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협동조합 설립에 애를 먹는 이들이 더 많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설립 시 제공되는 혜택만을 기대하고 무작정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서울시 경제진흥실에 따르면 뚜렷한 사업 아이템이 없이 협동조합 설립을 요구하거나 기존 사업자가 협동조합 방식의 운영과 무관함에도 신청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서류상 발기인을 지인위주로 구성하고 1인 독자운영 형태로 만드는 편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서울시 경제진흥실 관계자는 "미비한 준비로 두세번씩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생각보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고 제한도 있는 만큼 충분히 내용을 숙지하고 설립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31일 현재 서울시에 접수된 협동조합 설립 신청 건수는 93건이고, 이중 42건만 신고가 수리됐다. 결코 쉽지 않은 협동조합 설립, 어떤 과정을 거쳐야 설립할 수 있을까.
◆협동조합, 기업설립과 어떻게 다른가
협동조합을 설립하기에 앞서 우선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가장 큰 변화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던 회사의 의결권이 다수의 편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은 투자자 소유인 일반기업와 달리 조합원이 지분과 무관하게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협동조합 설립 시 몇가지 금지하는 부분이 있다. 투기를 목적으로 하거나 소수 조합원의 이익을 위한 사업은 할 수 없다. 특정 정당을 지지할 수도 없다. 공익에 반하는 내용의 사업도 설립 취지에 위배된다.
현재 협동조합에 유리한 분야는 크게 세 종류다. 우선 복지·육아 등 사회서비스 분야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자활단체나 보훈단체, 사회복지단체 등과 공동육아, 소규모 어린이집, 대안학교, 홈스쿨링 등이 이에 해당된다.
조합원이 곧 직원으로 활동하는 근로자협동조합의 경우는 종류가 더 많다. 대리운전이나 청소, 세차, 경비, 퀵서비스 등을 대상으로 하거나 시간강사, 대학병원 전공의 등 교육관련 업종도 대상이 된다. 화물연대나 레미콘 기사를 포함한 각종 비정규직 취약계층 역시 협동조합 설립에 유리하다. 특수고용계층인 골프장 캐디나 학습지 교사, 소상공인인 마을기업이나 소매업자도 조합 설립이 가능한 케이스다.
경제·사회 영역에서도 조합 설립이 가능하다. 대학생 창업이나 공동연구 창업, 문화교실이나 예술단체 등도 유리한 협동조합 사례로 꼽힌다. 심지어 국회의원도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정책연구나 사회봉사 등이 예가 될 수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도 같은 이유로 설립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스페인 유명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처럼 축구단이나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에서도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 다만 상조나 공제 등 금융업을 목적으로 하는 조합은 설립할 수 없다.
◆설립 과정 충분히 숙지해야
협동조합에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협동조합과 공익성이 강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일반협동조합이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제한이 없는 반면 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사업을 40% 이상 수행해야 한다.
법정적립금도 차이가 있다. 일반협동조합은 잉여금의 10% 이상을, 사회적협동조합은 잉여금의 30% 이상을 법정적립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일반협동조합이 이익에 따른 배당을 할 수 있는 반면 사회적협동조합은 할 수 없다. 청산에 따른 재산처분도 다르게 진행된다. 일반협동조합의 경우 정관에 따라 처리되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잔여재산을 비영리법인으로 귀속시키거나 국고로 환수시키게 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최한 '협동조합 설립희망자를 위한 협동조합기본법 교육' 발표자료에 따르면 협동조합 설립 과정은 '발기인 모집→정관작성→설립동의자 모임→창립총회→설립신고→사무인수인계→출자금 납입→설립등기' 순으로 진행된다.
발기인은 협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가진 자로서 외국인등록번호가 있는 외국인도 가능하다. 정관은 14개의 필수 기재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목적과 사업의 범위를 비롯해 회계에 관한 사항, 조합원 권리와 의무, 해산 등에 관한 사항 등이다.
설립동의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자다. 이들의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인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창립총회를 의결하면 설립신고를 할 수 있다. 설립신고 시 구비서류는 ▲정관 ▲창립총회 의사록 ▲사업계획서 ▲임원명부 ▲임원 이력서 및 사진 ▲설립동의자 명부 ▲설립취지서 ▲수지예산서 ▲출자 1구좌당 금액과 조합원 구좌 수 ▲창립총회 개최 공고문 등이다.
일반협동조합의 허가는 시·도지사가,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기획재정부장관이나 중앙행정기관장이 맡는다. 설립신고증이 교부되는 기간은 각각 한달과 두달이 이내다. 설립신고증을 받으면 곧바로 이사장에게 설립 서류를 넘겨 사무 인수인계를 마쳐야 하며, 이후 이사장은 조합원으로부터 출자금을 받아야 한다. 1인당 최고출자금은 전체 출자 구좌 수의 30% 이내다.
출자금 납입 후 14일(사회적 협동조합의 경우 21일) 이내에 설립등기신청서와 설립신고증, 정관, 창립총회의사록 등의 서류를 갖춰 관할 등기소에 설립등기를 마치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협동조합 자료 공유방(http://club.seoul.go.kr/coophope2012)을 통해 자료를 얻을 수 있다.
☞ 협동조합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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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