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 장중 1600대에도 들어서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며 1900에 근접하기도 하는 등 롤로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8~9월 두달간 국내 증시는 침체를 면치 못한 것이다. 10월에 들어서도 불안한 장세를 계속됐다. 4~5일 이틀동안 무려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대공황'을 겪었다.
그러나 이러한 장세 속에도 오를 종목을 오르는 법.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부 종목들은 급락장 속에서도 크게는 200%에 육박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8~9월 두달 사이 6종목이 주가 상승률 100%를 넘었다.
주가가 오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실적 상승과 관련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주가상승 원인이 미약한 종목들도 분명 있다. 막연한 기대감 내지 펀더멘털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요인들에 의해 주가가 오른 종목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급락장 비웃 듯' 콘텐츠 관련주 강세
8~9월 종목별 주가 상승률을 따져보면 코스피보다 코스닥의 강세가 눈에 띈다. 두달 사이 30%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은 코스피의 경우 8종목에 불과하지만, 코스닥 종목은 무려 35종목에 달한다. 특히 게임, 방송 등 콘텐츠 관련주의 강세가 두드려졌다.
코스피 종목 중에선 IHQ와 SBS미디어홀딩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연애 매니지먼트사인 IHQ는 두달 사이 104.61%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영화 <도가니>의 인기가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IHQ는 <도가니>의 공동제작사 판타지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3.84%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SBS미디어홀딩스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기업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SBS미디어홀딩스가 미디어랩 사업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코스닥에 상장한 게임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는 97.50% 주가가 올랐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해외 스마트폰 20개, 국내 스마트폰 16개의 게임이 출시되면 상반기 대비 3배의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프트맥스의 주가상승률은 84.38%. 소프트맥스의 급등은 '창세기전'의 온라인 버전인 '창세기전4' 개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네오위즈인터넷 57.89%, 게임빌 47.69%, 위메이드 42.34%, 엠게임 33.26%, 네오위즈 31.05% 등이 상승세를 보인 게임 관련 종목들이다. 에스엠과 iMBC도 각각 73.50%와 73.17%의 높은 상승률을 올리는 등 콘텐츠 관련 종목들이 선전했다.
아울러 코스피 종목인 동성홀딩스(46.43%), 키스톤글로벌(38.05%), 대구백화점(32.81%) 등도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급락장에서도 주가가 치솟았다. 동성홀딩스는 자회사의 덕을 톡톡히 본 종목이다. 자회사인 화인텍이 삼성중공업과 981억원 규모의 초저온 보냉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키스톤글로벌은 포스코와 173억원 규모의 석탄 판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대구백화점 역시 추후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기업이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구백화점의 최근 주가상승은 인수합병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영업가치에 영업용 토지 공시지가만 반영돼도 현주가 대비 상승여력은 60%이고, 건물가치까지 반영하면 90%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막연한 기대감' 소형주의 씁쓸한 상승세
반면 일부 종목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펀더멘털이 뒷받침됐다고 보기엔 어려우므로 현 주가 상승세만 믿고 추격 매수에 조심할 필요가 있는 주식들이다.
이런 종목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정치인 관련 테마주다. 대표적으로 모나리자와 휘닉스컴이 있다. 모나리자는 두달 사이 무려 141.40% 주가가 올랐으며, 휘닉스컴은 29.5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인용 기저귀를 생산하는 모나리자는 차기 대선에서 복지가 핵심 공약으로 언급되며 수혜를 입고 있는 종목이다. 한국거래소는 모나리자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휘닉스컴은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 테마주로 꼽힌다. 휘닉스컴의 초대 주주인 홍석규 회장이 박 후보와 고등학교 동창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동양철관은 151.79%로 코스피 종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남북 경협관련 종목으로 불리는 동양철관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북한 개성공단 방문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189.08%로 코스닥 종목 중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유비컴은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주식양수도 계약 등 M&A 이슈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경우다. 이밖에 대한종합상사(129.10%)와 위지트(118.54%)도 100%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이다.
대한종합상사는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신규사업 진출 계획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위지트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서 밝혔듯이 별다른 사유 없이 주가가 급등했다.
이외에 보광티에스(90.52%), 지아이바이오(79.95%), 완리(79.17%), 제이콘텐트리(69.14%), 포메탈(63.19%), 3S(62.76%) 등이 급락장에서도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한 증시애널리스트는 "정치인 테마주처럼 주가 상승 요인이 부족한 종목은 어느 날 갑자기 거품이 꺼질 수 있으므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며 "우량주든 저가주든 주가 상승 근거가 확실한지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