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에 ‘영화 속 대박종목’ 을 연재한지도 어느덧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영화 속에서 트렌드를 읽고 그에 맞는 종목을 찾아내보면 어떨까 라는 이야기를 처음 지인들에게 했을 때 황당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밌겠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힘을 얻어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시즌1'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 이번엔 ‘영화 속 대박종목’을 쓰면서 미처 못 다뤘던 뒷이야기들로 준비해봤다.
 
필자가 주식업계에 몸담은 지도 벌써 25년이 다 되어간다. 대우증권 최연소 투자분석부장, 지점장 등을 지내면서 나름대로 투자전략과 종목선택 즉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늘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일반 투자가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돈을 결코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찾는데 쓴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일반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차트분석만 하더라도 전문가들마다 선호하는 게 다 다르고 분석기법도 천차만별이다. 그 모든 것을 파악하고 이해해서 돈을 벌기란 정말이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작 그렇게 어렵고 복잡한 계산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분석은 투자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될 뿐더러 큰 수익률을 안겨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세상의 흐름을 살피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것이 책이든, 뮤지컬이든, 국내외 여행이든 뭐든 상관없다. 필자에게는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축이 바로 영화였고, 미드였고, 일드였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런 주제로 꼭 한번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었는데 그 바람을 이제서야 이루게 된 것이다.



◆영화에서 찾은 대박종목
 
▶<스카페이스>와 다날&더존비즈온
 
칼럼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게 있다. '영화를 보고 종목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종목을 먼저 생각해 놓고 영화를 고르느냐'라는 것인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때로는 감명 깊게 본 영화를 생각하면서 종목을 매치시키기도 하고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먼저 정해놓고 이에 맞는 영화를 고르기도 하는데 전자에 해당하는 영화가 바로 8월30일에 다룬 알파치노 주연의 <스카페이스>와 ‘나와바리 비즈니스-다날과 더존비즈온’이었다. 처음 이 영화를 본 것은 대학교 2학년 때였는데 이 영화를 보고 정치학 전공에서 경영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하면 과연 얼마나 믿으실지…. 아무튼 알파치노의 명연기뿐만 아니라 독점적 사업자의 위치와 중요성도 알게 된 잊을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연재가 나가고 다날과 더존비즈온 주가도 각각 40%와 20% 올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솔트>와 현대상선
 
8월16일에 연재했던 안젤리나 졸리와 한국기업의 여전사들이란 칼럼도 재밌게 썼던 것 같다. 언급했던 종목인 현대상선, 한진해운, 대주전자재료, 제이브이엠 등은 사실 연재가 결정되기도 전인 5월경에 이미 주제와 종목을 선정해 놓았고 내용도 대략 완성한 상태에서 현대건설의 M&A가 본격화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글에서는 안젤리나 졸리 이야기가 많았지만 원래는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을 좀 더 비중 있게 다루고 싶었다. 그러나 마침 안젤리나 졸리가 <쏠트> 홍보차 서울에 오게 됐고 언론에서 주목을 받고 있던 터라 방향을 살짝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 결과 기사는 많은 이의 관심을 받게 됐고 머니투데이 탑 기사에 오르는 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시기가 잘 맞아서 여전사라고 비유한 기업들의 주가도 많이 올랐는데 현대상선은 무려 86%나 상승하는 기쁨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트와일라잇>과 SM엔터테인먼트
 
현대상선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오른 종목은 7월26일에 연재됐던 ‘트와일라잇과 SM의 판타지 대박’에서 언급한 SM이다. 주식을 선택하고 제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운도 따라줄 때가 있는데 바로 SM이 그러한 경우였던 것 같다. 사실 <트와일라잇>은 필자의 취향은 아니다. 그렇지만 딸이 영화를 보고 와서 얘기하는 것을 듣고, 미국에서 개봉 당시 2박3일 텐트까지 치고 기다리다가 보는 관객들이 많았다는 외신보도, 그리고 방송국 여성 PD들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접근했던 게 성공 포인트였던 것 같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3편 <이클립스>의 인기만큼이나 SM의 주가도 대히트를 쳤는데 무려 72%나 올랐고 지수대비로도 58%포인트의 초과 수익이 났다.



▶<화려한 일족>과 현대제철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다루는 데는 조금의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일본문화에 대한 시각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는 내부의 평가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식투자를 하는 독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일드가 바로 <화려한 일족>과 <관료들의 여름>이다. 둘 중에 한 작품은 꼭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일드가 제철산업을 중점적으로 다룬 드라마 <화려한 일족>으로 키무라 타쿠야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는 차치하더라도 이 드라마를 본 일반투자가들과 안 본 투자가들의 현대제철에 대한 투자의 결정과 수익을 창출하는 성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봉형광 등의 철강제품은 일반 마트에서 사고파는 물건도 아니고 길거리에서 자주 보는 제품도 아니기에 해당분야에 종사하지 않으면 업황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기 힘들다. 특히나 일반투자자들이 현대제철이 이룬 고로사업 성공의 의미와 영향을 쉽게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간접 체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재 이후 주가는 별 재미가 없었다. 현대제철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에서 다루었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시기 선정에 문제가 있었고 주가는 11% 오르기는 했지만 시장대비로는 0.9%포인트 졌음을 인정한다. 시장대비 진다는 것은 투자전략가나 포트폴리오 매니저에게는 패배이기 때문이다.

▶미드와 현대차&기아차

현대차와 기아차를 다룬 9월27일자 ‘미국 영화 속에서 '씽씽' 달리는 현대·기아차’ 편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평가를 받은 시기에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각각 17%, 43% 올랐다. 자동차를 다루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젊은 시절 유학을 경험했던 그리고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를 지냈던 필자에게는 하나의 의무감이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에 처음으로 현대차가 등장했을 때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교포들을 직접 목격했던 필자로서는 최근 주류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현대·기아차는 그 자체가 감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 주가가 내년에 얼마나 갈지 현직 애널리스트가 아니라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것만은 꼭 강조하고 싶다. 주식투자자라면 반드시 자동차주는 일정 부분 담고 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못 다한 이야기는 '시즌 2'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종목군은 올해의 시장상황이 워낙 대형주중심이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중소형주가 잠시 반짝했던 시기에 <마루 밑 아리에티>와 함께 언급했던 중소형 기대주 3인방이었다. 뷰웍스, 한국단자, 한농화성 모두 별 볼일 없는 초라한 성적표였다. 특히 한국단자는 주가가 한번도 못 올랐고 시장대비로도 진 종목이다.
 
6개월 정도 칼럼을 진행에 오면서 기억에 남는 종목과 영화를 되짚어보니 그 당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칼럼 제목처럼 영화 속에서 대박을 터뜨린 종목도 있고 그렇지 않은 종목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괜찮은 종목이었고 한번쯤 투자해 볼만한 종목이란 걸 기억했으면 한다. 이제 코스피는 2000포인트를 재탈환 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고 투자자들은 모두 내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다.
 
다음호엔 2011년을 빛낼 유망 종목 11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한달간 휴식을 취한 후 보다 다양한 대중문화와 새로운 종목을 들고 컴백할 생각이다. 영화 속 대박종목 시즌 2를 기대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