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표현된 비전이 있고 훌륭한 전략이 나왔다. 그럼 그것으로 끝일까? 비전과 전략이 발표돼도 정작 작전을 실행해야 하는 대부분의 조직구성원들은 무덤덤한 경우가 많다. 그들이 비전에 공감하지 못하고 작전계획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안 봐도 뻔하다. 어쩌면 구성원들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내고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CEO의 진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원대하고 아름답고 정교한 비전과 전략에 왜 구성원들은 무덤덤할까? 새로 발표된 비전과 전략을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솔직히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비전과 전략은 다시 한번 부서단위로, 일정단위로 쪼개져야 한다. 작전수행의 단계가 나눠지고,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정의돼야 한다. 바로 전략수행을 위한 로드맵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와야 이제 일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골프경영의 관점에서는 어떨까? 골프레슨을 시작하면 사람들에게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골프를 얼마나 잘하고 싶으세요?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크게 네가지 단계로 분류된다.
▶1단계: 민폐 끼치지 않고 라운드하기
주로 입문자들의 목표다. 그런데 어느 정도를 쳐야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 90타 정도를 치면 경기가 아주 원활하게 진행된다. 그런 분들보다 한홀에 한타 정도 더 친다고 해서 민폐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목표는 108타다. 매홀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18홀을 마칠 수 있어야 한다.
▶2단계: 100타 깨기
모든 점수를 골프규칙에 따라 정확하게 기록한다면 대한민국 남성들의 평균스코어는 98~99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100을 깬다는 것은 평균 이상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는 의미가 있다. 확실하게 민폐는 종식시킬 수 있고, 다음 단계로 나갈 준비가 된 것이다.
▶3단계: 보기플레이어
상위 25% 정도의 수준으로 90타를 전후한 점수를 기록한다는 뜻이다. 100은 넘기지 않고, 가끔 80대 점수도 기록한다. 파를 잡는 능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게임의 구성요소들을 어느 정도 갖추게 돼 치명적인 약점 없이 전체적으로 안정된 경기운영을 할 수 있다.
▶4단계: 싱글플레이어.
70대 점수를 기록하는 수준이다. 전체 상위 5% 이내라고 보면 된다. 무너지는 홀이 없어야 한다. 더블보기 하나까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상이라면 70대 점수를 기록하기 쉽지 않다. 버디 1~2개도 나오기 시작한다. 실수가 없어야 하며 가끔씩 탁월한 집중력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을 다스릴 수 없는 사람이라면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다.
골프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나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 사업이나 골프나 지금의 내 수준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가지 의문이 든다. 나는 과연 현재의 내 수준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있는가? 그런 솔직하고 객관적인 눈도 CEO의 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