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원화강세다. 환율의 변동성으로 인해 해외자금의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당국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특히 선물환포지션 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외국인채권투자과세 등 이른바 자본유출입 규제 3종 세트에 이어 추가로 '금융거래세'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월30일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여러 학자와 시장참여자들이 참석해 최근의 원화강세 원인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날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마지막 토론자로 나온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었다. 정부의 환율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가 직접 참석한 만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외환거래세 도입 여부 등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완화를 위한 대응방안' 내용과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의 토론발표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자본유출입 3종 세트, 자본이동관리정책 미흡"
-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의 해외자본 유출입은 주로 주식포트폴리오 자금으로 수시 유입·유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 이유는 수요측 요인과 공급측 요인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수요측 요인은 신흥국의 잠재성장력 등이 감안되며, 공급측 요인에는 선진국의 저금리, 국제금융시장의 위험성 강화, 선진국의 성장률 저하 등이 원인이다.
특히 2000년대에는 글로벌 유동성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흥국이 균형 있는 거시경제정책으로 내부 수요측 요인을 통제한다 하더라도 공급측 요인이 영향을 미쳐 자본의 유입 및 급유출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추가적인 자본유출입 대응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자본이동관리정책에 대한 시각이 변화되면서 우리나라도 3가지 자본이동관리정책, 이른바 자본유출입 규제 3종세트라 불리는 선물환포지션한도, 외환건전성부담금, 외국인채권투자과세가 2010~2011년 사이에 도입됐다.
이들 제도의 시행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단기차입의 축소 및 만기구조의 변화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채권투자자금의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
기존의 자본이동관리정책으로 해외자본의 유입을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추가 대응방안으로 채권거래세, 외환거래세 등 신규 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파도가 보이는 만큼 제방을 쌓아야 한다"
-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최근 외환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 정도의 변동성으로 세금을 논하는 것이 타당하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커져 과감한 조치가 필요할 때는 제도적 장치를 하기에 늦다. 그나마 안정적일 때, 그나마 변동성이 적절할 때 조치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204억달러 정도가 유출됐고, 2008년 9월 리먼사태 때도 이후 5개월 동안 700억달러가 유출됐다. 정부는 해외자본 유출입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댄 변동성 증가가 또 다시 자본 유출입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에 대해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변동성 확대 배경과 관련해선 역외(NDF) 세력은 물론 수출입기업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원화강세가 본격화된 작년 9월 이후 조선사들의 환헤지 선물환 거래 행태를 살펴보니 이전 6~8월에는 수주액 대비 선물환 매도비율이 14% 정도에 불과했는데 10~12월 3개월간은 56%에 육박했다. 기업으로선 환율변동에 대비해 헤지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평소엔 하지 않고 변동이 많을 거라고 짐작될 때 규모를 늘림으로써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주요 수출입기업과는 조만간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대화할 예정이다.
선물환포지션관리도 현재 월별관리에서 변화를 줄 예정이다. 특히 최근 며칠 새 장 막판에 변동성을 키우는 대규모 거래를 들여다본 후 의도를 파악해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
토빈세 도입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토빈세는 현실적으로 도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넓은 의미의 금융거래세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큰 파도가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방을 쌓아야 한다. 그동안 했던 거시건전성 조치는 자본유출입 그 자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우리 실정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할 필요는 느끼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이제 정부에서도 이러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겠다.
☞토빈세 = 노벨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스 교수가 1970년대에 단기적 투기자금의 국제적 이동을 제어하기 위해 모든 현물환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한 데서 유래했다. 국제 투기자본의 급격한 자금 유출입으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해 통화위기가 촉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방안 중 하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