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또…”

갈 길 바쁜 LG유플러스가 통합 전 한 회사인 LG파워콤으로 인해 ‘정보유출’에 대한 악연을 쉽게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발생한 LG파워콤 직원의 고객정보 무단유출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최근 내려진 데 따른 후폭풍이다.  

서울중앙지법(형사12단독)은 지난 9일 LG파워콤의 영업담당 상무 정 모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부과하며 유죄를 확정했다.

정씨는 2007년 2월 LG파워콤 고객 5000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e메일 등을 CD에 담아 A생명보험에 전달하고, 같은 해 4월에도 고객 4만407명의 정보를 B생명보험에 제공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개통한 담당자가 PDA로 고객의 서명을 받을 때 정보제공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지만 2007년 7월 이전에는 제3자에게 정보를 준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거나 고객이 PDA 화면을 통해 설명을 열람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설령  제3자에게 정보 제공 사실을 고객에게 인지시켰어도 업체가 실제 업무제휴 여부와 상관없이 카드사나 보험사를 포함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결이유를 설명했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악연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8월에도 LG파워콤은 자사 초고속인터넷(엑스피드) 가입자의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 신상정보를 무단 유출시킨 혐의가 밝혀져 ‘25일간 영업정지’라는 강도높은 처분을 받았었다.  

또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의 또 다른 전신인 LG텔레콤 역시 보안조치 소홀로 가입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따른 업무상 과실이 인정돼 법원으로부터 ‘소송을 제기한 가입자 278명에 대해 1인당 5만원씩 모두 139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다른 통신업체들에 비해 정보유출 사건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강도높은 개선조치 없이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통신 3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 직후만 해도 LG파워콤은 “최근 3개월 동안 우리고객의 정보유출은 없었다”며 논란이 된 ‘제3자’에 대한 텔레마케팅을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현장영업을 강화해 논란을 빚었었다. 반면 당시 KT와 하나로텔레콤 측은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가 활용하지 못하도록 텔레마케팅을 전격 중단하는 대책을 내놔 LG파워콤과 대조를 보였다.

이번에 판결난 2007년 정보유출건과 관련해서도 LG유플러스 측은 “제3자에 대한 텔레마케팅은 하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대책만 제시할 뿐 책임자 문책 등 사후조치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판결에서 벌금을 부과받은 LG파워콤의 영업담당 정 모 상무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퇴사하지 않고 사건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같은 부서에서 계속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아직 법정판결이 완료되지 않았고 설사 완료됐더라도 사내규정에 따라 퇴사 여부를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