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1등만 대접받는 안타까운(?) 세상을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어찌 세상에 모두 1등만 존재할 수 있겠는가? 넘버 1은 아니지만 넘버 2, 넘버 3도 있고 여기저기 새로운 도전자들이 등장해 기존의 판도를 확 바꾸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1등이라고 해서 너무 좋아할 필요도 없고, 꼴찌라고 해서 우울해 할 필요도 없는 게 인생이다.

◆<넘버 3>, 넘버 1을 탐하는 삼류인생들의 대향연

이제는 추억이 된 영화 <넘버 3>는 그야말로 삼류인생들의 대향연이었다. 호시탐탐 조직의 1인자 자리를 엿보는 태주(한석규)는 번번이 무식한 동료 재떨이(박상면)에게 밀려 물먹기 일쑤다. 호스티스인 현지(이미연)에게 시인은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골프장회원권 같은 것이고, 이런 현지의 스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비시인 랭보(박광정)다. 어설픈 킬러 조필(송강호)은 헝그리 정신과 '무대뽀' 정신으로 복수의 시간을 버텨낸다. 이 모두의 삶보다 500배는 낫다고 스스로 자처하는 욕쟁이 검사 마동팔(최민식)의 인생 또한 사실은 이들과 다를 바가 없다.
 
태주는 조직의 보스를, 현지는 시인을, 조필은 성공한 킬러를, 동팔은 정의사회 구현 검사라는 나름대로 일류의 삶을 꿈꾸지만 이들은 결국 일류가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의미가 없거나 불행했다는 건 아니다.
 
<넘버 3>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가? 우여곡절 끝에 교도소에 가게 된 태주는 철기둥에 부딪혀 넘어지면서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모두가 원하는 넘버 1이 아니라 넘버 3로 남는 대신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넘버 1이 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모든 기업이 1등일 필요 또한 없다. 2010년 주식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2등 기업의 대반격이었던 걸 기억하는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기아차와 현대차의 주가 추이다. 1년간 현대차의 주가상승률은 50% 조금 넘은 반면 기아차는 150%가 넘었다. 현대제철과 POSCO는 40% 상승과 25% 하락으로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여줬다. 이는 산업별 혹은 시대적 특성에 따라 1등 기업보다 2~3위 기업이 더 주목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타이어업계 3위 <넥센타이어>의 이유있는 질주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을 한곳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국내 타이어업계 3위 기업인 넥센타이어다. 외형이나 수익규모,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한국타이어보다 한수 아래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물론 넥센타이어 측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그렇지만 최근 넥센타이어의 기업역량이 과거와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타이어는 크게 통상 신차 출고 수요와 교체용 타이어 수요로 나뉘는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거의 독점하던 신차용 타이어시장에서 넥센타이어가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가장 잘나가고 있다는 기아차 신차용 수요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기아차 명가 부활의 선봉격인 K5에는 100% 장착되고 있는데 내년 봄 K시리즈가 본격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수출되기 시작하면 넥센타이어의 해외 인지도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이러한 점은 주가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업계 경쟁력 평가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요소 중 하나인 생산능력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데 2012년부터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로도 신차용 타이어를 수출하기로 예정돼 있단다. 여기에 미국 내 고급타이어 시장점유율도 개선 추세에 있어 긍정적이다.
 
3위인 넥센타이어가 1위 기업인 한국타이어를 단기간에 앞서갈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한국타이어의 예상실적기준 PER이 9~10배인데 반해 넥센타이어가 7배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은 좀 심하게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PER기준으로 10% 정도의 디스카운트면 충분할 것으로 보고, 한국타이어도 좋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넥센타이어의 상승률이 좀 더 앞서지 않을까 하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물론 타이어업계의 공통적인 우려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천연고무가격의 상승추세에 대한 지적이다. 그렇다 해도 2008년 이후 합성고무(SR)와 천연고무(NR) 가격 상승은 지속적인 평균판매단가 즉 ASP 인상으로 극복돼 왔기 때문에 2011년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실적 보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판단이라는 것을 참고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넥센타이어의 주가를 살펴보자. 최근 3개월 동안 30% 정도 상승하며 종합주가지수는 물론 한국타이어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등이 아니라도 충분히 주목 받을 수 있고 오히려 1등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질 수 있었던 넥센타이어. 1등을 꿈꾸는 아름다운 후발 기업으로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