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스바루의 인기는 추운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북유럽 고객만족도 조사인 2010 오토인덱스에서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고, 북미 지역 중고차 가격 평가인 2010 잔존가치평가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더운 지역에서도 상한가다. 특히 호주에서 스바루의 인기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오죽하면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땅’을 뜻하는 아웃백이라는 호주단어를 차명으로 선택했을까?
스바루의 대표 모델은 레거시다. 1989년 처음 출시돼 4번의 풀 모델체인지를 거쳐 현재 판매되는 5세대 모델까지 진화했다. 산악지형이 많고 눈비가 많은 주행환경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평가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3만대가 넘게 팔렸으며 호주에서는 중형세단 부문 이달의 베스트셀링카로 뽑히기도 했다.
반면 아웃백은 CUV(크로스오버 차량) 시장을 처음으로 개척한 차량이다. 탄생은 레거시에서 시작됐다. 레거시에 SUV의 장점을 결합한 ‘레거시 그랜드 웨건’으로 출시됐다가 ‘레거시 랭카스’에 이어 2000년대 초 별도의 라인으로 독립했다.
흔히 토요다, 혼다, 닛산으로 대표되는 일본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스바루는 현대·기아차와 더불어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다. 스바루가 국내 시장에 들어왔을 때 현대·기아차가 유독 긴장했다는 후문도 스바루의 성장세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기아차를 긴장케 하는 스바루의 비밀은 뭘까? 스바루의 대표적인 차량인 레거시와 아웃백을 비교 시승해봤다. 각각의 배기량은 2500cc와 3600cc다.
실내에도 패밀리룩이? 다르지만 닮은꼴 디자인
스바루 고유의 6개의 별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레거시와 아웃백의 차량의 외관은 상당히 비슷하다. 살짝 올라간 헤드라이트 램프와 밋밋하지만 튀지 않는 옆선이 같은 배에서 나온 형제임을 암시해준다. 전면부에서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프론트 그릴이 레거시는 2개, 아웃백은 3개로 구분된다는 점 정도다.
물론 차량 자체의 크기는 아웃백이 우월하다. 세단인 레거시에 비해 45mm 길고 165mm 높다.
차량 전면부 인테리어는 완전히 판박이다. 원목 무늬의 패널조차도 일치한다. 차량 정보나 내비게이션, 오디오 컨트롤같이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모두 센터패널에 배치됐다. 계기판 왼쪽에 똑같이 위치한 에코 게이지는 은근히 경제운전을 의식하게 만든다.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는 과거 스바루의 명성을 확인했던 게임 그란투리스모를 그대로 느끼게 해 준다. 네 손가락으로 당기면서 기어를 조절하는 맛이 일품이다.
사이드미러 조향버튼과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는 트렁크 열림 버튼은 여간해서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야간 실내등에도 사각이라 애먼 버튼을 누르기 십상이다. 힐홀더 기능이 있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도 비슷한 위치에 있어 익숙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하다. 자주 사용하는 버튼이라는 점에서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레거시 2.5 날카로운 힘
레거시의 출발은 날카롭다. 2.5리터 4기통 자연흡기식 박서엔진은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사용해 엔진중량과 마찰력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가볍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주변 차량과의 경쟁에서도 좀처럼 뒤쳐지지 않는다. 제로백이 6초대 중반이지만 더 빠른 듯한 체감마저 불러일으킨다. 고속을 유지함에 있어서도 부담이 없다. 가속 페달에 압력을 주지 않아도 시원하게 뚫린 길이라면 크루즈 시스템 기능을 적용하면 된다.
출발 시 엔진음은 때때로 예상보다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창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크게 거슬리지 않을 수준이다. 오히려 변속 충격이나 소음은 기대 이상이다. 변속이 되는지 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다. 스바루가 새롭게 개발한 리니어트로닉(Lineartronic) 6단 무단변속기(CVT) 덕분이다. 리니어트로닉은 부드러운 동력전달과 연료의 효율적인 소비를 도와준다.
연비 향상에는 또 하나의 숨은 공로자가 있다. 스바루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i-액티브 밸브 리프트 시스템(i-AVLS)’이다. 주행 중이나 대기상태에서 자동반응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2.0리터 엔진의 모델과 비슷한 리터당 11.2km의 연비를 보이면서도 낮은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비결이다.
총 6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됐으며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은 탑승자 보호를 위해 사이즈가 커졌다. 레거시 2.5의 가격은 세금 포함 3690만원, 3.6은 4190만원이다.
아웃백 3.6 묵직한 힘
아웃백 3.6모델은 중후하지만 힘이 넘친다. 초반 가속력은 약하지만 한번 탄력을 받으면 묵지한 힘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무게 중심이 낮고 적은 진동을 갖게 하는 힘은 3.6리터 6기통 박서엔진이다. 보통 상하로 움직이는 피스톤이 이 엔진에는 좌우로 움직인다. 박서엔진라고 이름을 붙인 것도 마치 권투선수의 스트레이트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과 헤드를 사용해 엔진중량은 3.0리터 모델과 같으면서도 엔진용량이 600리터나 증가했다. 특히 ‘듀얼 액티브 밸브컨트롤 시스템(Dual AVCS)’을 적용해 흡배기를 가변식으로 제어함으로써 중저속 영역에서 높은 토크를 발휘한다. 최대 260마력, 최대토크 34.1kg·m이다.
변속기는 레거시 2.5의 CVT 대신 5단 자동을 택했다. 강한 엔진출력을 견디기 위함이다. 블리핑 컨트롤을 개선해 저속기어로 변속할 때 빠른 응답성을 보인다는 것이 스바루 측의 설명이다.
차체가 크지만 코너링은 안정적이다. 스바루가 자랑하는 AWD가 도로 접지력을 향상시킨 느낌이다. 리터당 연비는 9.1km. 아웃백 2.5의 가격은 4290만원, 3.6의 가격은 4790만원으로 국내 출시되는 동급 차량과 견주어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