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고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27일부터 시작된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은 5주를 넘기며, 과거 은행권 최장기 파업(2004년 한미은행 파업, 18일) 일수의 2배도 이미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이렇게 끝없는 노사갈등으로 인해 고객들도 지쳐가고 있다.
사진/ 류승희 기자
◆42개 영업점, 7월11일부터 올스톱
SC제일은행은 7월 들어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초강수를 뒀다. SC제일은행은 노조 파업 3주차였던 지난 7월11일부터 전체 392개의 영업점 중 43개점의 영업을 전격적으로 중지했다. 이중 서울 서교동 지점 1개점만 며칠 후 영업을 다시 시작했을 뿐 8월4일 현재까지 42개점의 셔터를 내렸다. 지역별로 영업 중지된 영업점은 서울 32개, 경기 7개, 부산 2개, 대구 1개 등이다. 노조를 회유하는 '당근'을 내밀기보다 압박하는 '칼'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다. 영업 중지되지 않은 영업점 중에도 상당수는 현재 '반쪽(?)' 영업을 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전체 영업점의 약 40%를 차지하는 일반 영업점에서는 입출금 업무와 해당 점포에서만 가능한 당좌거래업무 등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문을 열고 있는 영업점 가운데도 온전한 영업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 대출 상담이나 신규 거래를 받기 위해서는 통합 영업점으로 가야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통합 영업점에서조차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것. 지난달 말통합영업점을 찾았다는 한 고객은 "단순 입출금만 처리가능한 신입행원들이 주로 창구를 지키고 있어 통장 하나 만드는데도 시간이 지체돼 답답했다"고 호소했다.
◆수수료 면제·택시비 지급으로 고객 불편 해소?
SC제일은행이 이번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해 들고 나온 주요 조치는 수수료 면제 서비스다. 파업 기간 중 창구 송금수수료(타행환수수료 제외),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타행이체수수료, SC제일은행 CD/ATM을 이용한 인출 및 당행 이체수수료 등을 면제해준다.
최근 고객들이 선호하는 자동입출금기나 인터넷·스마트뱅킹 거래를 더욱 활성화시켜 영업점 방문으로 인한 불편을 완화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택시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일반영업점 등에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고 통합영업점으로 이동하게 되면 확인증을 끊어 준다"며 "이러한 확인증과 택시비 영수증을 들고 통합영업점으로 가면 해당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보니, 자칫 파업이 길어질 경우 국내에서 설자리를 잃어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우려다. SC제일은행의 시장점유율이 5% 정도로 낮기 때문에 고객 이탈 등 파업 영향이 아직까지 크지 않지만, 이번 파업을 보는 안팎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특히 SC제일은행의 파업 원인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갈등 때문이어서 고객 불편은 나 몰라라 하고 '돈' 갖고 싸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금융권 처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도하며 불거진 갈등으로, 전체 직원 6500여 명 가운데 2500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