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깔았어?”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김 대리에게 옆자리 동료가 묻는다. “카카오톡이 뭔데?” 어리둥절한 김대리의 질문에 동료가 답한다. “스마트폰 메신저. 그니까 공짜 문자 같은 거.”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다 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게 되면, 주변에서 가장 먼저 추천해 주는 명실상부한 ‘스마트폰 필수 앱’ 중의 하나. 내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등록돼 있는 지인들은 따로 친구 등록을 거치지 않고도 자동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지난 3월 처음 서비스를 선보였으니 이제 출시 9개월. 그 동안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는 300만 명으로 늘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니,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카카오톡을 이용 중인 셈이다.
 
스마트폰 유저들을 촘촘히 엮어주는 노란색 네모 상자 ‘카카오톡’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33)를 직접 만났다. 비슷비슷한 종류의 수많은 메신저 앱들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박 앱’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성공비결을 들어보았다.



◆ 너무 뻔한 성공비결? 모바일 '제대로' 이해하기!
 
“우리도 얼떨떨합니다. 이렇게 반응이 클 줄은 몰랐거든요. 가입자 증가 속도가 웹(Web)과는 비교도 안되게 빠릅니다. 이게 스마트폰 앱 시장의 가능성이겠죠.”
 
예상 밖의 인기, 먼저 그 비결을 물었다. 그런데 답변이 간단하다. ‘모바일 이해하기’. 너무 뻔한 답변 같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이제범 대표가 부연설명을 한다.
 
“대부분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다고 하면 PC의 연장선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PC로 볼 수 있던 동영상을 모바일에서 보는 정도로요. 하지만 모바일이니까 가능한 기능이나 재미가 무궁무진해요. 특히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바일 시장에서 승자가 되려면, 사고방식 자체를 ‘웹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완전히 바꿔야해요. 단순히 모바일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에 모바일의 특성을 얼마나 잘 녹여내는냐가 관건이죠.”
 
이를 위해 카카오톡에서 내세운 것은 ‘그룹 채팅 서비스’. 사실 카카오톡의 메신저 기능은 PC에서 이미 익숙하게 사용해 왔던 기능이고, 그룹 채팅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를 모바일의 새로운 서비스라고 설명하는 데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름은 같은 그룹 채팅이지만 모바일이기 때문에 또 다른 재미가 있어요. 친구들이 모두 컴퓨터 앞에 모여 앉아야만 가능했던 그룹채팅이 모바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연결 가능하게 바뀐거죠. 휴대폰의 문자처럼 언제나 항상 연결돼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으니까요.”
 
친구등록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한 것 역시 모바일의 특성을 반영한 결정이었다. 개인 컴퓨터가 아닌 휴대폰이었기 때문에 ‘전화번호’라는 강력한 연결 통로가 있었고 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욕심이 많았죠. 이 기능도 넣고 싶고, 저 기능도 넣고 싶고. 그런데 기능이 다양하다고 좋은 서비스는 아니잖아요. ‘제품의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 , 또 ‘그 핵심을 모바일이라는 틀 안에서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철저하게 이 부분에만 집중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점이 소비자들에게도 가장 주효했던 것 같고요. ”
 
◆두달 만에 뚝딱, 카카오톡은 아직도 진화 중
 
멋쩍게 웃으며 성공비결을 말하는 이 대표의 답변만 들어보아도 많은 고민 끝에 탄생했을 것 같은 카카오톡. 그러나 이 서비스가 탄생하기까지 단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면 믿을까.

프리챌에서 메신저를 만들었던 이상혁 CSO(최고서비스책임자)를 필두로 지난 1월 서비스 개발을 시작, 4명의 팀원이 끊임없는 회의와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3월 아이폰용 카카오톡을 처음 출시한 것이다. 
 
“단 4명이, 그것도 두 달 만에 앱 하나를 뚝딱 해치웠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하죠. 그러나 앱 서비스는 출시를 했다고 작품이 완성된 건 아니잖아요. 시장과 계속 함께 가며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변화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오히려 인원이 적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발 빠르게 시장에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스마트폰 앱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카카오톡은 지금도 평균 2주에 한번씩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 할 때와 달라진 점들도 많다. 전화번호 하나만으로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친구로 연결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를 일으키기도 했던 ‘친구추천’ 기능을 사용자의 설정에 따라 아예 꺼놓을 수 있도록 한 것도 그중 하나다.
 
“모바일 메신저의 핵심 기능에 집중하는 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개인정보와 같은 프라이빗 세팅(private setting)은 보다 정교하면 정교할수록 좋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저희가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들을 사용자들이 많이 잡아주죠. 서비스 질도 높이고, 소비자들의 요구도 반영할 수 있으니까 마다할 이유가 없죠.”



◆ 새로운 시장의 '새로운 승자'를 꿈꾸다. 
 
이 대표는 “서비스가 성공해 좋지만 또 다른 고민거리도 같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가장 큰 문제는 서비스의 안정성.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서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구조의 문제 또한 고심 중이다.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 회사가 더욱 커나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서버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하지만 계속 시설을 보강하고 기술을 연구 중이니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에요. 수익모델은 ‘선물 주고 받기’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 중입니다. 메신저를 주고 받는 기본 틀 안에서 기념일에 기프트 카드를 주고 받는다든지, 축하 노래를 전달해 준다든지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실시하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무엇보다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으니까 기대가 크죠.”
 
거침없는 그의 답변에 자신감이 묻어난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지난 11월16일 영어와 일본어로 된 앱을 출시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보니까 그 지역의 특색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더라고요. 미국 이용자들과 일본 이용자들은 한국과 또 다르니까, 그 점을 파악해서 재빠르게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답변을 마무리 한다.
 
“물론 만만하진 않을 거에요. 하지만 컴퓨터에서 모바일로, 지금은 시장의 플랫폼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는 때에요. ‘게임의 룰’이 새롭게 짜여진 시장에서 누구라도 ‘새로운 승자’가 될 수 있는 시점인 것이죠. 카카오톡 역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