 꼽았다. 
 

변동성에 대비한 투자전략
 
투자자들로서는 증시 2000 시대의 변동성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어떻게 구사하느냐가 중요하다.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차익을 실현하거나, 분할 매수하며 신규로 진입하는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 유망한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한 전략이다. 증시전문가들이 권하는 변동성에 대비한 투자전략은 무엇인지 각자의 의견을 들어본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장기적으론 실적개선 종목, 단기적으론 배당 관련주"

 

장기적으로는 내년 실적 개선 업종 및 종목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연초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 및 종목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계, 금융, 운수창고 업종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거시경제 흐름과 호흡을 같이 하는 업종과 종목은 변동성 확대 시에도 상대적 하방경직성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주목할 필요가 있는 거시경제 흐름은 달러화 약세와 중국증시 강세 등이다. 단기적으로는 배당 관련주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변동성 확대되는 시기를 매수 기회로"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는 이미 EU 차원의 공조로 해법이 마련된 상태다. 또 이를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적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기간을 보다 전략적인 차원의 매수시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연말까지는 주식 보유, 내년에 단기 차익 실현"

 

일단 올해 상장회사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넘어서고 있는데, 주주가 돼야만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주주가 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배당을 받은 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단기 차익 실현을 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반대로 신규로 주식시장에 진입하려는 투자자의 경우 변동성 확대를 이용한 분할매수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Asset Allocation 그룹장
"IT 및 내수주 비중 확대"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IT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 환율 하락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내수주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ETF 등 지수에 투자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