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겨울철에 대비해 꼭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김장이다. 하지만 김장은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배추와 무를 씻고 자르고 버무리다 보면 손목이 쑤시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김장을 담그다 보면 허리도 아파온다. 김장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알아본다.

김치를 담그려면 배추는 쪼개서 소금에 절이고 다시 헹궈줘야 한다. 무도 깨끗하게 씻은 후 채친다. 재료가 다 준비되면 모두 모아 양념에 버무려야 김치가 된다. 하루는 재료를 다듬고 절이는 데 소요되고, 다음 하루는 양념을 김치에 넣고 김치통에 담는데 다 소요된다.

평소에도 손빨래나 설거지, 청소를 많이 하는 주부들은 김장까지 하다보면 어느새 손목이 쑤시고 아프고 저리게 된다. 주부들의 손목 저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계속되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목에는 팔과 손을 연결해주는 힘줄과 손가락의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이것들이 지나가는 통로를 터널이라고 부른다. 이 터널은 인대로 둘러싸여 있다. 배추와 무를 씻고 자른 뒤 채썰기, 양념 버무리기 등으로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손목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면 터널 안의 정중신경을 눌러 손저림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한다. 증상은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장 시 손목통증을 예방하려면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끼고 앞으로 뻗기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김장 중 손이 심하게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면 일을 잠시 중단하고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5∼10분 정도 쥐었다 펴주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김치통 나를 땐 허리 조심

평소에도 '아이고~ 허리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달고 사는 주부에게 김장은 허리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하루 종일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배추와 무를 씻고 버무리고 배추소를 넣다 보면 허리 한번 쭉 펴기가 힘들다. 이렇게 김장을 마무리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게 된다. 오래 앉아있는 동안 허리는 서있을 때보다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을 받기 때문이다.

무거운 배추, 김치통을 무리해서 들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흔하다. 무엇보다 재료를 준비하는 작업의 대부분이 추운 외부에서 진행되기 마련인데 찬 기운에 굳어 있던 허리에 갑작스럽게 무리가 오면 급성디스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중장년층은 허리 지방층이 두터워지고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진 경우가 많아 허리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허리에 무리가 생겨 온몸이 뻑적지근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일단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때 가정에서 20~30분 정도 찜질을 하면 통증을 좀 더 빨리 완화할 수 있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고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온찜질이 좋다. 온찜질은 최대 50℃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냉찜질은 6~7℃가 적당하다.

1시간에 5분 스트레칭 잊지 마세요

겨우내 식탁을 맛깔스럽게 해주는 김치에는 주부들의 정성과 노고가 담겨있다. 좀 더 맛있는 김치를 담그기 위해 주부들이 챙겨야 하는 '허리 걱정 없이 김장하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매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한다. 김장을 하기 전에는 미리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또 적어도 1시간에 한번씩 일어나 5분 동안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피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인해 허리에 가는 충격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둘째, 혼자서 김장을 하기보다 여럿이서 같이 한다. 무거운 짐도 함께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혼자 무거운 것을 드는 것보다 최소 2명 이상 무거운 것을 들면 허리 부담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절인 배추, 김치통 등은 반드시 두사람이 함께 들도록 한다. 김장 재료들을 운반하거나 냉장고에 넣을 때, 의식적으로 허리를 펴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가능한 한 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김장재료를 식탁 위에 올려 허리를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아서 일할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되도록 등을 벽에 붙여 바로 펴고 앉은 뒤 허리가 굽어지지 않도록 한다. 허리 구부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념통을 몸에 가까이 두고 일하는 것도 좋다.

넷째, 보온에 신경 쓴다. 특히 50대 이후 주부들은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으면 찬바람이 허리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외에서 김장을 담그는 경우라면 모자, 목도리 등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다섯째, 김장을 마친 후에는 무조건 푹 쉰다. 김장 후의 요통은 요추염좌와 같은 급성디스크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무리한 움직임은 금물이다. 허리가 뻐근하다고 스트레칭이나 요가 등의 운동을 억지로 하게 되면 오히려 허리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휴식과 함께 따뜻한 물로 탕욕을 하거나 찜질을 하며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김장 후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 앓고 있던 요통이 심해진 경우라면 병원을 찾아 X-ray, MRI 등 검사와 골밀도 검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김장으로 무리한 경우 인대가 늘어나거나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테가 찢어지면서 허리디스크로 연결될 수 있고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는 척추골절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