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일, 제32대 뉴욕한인회의 사령탑에 오른 한창연 회장(57·공인회계사)은 동포사회가 소규모 사업으로 정착을 시도하며 자식들에 사업체를 물려주던 ‘1세대’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기 사업을 하거나 전문직 종사를 선호하는 ‘2세대’의 모습으로 확연히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역의 한인회 중에서도 뉴욕한인회는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가 집중된 뉴욕을 거주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단연 다른 지역 한인회에 비해 주목받는 단체다. 1960년대 결성된 이후 현재 뉴욕의 인근지역인 뉴저지를 포함해 총 50만명의 교포들이 한인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이민자수가 줄어 예전만 해도 1년에 영주권을 신청한 교포들이 2500명 수준이던 것에서 이제는 50명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는 게 한 회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한인회를 지탱해오던 ‘동포자본(후원금)’의 액수마저 점점 떨어져 뉴욕한인회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처지라고 피력한다.
“동포 한 사람이 1년에 20달러 정도의 회원비를 내는 것을 주 운영비로 사용하는데 한인회 전체를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반면 유대인들의 민족단체인 JCRC(Jewish Community Relations Council)는 뉴욕JCRC에서만 1년에 450만 달러를 기부받는 정도이니 그들이 부러울 따름이죠.”
한 회장은 한국의 유명기업들이 사업초기 미국 땅에 연착륙하는 과정에서는 한인회측과 접촉도 많이 하며 지원금을 많이들 낸다고 한다. 하지만 브랜드 정착에 성공하고 나서부터 언제 그랬냐는 듯 쉽게 등을 돌릴 때는 적잖게 섭섭하기도 했다고 토로한다.
이 때문에 지금은 한인회의 주요 간부들이나 몇몇 회원들이 내는 거액의 기부금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한 회장 자신도 지난 5월 취임식 자리에서 그동안 큰 재정손실을 겪었던 한인회관을 살리고자 10만 달러를 선뜻 기탁했었다.
다행히 몇몇 회원들의 성금기탁으로 뉴욕의 중심지인 맨해튼 24가(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에 위치한 뉴욕한인회관이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을 완료했고, 이로 따라 회관의 임대수입 등이 늘어나면서 한인회 운영에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지난 10월1일엔 맨하탄 한 복판에서 열린 ‘제31회 코리안 퍼레이드&페스티벌’의 성공개최를 통해 뉴욕한인회의 한 단계 성장과 가능성을 세계인들에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30년 동안 뉴욕시민들과 세계인들이 보는 앞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린 ‘코리안 퍼레이드’는 소수인종으로 겪어야 했던 설움과 눈물을 이겨내고 뉴욕에 당당히 뿌리내린 뉴욕 교포사회 최고의 퍼포먼스다.
“코리안 퍼레이드를 통해 한인회의 자부심과 한민족의 세계적인 문화자산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다짐하는 한 회장의 각오를 전세계 해외동포들이 귀감으로 새기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