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력기기 3사(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가 올해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핵심 생산기지가 견조한 가동률을 유지하는 가운데 수주잔고도 넉넉하게 쌓이며 향후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힘입어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만큼 하반기 역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울산·청주를 비롯한 HD현대일렉트릭의 국내 생산기지 가동률은 약 95%, 중국 양중과 미국 앨라배마 생산기지 가동률도 약 89%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공장 가동률이 90%대 안팎에 달할 시 추가 생산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주요 생산기지가 활발히 돌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중공업 역시 기존 생산능력을 웃도는 수준의 공장 가동률을 기록했다. 국내 창원 공장을 비롯해 중국 난퉁·인도 푸네·미국 멤피스 등 주요 생산기지의 전체 가동률은 약 105% 수준에 달했다.
LS일렉트릭도 견조한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전력기기 생산을 담당하는 청주1공장과 부산공장 가동률은 각각 96%, 70%다. 부산공장은 증설로 생산능력이 확대되면서 가동률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으나, 실제 가동 시간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
AI 산업 발달로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초고압 변압기·차단기·배전기기·DC 전력 설비 등의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성장세가 이어진 게 주효했다는 진단이다. 현재 북미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연계,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까지 맞물리며 글로벌 전력 시장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3사의 넉넉한 수주잔고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 상반기 연결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84억9000만달러(약 12조310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9.6% 증가했다. 765kV 초고압변압기·배전기기·회전기기 등 주요 제품 수주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 중에서도 전력변압기 공급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내년 4월 준공 예정인 북미 생산법인 제2공장 증설을 앞두고 선제 수주도 이뤄지고 있다. 이에 올해 수주 목표도 기존보다 22.8% 늘어난 51억8500만달러로 재조정했다.
효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1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실제로 회사는 올해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 765kV 초고압변압기·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상향시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LS일렉트릭도 신규 수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 초고압부터 저압까지 아우르는 토탈 전력 설루션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과 다수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북미 AI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서 1064억원 규모의 38kV급 고압 배전 시스템을 수주하기도 했다. 현재 수주잔고는 7조원이며 올해 연간 신규 수주 목표도 기존 4조원에서 6조원으로 상향했다.
안정적 성장 기반을 갖춘 만큼 하반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사의 올해 실적은 모두 전년 대비 일제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영업이익 1조2313억원,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도 각각 1조1174억원, 716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가 확산하면서 고품질 전력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수주 확대와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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