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도로 대관령을 거쳐 동해고속도로 북쪽 끝의 하조대 나들목으로 나서면 2~3분 만에 하조대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 일출 감상 장소인 하조대 정자는 해수욕장 남동쪽 끝자락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양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돋이 고을'이다. 고려시대부터 양양의 동쪽 해안 낙산에 동해신을 모시는 동해신묘를 설치하고 매년 정초와 봄 가을에 동해신에게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다.
갯바위와 백년송이 어우러진 일출 풍광 아름다워
양양엔 일출 명소도 여럿이다. 우선 관동팔경의 하나로 사랑 받는 낙산사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양양군은 매년 12월31일과 1월1일 이틀간 '양양 해맞이 축제'를 낙산해변, 오색령, 하조대, 기사문항, 동호리, 원포리, 남애항 등에서 개최해 오고 있는데 주 행사장도 낙산해변이다.
하조대는 주 행사장이 아니라 용왕제, 모닥불 밝히기, 촛불 밝히기, 불꽃놀이, 지신밟기, 떡·차 나눔의 시간 등의 행사만 소박하게 치르지만, 하조대 일출도 낙산 일출에 뒤지지 않는다.
하조대 꼭대기엔 정자가 독수리처럼 앉아 있다. 정자에서 바라보면 저만치 떨어진 바다에 떠있는 갯바위 너머로 파란 물결 일렁이는 바다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기묘한 갯바위와 그 틈새에 뿌리 내리고 굳세게 자라고 있는 백년송, 그리고 그 너머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 동해의 어느 일출 명소에도 뒤지지 않는 완벽한 구도다. 백년송은 하조대 일출 사진의 상징인 소나무다.
하조대라는 이름은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고려 말기에 머물렀던 데서 유래한다. 그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나라를 의논한 것을 기념해 후세에 정자를 짓고 성을 따서 하조대라 했다고 한다.
이루지 못할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전설도 있다. 신라 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지방호족 하씨와 조씨 문중의 하랑(河朗) 총각과 조당(趙棠) 처녀의 사랑 이야기다. 하랑은 신라장군 이사부의 화랑이었고, 조당은 고구려에 편입된 집안의 낭자였다. 두사람은 남몰래 사랑하는 사이. 그러나 그들은 사랑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이곳 해안 절벽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비극적인 사랑에 대한 전설은 또 있다. 옛날 이 근처 바닷가 마을에 하씨 성의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이웃마을 조씨 집안엔 혼기가 찬 두자매가 있었는데, 그녀들은 둘 다 하씨 젊은이에게 애정을 품게 됐다. 셋의 사랑은 갈수록 깊어졌다. 그러나 결국 그들의 사랑도 관습이란 바다를 넘지 못하고 이곳에서 비극으로 끝난다. 그 후 사람들은 이곳을 하조대라 불렀다고 한다.
일출 감상 후 무인등대 구경과 겨울바다 산책
일출 포인트는 정자와 그 주변이다. 만약 이곳에 사람이 많을 경우엔 등대 쪽으로 건너가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다. 갯바위와 정자가 어우러진 모습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하조대 등대는 밤이면 저절로 불이 켜져 동이 틀 때까지 뱃사람들의 바닷길을 밝혀주는 무인등대.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려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파도소리 지척인 하얀 등대에 등 기대고 바다를 바라보는 맛도 일품이다. 하조대 정자와 등대 주변을 둘러보는 데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새해 첫날이면서 첫째 주말인 1월1일(토) 양양의 일출 시간은 오전 7시42분 무렵이다. 늦어도 오전 7시 정도엔 하조대 주차장에 도착해야 느긋하게 자리도 잡고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하조대는 군사지역이라 야간엔 출입이 불가능하다. 군인들이 일출 30분 전에 출입문을 열어놓는다.
하조대 주차장에서 계단을 50m 정도 오르면 하조대 정자다. 만약 새해 첫날 하조대 주차장이 붐비면 하조대해수욕장의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하조대까지 걸어가는 것도 괜찮다. 하조대해수욕장 주차장에서 하조대까지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주차료, 입장료 없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겠지만, 일출을 감상한 뒤 아침을 해결하고 겨울바다 산책을 즐기자. 하조대해수욕장은 백사장에 발자국을 남기며 겨울바다의 정취를 즐기기 좋은 해변이다. 백사장 한가운데엔 바다를 조망하기 안성맞춤인 갯바위도 있다. 그 위에 올라가 너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에 맞춰 심호흡을 해보자.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용기가 불끈 솟을 테니.
여행수첩
●교통 영동고속도로→강릉분기점(양양 방면)→하조대 나들목→7번 국도(우회전)→3km→하조대해수욕장→1km→하조대 <수도권 기준 3시간~3시간30분 소요>
●숙식 하조대해수욕장엔 하조대콘도텔(033-672-1195), 엘마콘도텔(033-673-5004), 하조대민박(033-672-1152), 정다운펜션(033-672-1244), 하우스여관(033-672-2285), 굿모닝하조대(033-672-0089) 등 숙박시설이 많다.
하조대해수욕장 끝에서 하조대로 넘어가는 언덕 아래에 있는 오대양수산회센터(033-673-5542)에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 자연산 홍합인 섭으로 요리한 섭국은 영동 북부 지방의 겨울 별미다. 1인분 1만원. 1월엔 일출 관람객을 위해 한우로 맛을 낸 사골떡국도 차린다. 1인분 7000원. 하조대와 등대 사이의 안부에 위치한 등대카페(033-672-2526)는 보통 10시에 영업을 시작하지만, 새해 첫날엔 일출 시간에도 문을 연다. 커피(3000원), 막걸리(5000원), 도토리묵·메밀부침(각 1만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참조 양양군청 033-670-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