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s 삼성전자, OLED 기선잡기
OLED TV시장의 첫 스타트는 LG전자가 먼저 끊었다. LG전자는 지난 2일 55인치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 판매에 돌입했다. LG 고유의 '화이트RGB' 방식으로 백·적·녹·청 4컬러 픽셀이 적용되며 폭넓은 시야각과 잔상 없는 화면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 2013'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곡선형 패널을 채용한 55형(인치) '커브드'(곡면형) OLED TV로 맞붙었다.
제품 곡면도나 기술에 대해서는 두곳 모두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다만 양사 제품 모두 플렉서블 OLED 기술이 일부 포함됐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셈이다.
곡면형 OLED TV 제품 출시일정은 삼성전자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안으로 해당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안으로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美 CES 슈퍼스타 OLED, 관련주도 '반짝반짝'
OLED산업에 대한 투자는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 탓에 작년 한해 잇따라 지연됐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가 OLED보다 가격은 낮은 데 비해 디스플레이 품질은 뒤처지지 않아 OLED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이런 우려 탓에 OLED 관련종목들의 주가도 지난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는 OLED산업을 둘러싼 투자환경이 차츰 개선되는 모습이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인 BOE가 지난 12월 초 OLED 관련 장비 발주를 개시했고 국내업체 가운데서도 비아트론과 LIG에이디피 등이 OLED 생산에 필요한 저온폴리실리콘(LTPS) 관련장비 수주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반영하듯 냉랭하던 투자심리에도 온기가 스며들고 있다. LG전자 OLED 관련주로 분류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1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덕산하이메탈은 7.28% 올랐고 테라세미콘은 15.4%나 급등했다. 아이컴포넌트도 10.2% 올랐고 AP시스템은 12.2% 상승했다. 이들 종목에는 기관들의 '러브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양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디스플레이업체들의 OLED 투자 재개는 여전히 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OLED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고 중장기적인 OLED산업의 성장스토리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전세계 OLED TV 시장규모가 올해 5만대에서 2016년 720만대를 돌파, 144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OLED株 증시 '미운 오리' 신세 벗나
LG전자가 선제적으로 OLED TV 주도권 경쟁의 포문을 연 것이 보수적이던 삼성전자를 자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OLED TV 상업화가 시기상조라는 판단 하에 올해 초대형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보다는 울트라HD LCD 제품에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차세대 TV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삼성의 본색이 곧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LG 측이 초기 주도권을 가져갈 공산이 높아 보인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며 "올해 중반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의 반격이 시작되면 증착장비 개발의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에스에프에이 또한 비중을 늘릴 만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탰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CES에서는 삼성과 LG전자가 곡면 OLED를 출시했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삼성), OLED TV 양산(LG)을 내세웠다"며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은 울트라HD OLED TV를, 중국 업체는 기술력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은 UHD TV를 출시할 정도로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 때문에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OLED TV는 양산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철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만 관심을 가졌으나 LG디스플레이, AUO, BOE 등 삼성디스플레이 이외 업체들도 OLED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주들의 영업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에스에프에이·테라세미콘·비아트론·원익IPS 등의 장비업체, 덕산하이메탈·CS엘쏠라 등 소재업체에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산업과 달리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산업에서는 중국기업들의 추격이 매섭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OLED TV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업체와의 현격한 기술격차로 경쟁을 유보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산업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시장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제적인 OLED투자를 해서 중국 업체들의 예봉을 꺾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OLED 기술은 반도체와 유기화학 기술의 결합체이므로 반도체부터 유기화학산업까지 수직계열화가 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중국 업체들 보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분석에서다.
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투자규모를 크게 축소하고 있으며, OLED TV와 플렉서블 OLED 패널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태블릿 PC에 OLED 채용을 포기함으로써 OLED 관련종목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이제 국내 업체들은 생존 차원에서라도 OLED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