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지난해 12월에는 산타랠리가 있었다. 11월 말 1555.60이던 코스피지수는 12월 상승세를 보이며 1682.77로 마감했다. 한달새 130포인트가 상승했다. 금융위기 발발로 증시가 폭락했던 2008년에도 11월 말 1076.07였던 코스피지수는 12월 1200선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이다 월말 하락하며 1124.47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올해도 산타가 우리 증시에 찾아올까.
◆올해 산타는 오지 않는다?
산타가 온다면 올해가 마감되기 전에 '코스피 2000 시대'를 다시 열 수 있겠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12월 증시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다. 9월부터 시작된 랠리로 매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해 왔지만 12월은 쉬어가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증시의 고점은 이미 지났다는 분석들도 적지 않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이사는 "달러화 강세 반전으로 외국인 매수 강도 약화가 우려되고 주식시장과 국내외 거시경제 지표 간 차이가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기조가 내년 춘절 전후까지 연장될 가능성 등으로 인해 증시가 4개월 연속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재개된다면 연말 랠리의 기대도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중 고점 수준에 위치한 주식시장 상황과 펀더멘탈 모멘텀 약화 가능성은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보다는 신중하고 차분한 투자심리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환호했던 분위기는 중국 금리인상과 유로존 재정위기 이슈 등으로 불안한 상황으로 바뀌었고 지속될 것으로 믿었던 외국인 매수는 11월 옵션만기일로 인해 이전과 같은 신뢰를 얻기 쉽지 않다"고 지적하고 "11월 옵션만기일에 대한 데자뷰는 1월 동시만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특히 4분기 이익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12월 주식시장은 조정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해 출렁거렸던 증시가 과거의 학습효과 덕분에 빠른 복원력을 보였지만 서해상에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으로 인해 위기감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미국 헤지펀드에 대한 내부자거래 조사가 급진전되면서 미국 금융권의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미국 업종 중 가장 큰 이익모멘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 바로 금융업종"이라며 "내년 금융섹터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일부 금융권에 대한 조사가 금융권에 퍼지게 된다면 이익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기대할 부분은?
물론 산타랠리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에도 두바이 쇼크로 인해 12월 증시를 별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지만 산타랠리는 찾아왔었다.
올해 12월 증시에 기대를 거는 쪽은 연말 소비가 모멘텀이 되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소비가 '기업재고를 줄이고 가동률을 높여 신규 고용→소득 증가→기업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연결고리의 첫단추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중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초 장세의 키(Key)는 IT의 부활에 있다"며 "이익비중 및 시총 비중이 21.8%, 21.5%를 차지하고 있는 IT의 부활이 산타랠리를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중반 이후 철저하게 소외된 종목들이었던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IT 종목들이 최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일제히 강세를 보면서 전 고점에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시총 비중이 큰 IT의 강세가 곧 전체 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의 부진에도 전체 지수는 상승해 왔던 것처럼 다른 업종이 받쳐주지 않으면 IT가 오른다고 해서 지수가 오를 수는 없다"며 "증시로 개인 자금이 몰려 들어오지 않는 이상 긴축, 선진국 수요 우려 등으로 인해 12월 증시는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산타가 안 오더라도 까치가 온다?
조정이 오더라도 큰 폭은 아닐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정을 예상하는 IBK투자증권이 제시한 12월 코스피지수 하단은 1850, NH투자증권은 1870선이다.
게다가 산타가 오지 않는다고 울 필요는 없다. 달력을 넘기면 1월이고 1월은 '1월 효과'(january effect)라는 게 기다리고 있다. 1월 효과는 연초가 되면 낙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 주가가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하는 현상이다. 실제로 과거 데이터를 보면 코스피의 1월 평균 상승률은 다른 월 대비 높게 나타난다. 또 외국인의 월간 순매수 동향을 보면 1월에는 주로 순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타가 오지 않더라고 까치는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까치를 기대한다면 산타가 오지 않는 12월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산타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김형렬 연구원은 "화려한 산타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2011년 주식시장의 상승 여력을 감안하면 저가 매수 기회를 만들어주는 단기 조정이 진정한 산타의 선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