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매력이 넘치고 중독성이 강한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이미 그 길에 들어섰다면 생활이나 삶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권해서 효과를 보고 있는 안전장치를 소개하자면 골프 이외의 다른 취미 생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취미생활 혹은 자신의 직업적인 전문성과 골프를 멋지게 '믹스 앤 매치(mix & match)' 해 보는 것이다.
사진과 골프, 글쓰기와 골프, 그림과 골프, 디자인과 골프, 설계와 골프, 식물과 골프, 동물과 골프, 역사와 골프, 심리학과 골프, 먹거리와 골프, 수집과 골프, 수지침과 골프, 등산과 골프….
그것이 무엇이든 뒤에다 ‘골프’만 붙이면 별의 별 희한한 세상이 열리고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면서 온 몸에 엔돌핀이 돈다. 지평을 넓히고 보면 정말 다양한 틈새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이즈음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는 산업과 산업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이기도 하고, 학문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분야를 넘나드는 ‘통섭’이기도 하다.
누군가 진정한 삶의 보험이란 매달 돈을 적립해서 확보되는 소극적인 의미의 경제적 대안 마련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거리의 마련’이라는 능동적인 준비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러고 보면 '골프 + OO'은 평생 할 수 있는 취미이자 건강이 허락하는 내내 할 수 있는 일거리 일 수도 있다. 그 결과물들이 쌓이다 보면 멋진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있다. 생활에 활력을 주는 세컨드 잡이 될 수도 있고, 더 나가면 삶을 반전시킬 신규 사업거리가 될 수도 있다.
골프 치는 사람들 사이에 ‘백두산 다녀오면 공이 잘 맞는다’는 설이 있다. 백번 공감이 가는 얘기다. 우선 백두산의 강한 기를 받아왔을 것이고, 다리도 튼튼해 졌을 것이다. 더구나 민족의 영산 그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소소해 보였을 것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의 골프란 얼마나 미미한 행위였겠는가. 독보다 커야 독이 보이듯 골프 밖에서 골프를 보고, 골프의 미미함을 일시적으로나마 각성하게 된 상태에서의 한샷 한샷이란 또 얼마나 허허로운 것이겠는가.
얽매이지 않고 휘둘리지 않으면 골프는 잘 되게 돼있다. 다 아는 사실 아닌가? 골프를 바라보는 지평을 넓히고 골프와의 관계 맺음을 새롭게 하는 것은 가히 백두산 다녀온 것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뻔한 이치다.
2011년의 새날이 밝아오고 있다.
이제까지 쌓아왔던 골프로 인한 희노와 애락을 겨울 칼바람 속에 훌훌 날려버리고 2011년의 골프는 '골프와의 새로운 관계 맺음’으로 정말 모두에게 행복을 주 '짓'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