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섭섭하죠. 어디서 이런 작품을 또 만나겠어요? 배우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라 해도 후회 없어요." (이주실)
지난해 8월 첫 막을 올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6개월여의 대장정을 마치고 2월27일 커튼을 내린다. 15만 관객 돌파(1월13일 기준), 비수기인 1월에도 90% 이상의 유료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관객들의 두터운 신뢰 속에 떠나는 수작이다.
영국 탄광촌 소년 빌리가 예술에 대한 편견과 가난을 이겨내고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이야기. 소년 발레리노의 꿈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진한 부성애가 훈훈하게 가슴을 적신다.
"빌리의 엄마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편지라는 정신적인 유산을 통해 아이를 피어나게 해요. 빌리의 아빠는 광부들의 파업 속에서 배신자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아들의 꿈을 뒷받침하기 위해 탄광으로 돌아가죠. 이러한 아들을 위한 노래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요."
극중 할머니 역을 맡은 배우 이주실은 "작품의 배경은 영국이지만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의 아픈 삶과 그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가족애가 지역과 세대를 넘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기특한 소년 빌리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해 8월부터 무대에 오른 김세용(14)·정진호(13)·이지명(14)·임선우(12)에 이어 올 1월부터 박준형(12)까지 가세해 모두 다섯 명의 빌리가 번갈아 무대를 누비고 있다.
실제 발레리노가 꿈인 준형은 "빌리가 춤을 통해 자유를 발산하는 마음을 실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친구들이 공연을 보고 '다시 봤다'고 칭찬해준다"고 했다.
빌리의 공연은 사실 소년들에게 고난의 연속. 발레, 탭댄스, 현대무용, 재즈댄스, 힙합, 아크로바틱에 이르기까지 고난이도 춤을 구사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과 부상이 끊이지 않는다. 공연장에는 항시 물리치료사가 상주할 정도. 준형은 그래도 "팬 카페에 가입한 이모팬들이 3000명이 넘는다"며 "따뜻한 옷과 먹을거리를 보내주실 때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귀여운 소년 빌리들에서부터 내일 모레 일흔을 바라보는 이주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호흡하기에 가족 모두가 즐기기에 좋은 작품. "하루하루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경이롭다"는 이주실은 "무(無)에서 시작하지만 가능성 많은 보석 같은 아이들을 어떻게 좋은 길로 이끌어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게 진정 행복한가에 대한 답이 <빌리 엘리어트>에 있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2월27일까지 LG아트센터. (02) 3446-9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